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쓰는 골프존…성장 위한 ‘비거리’·‘방향성’ 모두 잡다
입력 2021-10-18 06:00:49
수정 2021-10-18 06:00:49
한국 스크린 골프 점유율 73%, 한국 넘어 해외로 판로 확대
[비즈니스 포커스]골프존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가맹점이 급증하며 이에 따른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동시에 해외 법인의 영업 확대와 수출 비율을 높여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한 비거리와 방향성까지 설정한 상황이다.
40~6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신규 유입으로 골프 인구가 증가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지난 1년 새 늘어난 골프 인구 중 26.5%인 11만9000여 명이 2030세대다.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레저 활동으로 골프가 자리 잡으면서 한국의 골프 산업은 구조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골프 산업 성장세에 한몫했다. 해외여행과 실내 스포츠 활동에 제약이 나타나면서 골프가 새로운 소비처로 떠올랐다. 넓은 야외에서 소수 인원으로 즐길 수 있어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거리 두기의 영향을 덜 받았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접근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한 스크린 골프장 이용객이 크게 늘었고 골프존은 코로나19의 수혜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골프존, 한국 스크린 골프 점유율 73% ‘1위’
한국의 골프 시장은 2012년 4조원에서 2019년 6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골프 인구는 지난해 기준 515만 명으로 전년 대비 44만8000명 늘었다. MZ세대의 유입과 코로나19 등 관광·호텔·식음료 등이 큰 타격을 입을 동안 골프 산업은 성장을 계속했다. 2023년에는 9조2000억원 규모로 한국의 골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의 골프 산업은 이용 연령층 확대에 따른 소비 인구 증가로 필드·스크린 골프 등 두 시장 모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스크린 골프는 골프장 환경을 구현한 실내 스포츠로 필드 골프의 대체재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필드와 함께 스크린 역시 동반 성장하고 있다.
필드 골프는 올해 7월 초 기준 주말 그린피가 30만원 내외를 기록할 정도로 성황을 누리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추월하면서 필드에 나갈 수 없는 이들이 접근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덜한 스크린 골프에 흡수됐다.
일반적으로 스크린 골프는 필드 골프 비수기인 겨울철이 성수기였고 봄·가을이 비수기였다. 하지만 골프 인구 증가로 계절에 따른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필드에 나가기 전 스크린 골프로 같은 코스에서 사전 연습하는 수요도 많다. 최근 센서 기술과 가상현실(VR) 기술이 발달하면서 스크린 골프만의 존재감도 뚜렷해지고 있다.
골프존은 신규 가맹 출점 등으로 늘어난 수요 잡기에 집중했다. 신규 가맹 출점에 집중해 올해 6월 기준 가맹점 숫자는 1615개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4% 늘었다. 비가맹점의 가맹점 전환 추세도 긍정적이다. 1인당 1라운드 기준 과금액은 가맹점이 1900원 안팎으로 비가맹점 1650원보다 높다.
신규 가맹점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분기 가맹 사업 매출은 4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41.2% 늘어났다. 향후 거리 두기가 완화돼 영업시간과 모임 인원이 정상화된다면 추가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스크린 골프 이용 피크 타임이 오후 7~11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스크린 골프 시장에서 골프존은 지난해 73%(매출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VX가 골프존을 뒤쫓고 있지만 후발 주자인 만큼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골프존의 성장세와 점유율 확대는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 골프존의 매출은 1058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46.5%, 영업이익은 113% 늘었다.
한국 넘어 해외 사업 주목…2023년 해외 비율 15% 목표
골프존은 2015년 4월 3일 상장한 골프 시뮬레이터 개발 및 제조 전문 기업으로 스크린 골프 사업을 영위한다. 주요 사업부는 골프 시뮬레이터(GS) 가맹 및 비가맹, GDR아카데미, 해외 사업(법인 및 판매) 등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 비율은 GS 가맹 42.5%, 비가맹 27.0%, GDR 12.9%, 해외 8.8%, 기타 8.8% 등이다.
그중 골프존은 한국을 넘어 해외 사업 비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8.8%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율을 2023년 14.8%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해외 시장에선 아직 스크린 골프의 개념이 생소하다. 하지만 앞서 마련한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총동원하는 동시에 국제 전시회 마케팅 참가 등으로 스크린 골프에 관한 인지도를 개선하고 현지 특성에 맞게 정착·성장할 수 있도록 파트너 발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골프존은 현재 미국과 일본 등 해외 60여 개국에서 900여 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골프존재팬·골프존아메리카·골프존베트남·골프존차이나 등 4곳의 해외 법인도 있다. 그중 지난해 매출은 일본 105억원, 미국 65억원, 베트남 53억원, 중국 28억원 등이다. 2985억원이라는 전체 매출 대비 비율은 낮지만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
특히 중국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면서 뚜렷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법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의 60.7%를 3개월 만에 달성했다. 골프존은 중국 법인 매출이 올해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골프존은 중국 협력사와 가맹 사업을 본격화해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또 올해 2월 31대의 시스템이 설치된 골프존파크 1호점을 베이징에 오픈했고 4월에는 중국의 실내 골프 문화 정착을 위해 중국골프협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골프존이 한국과 해외 사업의 성장으로 올해 매출 4192억원, 영업이익 12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40.4%, 영업이익은 137.4% 늘어난 예상치다.
골프존은 “시기적절한 프로모션 전략을 시행하고 예비 창업자 발굴을 위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며 스크린 골프 이용자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며 “한국의 우수한 골프 시뮬레이터와 골프 문화를 해외에도 알리기 위해 국가별 골프 관련 수요를 파악해 현지 상황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시장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