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인스타도 뛰어든 ‘쇼트 콘텐츠’ 전쟁

글로벌 10대 사로잡은 틱톡에 맞불....보상 강화·챌린지로 크리에이터 확보 경쟁

[비즈니스 포커스]

‘틱톡’은 글로벌 이용자 수만 10억 명을 보유하고 있다./ 틱톡 제공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앱)은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아닌 ‘틱톡(TikTok)’이었다. 디지털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앱 내려받기 건수에서 2019년 4위에 머물렀던 틱톡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강자' 페이스북을 제쳤다.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든 틱톡은 쇼트 모바일 서비스로, 15초 내외의 짧은 영상을 자유자재로 만들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손쉽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10대들을 사로잡았다. 전 세계에서만 10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트 콘텐츠에 익숙해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붙잡기 위해 유튜브·인스타그램도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틱톡·쇼츠(유튜브)·릴스(인스타그램)의 3파전이 시작됐다.


‘내 맘대로’ 연출할 수 있는 기능 더해 유튜브는 지난 7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유튜브 쇼츠’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쇼츠’는 모바일 기기만으로도 짧고 흥미로운 동영상을 제작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쇼트 폼 형태의 플랫폼이다. 그간 유튜브는 26개국에 쇼츠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쇼츠 콘텐츠의 제작을 독려해 왔다.

쇼트 폼 영상의 핵심은 ‘창작’이다. 짧은 콘텐츠인 만큼 사용자가 영상을 마음대로 연출해 의도가 나타나게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튜브는 쇼츠에 여러 비디오 클립을 함께 연결할 수 있는 멀티 세그먼트 카메라, 음악 녹음 기능, 속도 설정 제어 등 기본적인 제작 도구를 포함했다. 또 전 세계 수십억 편의 유튜브 영상의 오디오를 샘플링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이는 유튜브 콘텐츠를 창의적 시각으로 재창조하고 다른 사용자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유튜브 영상이 쇼츠 리믹스에 활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 사용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

유튜브 관계자는 “유튜브는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가 쇼츠 제작에 다양한 음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며 “현재 330개 이상의 레이블·퍼블리셔가 제공하는 수백만 개 이상의 노래와 음악 카탈로그를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더 다양한 음악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통해 쇼트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다. /인스타그램 제공

인스타그램도 지난 2월 쇼트 폼 동영상 편집 기능 ‘릴스’를 한국에 도입했다. 이용자들은 릴스를 활용해 15초부터 30초까지 짧은 길이의 쇼트 폼 영상을 촬영, 편집해 공유할 수 있다. 지난 2월부터 한국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 카메라 화면에서 릴스 옵션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들은 릴스에서 직접 영상을 촬영하거나 저장해 둔 영상을 불러와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도구를 활용해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다. 또 인스타그램 ‘음악’ 기능을 활용해 음원을 활용해 영상에 삼입할 수 있고 인기·추천 오디오에서 편집 중인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기본 화면에 별도의 릴스탭을 추가해 ‘추천 릴스’를 유저들에게 노출하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쇼트 플랫폼에 진출한 것은 틱톡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미국과 영국에서 틱톡의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각각 24.5시간, 26시간으로 유튜브 사용 시간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틱톡은 중국 앱에 관한 거부감이 있는 아시아권보다 서구권에서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에이터 지원으로 쇼트 플랫폼 경쟁 치열
유튜브는 방탄소년단과 손잡고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를 쇼츠에서 진행했다. /유튜브 제공


‘쇼트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플랫폼은 이용자들을 모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과의 동반 성장을 기반으로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유튜브는 쇼츠에서도 이와 동일한 공식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아티스트·미디어 기업들에 30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하며 이들의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을 도왔다. 이러한 지원책으로 양질의 콘텐츠가 유튜브에 유입되는 효과를 가져 왔다.

이에 따라 유튜브는 쇼츠의 확장을 위해 수익화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책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 왔다. 유튜브가 내놓은 방안은 ‘쇼츠 펀드’다. 유튜브는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유튜브 쇼츠 펀드를 통해 총 1억 달러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한다.

경쟁자가 늘어나자 틱톡 또한 현금 지급으로 사용자 붙들어 두기에 나섰다. 틱톡은 지난 8월 이벤트로 만 19세 이상의 신규 회원을 초대하면 가입자에게 최대 40만원을 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초대 코드를 통해 친구를 초대하면 바로 1만2000원이 제공되고 친구가 가입한 후 7일간 하루 10분 이상 영상을 시청하면 최대 8만원 정도가 제공된다. 친구를 5명까지 초대하면 최대 4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후에도 일정 기간 더 많은 친구를 초대하면 포인트가 쌓인다. 쌓인 포인트는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통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쇼트 플랫폼을 활용한 ‘챌린지’는 창작자를 끌어들이는 마케팅 수단이다. ‘챌린지’는 플랫폼이 특정 주제를 제시하면 이에 맞춰 유저들이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는 형식이다. 특히 최근 케이팝 가수들 사이에서 챌린지는 신곡 발매 프로모션의 필수로 자리 잡았다.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가 히트한 이후 가수들이 스스로 챌린지를 주도하기도 한다. 해외 케이팝 팬들을 집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컴백한 가수 전소미 씨는 틱톡을 통해 진행 중인 ‘덤덤 챌린지’ 해시태그 조회 수가 1억2270만 뷰를 돌파했고 챌린지 시작 2주 만에 조회 수 7000만 뷰를 훌쩍 넘겼다.

유튜브는 쇼츠를 통해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과 손잡았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유튜브 쇼츠에서 빌보드 핫100 차트 정상을 차지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에 맞춰 춤을 추는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를 개최했다. 이번 챌린지는 누구나 유튜브 모바일 앱에서 뮤직 비디오의 주요 안무를 따라하는 15초 분량의 유튜브 쇼츠를 제작해 참여할 수 있다. 리오 코헨 유튜브 뮤직 부문 총괄은 “유튜브 쇼츠에서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를 진행하게 돼 영광이고 이를 통해 전 세계의 방탄소년단 팬들이 서로 연결되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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