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기 영향에…서울 주택 매매 시장 심리 한풀 꺾였다

[숫자로 본 경제]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부동산 매매 시장의 소비 심리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의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융 당국의 ‘대출 죄기’의 영향 등이 맞물리면서 주택을 사려는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9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의 매매 시장 심리지수는 142.8로 조사됐다. 이는 전달(8월)의 148.9보다 6.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경기는 146.8에서 141.8, 인천은 153.9에서 146.4로 각각 5.0포인트, 7.5포인트씩 하락했다. 이에 따라 9월 수도권 전체 매매 시장 심리지수는 148.4에서 142.7로 내렸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서울은 그동안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이 반영된 데다 금리 인상 이슈와 가계 부채 관리 이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아직 지수 자체가 높은 수준이어서 앞으로 수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전히 상승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금융 당국의 대출 제한 방침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방 매매 시장 심리지수는 8월 134.2에서 9월 135.8로 1.6포인트 상승했다. 강원(150.1→157.2)과 충남(144.6→154.6), 제주(129.3→144.9), 경남(142.9→144.8) 등은 올랐고 세종(104.1→101.9), 울산(134.9→130.9), 대구(112.5→111.5), 부산(137.5→134.9) 등 4곳은 내렸다.

전국 주택 전세 시장 소비 심리도 비슷한 분위기다. 수도권은 121.9에서 120.9로 내렸다. 인천(121.1→121.8)은 소폭 올랐지만 서울(122.9→121.4)과 경기(121.6→120.5)는 떨어졌다. 지방 전체적으로는 116.4에서 117.5로 1.1포인트 올랐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산출한 것으로, 0∼200 범위의 값으로 표현된다. 심리지수 95 미만은 하강 국면,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 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해시태그 경제 용어 : 피지털(phygital)
올해 2월 구찌는 네이버 제페토에 가상공간 ‘구찌 빌라’를 열고 신상품을 선보였다./사진=네이버제트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대유행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통업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소비 증가의 영향으로 주요 유통 업체의 오프라인 매출이 6.0% 줄어들었다. 전통적 오프라인 채널인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은 각각 5.6%, 14.2% 감소했다.

위기를 타개하고 충격을 줄이기 위해 유통 등 오프라인 기업이 내세운 전략은 ‘피지털(phygital)’이다.

피지털은 오프라인(물리적) 공간을 의미하는 ‘피지컬(physical)’과 온라인을 의미하는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다. 디지털의 편리함을 오프라인 유통 매장 등에 결합해 소비 경험을 더욱 편리하게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피지털 경제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고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상품 정보와 리뷰를 간편하게 찾을 수 있다.

피지털을 활용한 패션쇼도 있다. 발망은 올해 상반기 컬렉션을 관중 없는 패션쇼로 꾸몄는데, 패션쇼장을 찾을 수 없는 VIP를 위해 쇼장에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스크린 58개를 설치했다. 전 세계 VIP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쇼를 관람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상에 신상품을 론칭하며 피지털 경제를 구현하고 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는 이미 구찌·나이키·컨버스·디즈니 등 패션 브랜드들이 잇달아 입점했다.

#디지털 #오프라인 #메타버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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