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로 소득‧지출 흐름 파악…체계적 투자 지름길
[서평]2022 내 집 마련 가계부
김유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5000원
이른 찬바람이 불어 옷깃을 여미게 되는 가을 초입, 서점가에도 새해를 알리는 가계부들이 하나둘 빠르게 출시되기 시작했다. 모든 게 디지털로 전환되는 이 시대에 아직도 종이 가계부를 쓰는 ‘종족’이 남아 있을까. 종이 가계부는 이미 사라진 과거의 유물 같은 게 아닌가. 가계부를 만드는 필자와 같은 편집자가 매년 듣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종이 가계부를 쓰는 사람들이 있고 심지어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부자들은 가계부를 쓴다. 왜일까. 수입이 늘더라도 지출이 줄지 않으면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가계부를 쓰면 한 주 혹은 한 달간의 소득과 지출 흐름이 파악돼 자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다. 최근 주식 광풍이 불었을 때도 가계부를 쓰는 사람들은 좀 더 체계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얼마를 벌어 얼마를 쓰고 얼마를 모으는지 파악하고 있어 투자에 들어가는 돈도 무리 없이 계획할 수 있었던 것이다. 투자를 잘하고 싶다면 가계부부터 써 보는 것이 어떨까.
가계부 쓰며 경제 공부를 하다
‘2022 내 집 마련 가계부’를 펼치면 작년 한 해 동안 가계부를 써 본 사람들의 체험 후기가 담겨 있다. 그중 눈에 띄는 후기가 있었다.
“2019년부터 가계부를 써 왔는데 그 이후 매달 추가 수입이 발생했고 가계부 이름대로 ‘내 집 마련’에도 성공했다. 정말 신기한 마법의 가계부다.” 이 후기를 읽는 순간, 가계부를 계속 쓰게 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매일 1, 2분 짬을 내 간단하게 기록만 했을 뿐인데 추가 수입이 발생하고 통장 잔액이 눈에 띄게 불어나는 경험, 가계부를 써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신비 체험이 아닐까.
또 이 책은 독자들이 경제와 부동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부동산 전문 강사이기도 한 저자는 경제 흐름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늘 강조해 왔다. 그래서 가계부에도 ‘경제 노트’와 ‘부동산 노트’라는 페이지를 마련해 독자들이 부동산 모의 투자를 연습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한 달에 한 번 국내외 이슈와 경제 기사의 제목과 내용을 간략히 적고 1주일에 한 번 관심 있는 아파트의 시세를 기입하면 된다. 쓰다 보면 경제 흐름과 부동산 동향이 한눈에 읽히면서 자신이 어느 지역의 어떤 유형 아파트를 사면 될지 알게 된다. 실제로 예전부터 이 가계부를 써 온 독자들 중에는 관심 아파트에 대해 꾸준히 기록하다가 유리한 조건에 매입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올해 가계부에는 지난해 보지 못한 내용들도 다수 추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22년 부동산 대전망’ 부분이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계속해 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년엔 집값이 좀 잡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로 부동산 분야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바 있는 저자가 가계부를 통해 내년 부동산 시장을 미리 전망해 봤다. 집값의 오름세가 지속될지, 여전히 저평가된 아파트는 어디일지, 로또라는 분양을 받으려면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하나하나 짚었다.
이 가계부를 이미 써 본 독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비전 보드 쓰기’, ‘내 집 마련 계획 세우기’, ‘초간단 주별 가계부 쓰기’, ‘경제 & 부동산 노트 쓰기’도 새로운 디자인과 함께 만날 수 있다. 또한 가계부를 처음 쓰는 독자들을 위한 ‘똑똑하게 가계부 쓰는 법, 저자 직강 동영상’과 흔들림 없이 가계부 쓰기를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 ‘쉬어가는 페이지’도 업그레이드된 내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오늘 하루의 성공으로 평생의 성공을 이끌어 낸다.” 2022년 가계부에 담긴 올해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당신의 하루가 성공한다면 당신의 인생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생각이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말고 모두가 ‘기록하는 한 해’가 되기를 빌어 본다.
윤효진 한경BP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