고평가 논란 정면돌파…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은행 넘어 금융 플랫폼 혁신 이룬다”

“단순 ‘은행 종목’ 아닌 다른 섹터”
26~27일 공모주 청약 실시
공모자금 최대 2조5526억
8월 코스피 입성
금융기술 R&D와 핀테크 M&A에 투자
카카오페이와 경쟁 예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0일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카카오뱅크의 현재와 경쟁력, 그리고 상장 후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제공


다음달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금융 종합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히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기존 금융사와 같은 잣대로 비교 말라는 것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0일 ‘IPO 프레스 톡(IPO PRESS TALK)’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적인 기술, 강력한 플랫폼 파워, 카카오 에코시스템 등을 적극 활용해 은행을 넘어 금융 전반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뱅크 상장을 앞두고 증권업계 일각에선 공모가 고평가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고평가 논란의 핵심에는 상장 후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과도하다는 점이 자리한다. 카카오뱅크의 1주당 희망 공모가는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5조6783억원에서 18조5289억원이다. 현재 유가증권 시장(코스피 시장)의 금융주 중 리딩 금융을 앞다투는 KB금융(약 21조원), 신한지주(약 19조원)과 근접한 수준이며, 하나금융지주(약 13조원), 우리금융지주(약 8조원)보다는 큰 수준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단순한 ‘은행 종목’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기존 산업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고 있다”며 차별성을 역설했다.

이어 공모가 산정시 비교대상이 된 해외기업은 은행 외에도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의 지향점과 일치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카카오페이와의 관계에 대해선 협력과 동시에 경쟁의 대상인 점을 분명히 했다. 윤 대표는 “뱅크와 페이는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며 “카카오뱅크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카카오페이는 증권과 보험, 그리고 결제 게이트웨이를 통해 플랫폼 사업을 하면서 협력과 경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계좌이체 금액은 79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49조3300억원 대비 160% 성장했다. 고객 연령대도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전용상품 카카오뱅크 미니(mini)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인 10대 고객도 상당수 확보했다. 구매력이 강한 50대 이상 고객의 비율도 2017년 9%에서 현재 15%로 증가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뱅킹 비즈니스와 플랫폼 비즈니스는 서로 시너지를 내며 성장해오고 있으며, 이는 다른 사업자들이 해본 적 없는 독보적인 메커니즘”이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만 은행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카카오뱅크는 1615만 명의 고객과 1년 반 만의 흑자 전환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성장 지향점으로 ‘가장 많은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넘버원(No.1) 리테일뱅크, No.1 금융플랫폼’을 꼽으며 신용카드, 주식계좌, 연계 대출 등 현재 사업영역을 펀드, 보험, 자산관리 등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다음달부터 중·저신용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인다. 개인사업자(SOHO) 대출 등 다양한 대출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공동체와의 데이터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 글로벌 시장 진출,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가능성을 모색할 방침이다. 대규모 모바일 트래픽을 기반으로 광고 사업 등과 같은 플랫폼 기반 사업도 모색 중이다.

공모로 조달할 자금의 사용처도 카카오뱅크의 미래 방향성에 맞춰져 있다. 중저신용고객 대상 대출 확대 등을 위한 자본 적정성 확보를 비롯해 우수 인력 확보 및 고객 경험 혁신, 금융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금융기술의 연구개발(R&D), 핀테크 기업의 인수합병(M&A),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에도 공모자금을 사용한다.

윤 대표는 “은행 상품 서비스의 지속적인 디지털 혁신과 상품 경쟁력을 확대해 고객들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며 “상장 후 카카오뱅크는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더 진화한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6545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1주당 최대 희망 공모가(3만9000원)를 기준으로 하면 약 2조5526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공모가 확정은 22일이며 청약일은 26일과 27일이다.

국내 일반 청약자들은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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