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 산업, 추격자에서 선두 그룹으로 자리매김

현대차그룹, E-GMP 기반 선진 기술력으로 전기차 시장 선도

[화제의 리포트]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이번 호 화제의 리포트는 구성중 카카오페이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자동차 : 추격자에서 선두 그룹으로’를 선정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상반기에 이어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바닥을 지났고 생산 차질도 완화되는 중”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까지 유럽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된 전기차 시장은 올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친환경 정책 기조로 더욱 커지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둘째로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출시해 높은 자동차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복 중인 글로벌 車 수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 낮은 기저 효과와 경제 활동 재개로 회복 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차량 판매량은 7913만 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 전년 대비 14% 줄었다. 반면 올해 1~4월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34% 늘었다.

반도체 공급 차질은 5~6월에 바닥을 찍고 완화세를 보이면서 올해 글로벌 판매량은 9~11% 수준의 증가량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5월 기준으로 미국·중국·유럽의 자동차 판매량은 각각 32%, 37%, 31% 증가해 큰 폭의 반등을 보이고 있다. 연간으로는 11%, 7%,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수요가 판매량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에 닫힌 지갑이 백신 보급 등으로 조금씩 열리며 자동차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특히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 1~6월 중국 자동차 판매는 1007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2019년 1~6월의 99% 수준까지 회복했다.

중국의 올해 6월 자동차 생산·소매는 각각 159만9000대, 152만8000대로 생산과 소매의 차이는 7만 대 수준이다. 자동차 데이터는 크게 생산·도매판매·소매판매 등으로 나눠진다.

‘생산>도매 판매’가 지속되면 공장에 재고가 많아지고 ‘도매 판매>소매 판매’가 지속되면 영업 현장의 재고 부담이 커진다. 즉, 생산과 소매의 갭이 좁다는 것은 중국의 시장 수요가 양호함을 나타내는 지표다.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을 감안할 때 실질 수요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 전기차 'EV6' /기아 제공


E-GMP로 전기차 경쟁력 갖춘 현대차그룹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자동차 수요에는 전기차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30%, 32% 늘어난 214만 대, 153만 대다.

현대차그룹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베뉴·코나·니로 등 소형 SUV와 준대형 SUV도 출시해 현재 현대차는 5개, 기아는 7개의 SUV 라인업을 구축했다.

전기차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제네시스 G80 EV를 시작으로 GV60도 출시한다. 내년에는 GV70 EV 모델로 합류한다. 그룹 내 프리미엄 브랜드로,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UV와 고급차 경쟁력에 이어 전기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면서 현대차그룹은 완벽한 판매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특히 지난해 중순부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점유율 순위가 전체 자동차 시장점유율 순위보다 높아지면서 높은 경쟁력을 재평가 받았다.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은 완성차 업체의 미래차 기술력에 대한 적응력을 검증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E-GMP 기반의 전기차 출시로 높은 기술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E-GMP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 대비 규모의 경제와 연비 효율성, 공간 확장성 등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한국에서 사전 계약 첫날 2만4000대가 예약돼 회사 예상치를 웃돌았고 지난 4월 국내에 출시됐다. 단, 상반기에는 생산 차질로 6월 말 기준 3만 대의 미출고 물량을 기록했는데 구동 모터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정상적으로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닉5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올해 7만 대, 내년 10만 대 등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1만7000대가 출하돼 하반기에는 판매 정상화가 기대된다. 기아도 E-GMP 기반의 전기차 EV6를 출시했다.

7월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은 10월, 미국은 내년 2월 론칭을 계획 중이다. 기아 EV6는 한국에서 3만2000대 사전 예약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 목표는 올해 3만 대, 내년 10만 대 등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출하는 23만3000대였다. 올해 출시된 아이오닉5와 EV6의 합산 판매 목표는 10만 대로, 전년 판매의 40% 이상이 순수 전기차로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E-GMP 기반 전기차들의 라인업 확대와 함께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까지 23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 10%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전체 차량 판매량에서 전기차의 비율을 2025년 10%, 2030년 18%, 2035년 42%, 2040년 73%로 조절할 방침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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