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필요성, 고용 동향이 말해 준다 [이정희의 경제 돋보기]

자영업자, 어려움 지속으로 고용 저수지 역할 못 해
재난지원금 등으로 피해 보상 역부족
빠른 일상 회복이 해답

[경제 돋보기]



정부가 11월부터 위드(with)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일상 회복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일상회복지원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지난해 1월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지금까지 4차례의 대유행을 겪으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았다. 결국 그 피로감이 누적돼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위드 코로나에 대한 의지 표명은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9월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67만1000명 증가했다. 지난 4월부터 내리막길을 걷던 고용 통계가 9월에 들어서면서 증가로 돌아선 것을 볼 때 경기 회복의 파란 신호가 켜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전년 2차 대유행 대비 기저 효과가 큰 것이 이번 고용 증가의 주원인으로 보인다. 고용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운수·창고업, 교육서비스업 순으로 증가했지만 이들 업종 중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운수·창고업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수요 변화에 의해 증가한 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 큰 기대를 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이 컸던 숙박·음식업종은 다행히 감소세를 멈추고 증가로 돌아섰는데, 이는 하반기 위드 코로나 도입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소매업과 제조업은 고용이 감소했는데 소상공인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 중 하나인 도소매업은 전년 동기 대비 12만2000명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제조업도 3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전히 경기와 고용 회복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연령별 고용 변화에서 고용이 가장 크게 증가한 연령대는 60세 이상이다. 전년 동월 대비 32만3000명 증가했다. 반면 2030을 대표하는 30대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고용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자영업의 고용 동향은 어떨까. 이번 9월 고용 동향을 보면 자영업 중심의 비임금 노동자는 65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3000명 감소했다. 그중에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만8000명 감소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만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금 노동자 중에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율이 64.6%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 63.6%에 비해 1%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보여 온 자영업에서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00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고 고용에서의 저수지 역할을 못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용의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는 몇 차례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 지원을 위해 근거 법령을 갖추는 한편 지난 7~9월 동안 영업 금지와 제한 업종에 대한 피해 손실 보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2년여에 걸친 장기간의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의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추후 손실 보상의 범위가 넓어지고 추가적인 재난 지원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피해 지원이 충분한 정도가 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제부터라도 소비 활동에 대한 제한을 풀고 내수 경기가 좋아지도록 하는 길이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지난주 기준으로 백신 1차 접종률이 80%에 이르고 2차 완료율도 60%가 넘었다. 11월에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로 일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회복시키는 길이 자영업자의 피해를 줄여 주는 해법이다.

우리보다 백신 접종이 앞섰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살펴보면 이미 위드 코로나로 일상 회복이 상당히 이뤄졌다. 미국은 피해 지원이 너무 많아 오히려 손님이 늘고 있는데 실직 수당에 의존하는 노동자들이 늘면서 직원 구하기가 어려워 문제라고 한다. 미국은 코로나19 피해에 대해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손실액 전액을 보상하는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 : Paycheck Protection Program)을 2차례 실시했고 PPP에서 빠졌던 손실에 대해 추가적인 보상을 지급하는 레스토랑 회생 자금(RRF : Restaurant Revitalization Fund)도 한 차례 진행하는 등 보상과 지원을 상당히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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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높아진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일상 회복을 빠르게 이뤄야 한다. 물론 위드 코로나로 방역을 소홀히 하자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국민들의 방역 수칙 준수가 생활화되도록 하고 방역에 대한 자율과 책임 원칙 도입으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방식의 방역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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