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에이플레이어 파트너스 대표 “설계에서 금융까지…사옥 지어 주는 남자입니다”
입력 2021-10-12 06:02:17
수정 2021-10-12 06:02:17
월세에 지친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임대료 부담 해결사 노릇 톡톡
[인터뷰] 이상현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 대표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는 토지 컨설팅, 설계, 디자인, 시공, 임대 관리, 금융 상품 설계 등을 고객의 수요에 맞춰 건물의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부동산 종합 컨설팅 기업이다. 창립 이후 50여 동 이상의 건물을 컨설팅, 시공해 서울 역세권 꼬마 빌딩과 소형 주택 건설에 강점과 노하우를 갖췄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법인을 위한 맞춤 사옥 개발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다. 이상현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 대표는 본인을 ‘사옥 지어 주는 남자’라고 소개한다. 또한 건물주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객들이 비교적 적은 초기 자본과 리스크로 건물이나 사옥을 소유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설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경영 철학이다. 그는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사옥 지어 주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는 어떤 기업인가.
“우리는 부동산을 개발·관리하는 기업이다. 현재 매년 7~8개의 신규 건물을 짓고 있다. 향후 20~30개로 늘릴 계획이고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서초와 강남을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과 서초는 서울에서도 수십 년간 값이 떨어지지 않는 지역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 구찌와 프라다 등 중고가 매장은 샤넬과 에르메스 등 상대적으로 고가 브랜드보다 수요가 적어 줄을 서지 않는다. 강남과 서초에 대한 수요도 이와 마찬가지다. 고객의 수요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12명의 직원이 현장에서 활동하며 매입 지역을 매일 파악하고 있다.”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는 소형 오피스와 도시형 생활주택, 청년주택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현재 가장 주력하는 부문은 무엇인가.
“소형 오피스 개발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이 쉽지 않아 레버리지(자본과 부채로 투자)로 지어진 빌딩을 산다는 것은 옛말이 됐고 소형 오피스를 자기 자본으로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노후화된 빌딩과 주택을 개발해 건물 신축 사업을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어진 물건의 담보 대출이 아니라 미래 가치를 보고 판단하는 시설 자금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신축 개발 사업은 건축 시행 쪽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신축 개발은 조달 은행, 설계, 건물 디자인, 구청 인허가, 시공 후 준공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 팀이 움직이지 않으면 개발 중 나타나는 수많은 돌발 이슈에 대응하기 힘들고 개별적으로 진행하면 소통하기가 어려워 사업 기간이 길어져 실패할 공산이 크다. 일반인이 눈앞의 생계와 사업을 유지하면서 시행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는 이슈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고 구성된 팀으로 임대가 아니라 본인의 사무실을 갖고 싶은, 턱없이 높은 월세에 지친 법인들을 대신해 소형 오피스를 소유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와 함께하는 고객층은 누구인가.
“최근 월세와 임차료를 내다 지친 법인 대표들에게 부동산적 컨설팅·시행을 통해 길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 역시 작은 규모로 시작해 법인 대표들의 고충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업무중심지구인 강남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사무실 임차 보증금과 월세 인상에 지친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사무실 보증금과 월세 금액 정도면 충분히 사옥을 지을 수 있도록 컨설팅한다. 즉, 적은 자본으로 레버리지를 통해 사옥을 지어 사무실 완성과 함께 건물주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고 있다.”
-많은 법인 대표들이 강남·서초에 사옥을 짓고 싶지만 비용이라는 현실에 직면한다.
“대부분의 법인 대표들이 기존 건물을 매수하는 방향을 택하지만 이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은 늘 한 발 일찍 상승하고 있다. 또 마음에 드는 사옥을 매수하는 데 많은 시간과 발품이 필요하고 직접 짓는 것 역시 참 어려운 일이다. 이 점에 착안해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는 법인 대표들이 사업에 집중하면서도 원하는 사옥을 가질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윈-윈’하는 사업 모델을 갖췄다. 구체적으로 현재 강남·서초에 6층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100억원이 필요하다. 지금 수준으로 50억원을 대출한다면 본인 자금이 5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는 본인 자본 10억~20억원으로 사옥을 지을 수 있도록 돕는다.”
-100억원짜리 건물을 초기 자본 10억~20억원으로 지을 수 있나.
“실제 20억원의 자본으로 건물을 짓고 있는 사업주를 예로 들겠다. 절반은 금융 대출로 충당한다. 대출 외에 건물의 1개 층을 전세 물건으로 한다. 강남·서초의 최근 기준 평당 전셋값으로 25억~30억원 정도 된다. 대출과 전세로 75억~80억원을 충당해 20억원으로 사옥을 지을 수 있다. 만약 금액이 부족하면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마르스자산운용 등에서 대출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최근 논현역 인근에 짓고 있는 한 금융 기업의 사옥도 이와 비슷한 구조다. 건물이 지어진 후에는 공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대도 돕고 있다.”
-건물을 지을 때 중점을 두는 사항이 있나.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사업주들이 근무 형태에 고민하고 있다. 최대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사옥을 짓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또한 사업주 맞춤형 건물을 지으려고 노력한다. 임직원을 위한 피트니스센터나 라운지 등을 마련하기를 원하면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건물을 짓는다.”
-코로나19 사태로 명동과 홍대 등 핵심 상권에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 부동산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는 없나.
“매수 시점보다 건물 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해 강남과 서초 위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명동과 홍대 등과 달리 강남과 서초는 오피스 지구다. 명동과 홍대의 유입 인구가 관광객 등이라면 강남과 서초는 오피스 지구여서 코로나19 등의 악재에도 수요가 줄지 않는 지역이다. 우리가 택한 건설 현장은 부동산 불패 신화로 꼽히는 ‘강남권’에 국한돼 있다. 매년 전국 공시 지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서울, 그 안에서도 가장 높은 공시 지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강남에 집중해 리스크 우려를 최소화한다. 시대가 불안하면 불안할수록 안전 자산을 찾는다. 많은 이들이 대기업 주식만 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불패 신화인 강남권에 집중하는 이유다.”
-기존에 쌓아 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원스톱 사옥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앞으로 추가하려는 사업이나 서비스는 무엇인가.
“최소 필요 자금으로 건물을 짓고 운영 등 모든 것을 돕는다는 원칙에 맞춰 현재의 원스톱 서비스를 기존보다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부동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주택은 다중·다가구·다세대가 있고 업무 빌딩은 오피스텔과 근린 생활 시설, 상업 시설 등으로 구분된다. 고객의 수요에 맞춰 투입할 수 있는 자본 한도에서 매입할 수 있는 토지를 찾아 제공하고 건물 디자인 또한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셉트를 제시하고 수요에 맞는 건물을 지으려고 한다. 완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애프터서비스도 제공해 ‘처음부터 끝까지’라는 책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건축·개발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절차를 시간 흐름에 맞게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할 계획이다.”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 대표로서 임직원·투자자·이해관계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항상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다. 함께 성장하고 함께 노후를 즐길 수 있는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목표다. 오랜 시간 함께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회사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투자자·이해관계인 모두가 동시에 성장해야 함께라는 말이 적합한 환경이 갖춰진다고 생각한다. 집에는 주인이 없다. 건물주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100년의 삶 속에 잠시 누리는 가치인 집과 건물주의 꿈을 에이플레이어파트너스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단순히 수익 창출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기획과 품질로 완성된 고품격 건축으로 보답하려고 한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