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의 충격…과거에서 힌트 찾아보니

크레디트 시장 약세…절대 금리 매력 확대 등 추가 금리 인상 전후로 안정 기대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1.88%. 10월 18일 기준 국고채 3년 금리다. 2019년 초 이후 1.8%를 넘어선 것은 2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기준금리는 1.75%로 지금보다 100bp(1bp=0.01%포인트)가 높았던 시절이다. 크레디트 시장은 국고채 3년 금리에 예민하다. 발행 만기가 3, 5년물에 집중돼 있다 보니 초단기나 초장기물 금리보다 3년물의 흐름이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고 10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보다 더 무서운 동결을 결정했다. 현재 시장 금리는 기준금리 1.25% 그 이상을 가정하고 있다.

국채 금리의 불확실성은 크레디트 투자를 머뭇거리게 한다.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연말을 앞둔 불안감에 크레디트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바야흐로 통화 정책 정상화 시기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의 크레디트 시장은 지금처럼 약세의 연속이었을까. 남아 있는 연말 찾아오게 될 연초 시장의 힌트는 과거를 돌아보면 얻을 수 있다. 지난 20년간 기준금리 인상기는 총 3번 있었다. 2005~2007년(5회), 2010~2011년(5회), 2017~2018년(2회)이다.

2005~2007년은 세계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던 상황이다. 세계적 금리 상승 시기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2005년 10월 첫 인상 이후 2006년 8월까지 5회 인상이 단행됐다. 시장 금리는 이미 2005년 7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장·단기 스프레드라고 할 수 있는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는 이때부터 축소세로 전환됐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국고채 3년 등 중·단기물 금리 상승과 함께 연말까지 회사채 ‘AA-’ 3년 스프레드는 30bp에서 47bp로 약 17bp 확대된 바 있다.



2010~2011년은 금융 위기 이후 경기의 일시적 회복이 확인되던 시점이다. 대내적 정상화 욕구가 커졌던 시기다. 2010년 7월 첫 인상을 시작으로 2011년 6월까지 5회 인상이 진행됐다.

이 시기 역시 금리 인상 전 금리의 상승이 시작됐다. 올해 초와 같이 경기 개선 기대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크게 상승했고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3년물 금리 중심으로 상승폭이 더 확대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되기 시작했다.

물론 당시 크레디트 스프레드 역시 급격하게 확대됐지만 한국 크레디트 시장 내 발행 중심 업종이던 건설·조선·해운 업종의 부도 위험 확대가 더 큰 요인이었다.

2017~2018년은 이미 미국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준금리의 정상화 요구가 확대되는 시기였다. 미·중 무역 분쟁 확전에도 금융 불균형 해소 필요 의견이 힘을 얻어 두 번의 인상이 진행됐다. 2017년 11월, 2018년 11월 각각 1회씩 인상됐다.

당시에도 금융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인상이 언급된 2017년 여름부터 금리가 상승했다. 금리 인상 전인 10월부터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세로 전환됐다. 크레디트 시장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로 인한 은행채발 이슈로 약해진 투심과 금리 인상 분위기에 약세 시장이 지속됐다. 하지만 금리 인상 이후 급격히 안정됐다.

위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둘이다. 경기 회복의 기대로 장기물 중심의 상승 이후 통화 정책 정상화 언급으로 그 상승세가 중·단기물로 전환됐다는 점과 금리 상승과 함께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시장 약세)가 지속되다가 실제 1~2번 인상 이후 급격히 안정된 부분이다.

국고채 장기물과 크레디트물의 대체 관계를 생각해 보면 장·단기 스프레드의 축소는 크레디트물 강세의 힌트가 될 수 있다. 물론 당장 시장이 안정될 것을 확신할 수는 없다. 10월 금통위의 결정은 금리 인상 같은 동결이었다는 평가다. 결국 오는 11월 금통위에서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2022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그 이후의 인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크레디트물은 자본 이익(금리 하락에 따른 이익)도 중요하지만 캐리 수익(상대적 금리 매력)이 본질적 투자 목적이다. 전방위적 금리 상승으로 절대 금리 매력이 상승하고 있다. 캐리 매력이 높은 크레디트에 유리한 환경이 다가오고 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1 상반기 신용 분석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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