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상화와 통화 긴축 전환에서 찾는 투자 기회

정상화 과정에서 상승할 채권 금리…미국 경제의 독보적 호황과 달러화 강세 주목해야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예상보다 빨리 국내외 통화 정책 정상화 이슈가 부각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는 대규모 금융 완화 기조와 경기 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빠른 경기 회복 탄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브라질과 러시아 등 일부 신흥국이 금리 인상에 나섰다. 2분기를 기점으로 캐나다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 축소와 국내 연내 금리 인상 시사 등으로 전 세계 통화 긴축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도 하반기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상보다 강한 세계 경제 경기 개선 탄력과 예상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기인한다. 특히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은 반대로 백신 접종의 가속화를 가져 왔고 이에 따라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선진국 중심의 코로나19 이후 일상으로의 회귀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주요국 경기 부양책과 함께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특히 미국 바이든 정권 출범과 함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켰다. 이러한 경제 환경이 주요국으로 하여금 코로나19 당시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에 대한 정상화의 필요성을 높였다.

특히 올해 하반기 전 세계 금융 시장에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은 미국의 테이퍼링 논의다. 테이퍼링은 통화 정책에서 유동성 확대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 가는 것으로 통화 긴축 전환에 앞선 예비 작업이다. 이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경제 위기 당시 대규모 유동성 확대 기조에 따른 되돌림(통화 정책 정상화) 정책으로 2013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 정책이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미국 경제 정상화와 함께 상반기에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테이퍼링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연말에 실제 결정이 이뤄졌다.

2013년 당시 통화 긴축 전환 우려로 인해 국제 금융 시장은 채권 금리 상승과 미국 달러화의 강세를 경험했다. 미국 국회 청문회에서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외환 시장에서는 신흥국에서 투자 자금 유출이 발생하며 신흥국의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신흥국의 통화 약세가 심화됐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미국 테이퍼링 이슈가 미국 채권 금리 상승과 함께 신흥국의 금융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미국 통화 긴축 전환은 국제 금융 시장에서 큰 흐름의 변화이기 때문에 변화 속에서 위험과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채권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채권 금리는 향후 정상화 차원에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투자 전략에서는 미국 통화 긴축 기조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의 자산 배분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의 통화 긴축은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달러 자산의 투자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채권 금리의 상승 국면은 일반적으로 경기 개선에 따른 하이일드 채권과 위험 자산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국면에 따른 물가 채권 투자에서는 손익분기물가(BEI) 등 가격 수준을 고려할 때 가격 부담으로 인해 올해 연말께 투자 기회를 다시 노리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

투자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회를 찾는 과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정한 사이클을 가지고 움직인다. 때에 맞춰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농사와 유사하다. 이것을 경제 분석에서 경기 사이클이라고 한다. 경기 사이클을 파악하는 데 있어 통화 정책의 변화는 매우 중요한 변수다. 현재는 경기가 어느 정도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에 통화 정책에서 다시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화 긴축 기조는 점차 경기 사이클을 감속시키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투자 전략은 변화하는 경기 국면에 따라 어떠한 자산의 투자가 적절한지 고민하는 것이다. 과거 경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는 또 한 번의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노동을 대체하는 인공지능(AI)과 로봇 활용의 가속화, 탄소 배출 감축에 따른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미·중 패권 전쟁 등이 그것이다. 역사적으로 18세기 증기기관 발명에 따른 1차 산업혁명, 19~20세기 전기·제조업에 의한 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 정보기술(IT) 혁명으로 불리는 3차 산업혁명 등을 살펴볼 때 시기별 핵심 산업에 대한 기술력을 가진 국가가 패권을 장악했다. 바이든 정권은 이러한 경제 패권 싸움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인 바이드노믹스가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2020년대에도 미국 경제의 독보적 호황과 달러화의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이다. 2010년대에 이어 2020년대에도 미국 경제의 투자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
2021 상반기 채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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