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에서 만나요” 위드 코로나 기대주로 뜨는 하이브

백신 접종률 올라가며 콘서트 기지개
북미·유럽에서 대규모 투어 가능한 아티스트 주목

[화제의 리포트]

방탄소년단(BTS)의 ‘버터’ 싱글 CD 콘셉트 이미지. 사진=하이브 제공


이번 호 화제의 리포트는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콘서트 재개 : K팝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시간이 다가온다’를 선정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북미·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7월 말부터 대형 페스티벌과 대규모 투어가 재개되고 있다”며 “북미·유럽·일본에서 대규모 투어가 가능한 그룹들이 가장 빠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간에서의 글로벌 팬덤 성장 결과를 매출로 확인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방탄소년단(BTS)은 위상 변화, 온라인 콘서트 동시 접속자 수, 입대 스케줄 등으로 미뤄 볼 때 역대급 규모의 투어가 예상되므로 ‘하이브’를 톱픽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2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진 음악 산업의 가장 큰 수익화 수단인 콘서트가 돌아온다. 공연은 시장 규모 측면에서는 레코드와 비슷하지만 개별 아티스트의 수입 구성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로나19 속에서 커진 K팝의 팬덤은 음반을 중심으로 기획사들의 실적 개선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음악 산업에서 단위 가격이 높고 이익 규모도 가장 큰 매출원인 ‘투어’는 2년 가까이 재개되지 못했다.

긴 시간 동안 누적된 펜트업 수요와 함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트래픽, 해외 음원, 음반 수출 성장에서 확인되는 신규 팬덤 유입까지 감안하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라 향후 재개될 K팝 아티스트들의 월드 투어는 코로나19 이전과는 급이 다른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송영 기자


리오프닝과 함께 공연이 돌아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북미·유럽 지역에서는 이미 여름부터 대규모 투어가 재개됐고 한국과 일본 역시 접종 완료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연말 주요 아티스트들이 속속 대규모 공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리오프닝 모멘텀이 부각되며서 고멀티플 종목들의 부진에도 적자 회사인 글로벌 프로모터 라이브네이션의 주가는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K팝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주가 역시 최근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아티스트로는 BTS가 처음으로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4회의 소피 스타디움 공연 일정(11월 27일~12월 2일)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리오프닝 흐름에 올라 탔다. 10월 5일부터 4일간 순차적인 티켓 오픈을 통해 그라운드의 VIP 좌석은 티켓 오픈 1~2분 만에 매진되는 등 선예매로만 4회의 스타디움 공연 티켓이 매진됐다.

BTS와 유사한 급의 글로벌 아티스트들은 이미 북미·유럽에서 투어를 재개했거나 계획을 발표했다. 건즈앤로지스와 키스 등은 이미 7~8월 북미를 시작으로 아레나급 투어를 재개했고 더 위켄드, 빌리 아일리시, 저스틴 비버 등도 2022년 초 5~100회 규모의 북미·유럽에서의 월드 투어를 발표했다.

이미 공연이 재개된 북미·유럽 외에도 일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올림픽을 전후로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이미 스타디움 투어가 진행 중인 북미·유럽보다 접종률이 높고 그에 따라 확진자 수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안정적인 코로나19 지표들에 힘입어 9월 19일 니쥬가 참여한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슈퍼소닉’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끝났고 최근에는 노기자카46이 11월 20~21일 2일 동안의 도쿄돔 공연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도 연말에 국내에서 대규모 공연 재개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북미·유럽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줄 아티스트는 BTS와 블랙핑크다. 코로나19 이전 각각 첫 스타디움 투어·아레나 투어를 북미·유럽에서 개시했고 유튜브 조회 수를 가늠자 삼아 파악해 볼 때 북미·유럽에서 각각 최소 20~30회 규모의 공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돔 투어가 가능할 그룹들로는 2세대 아티스트들과 글로벌 투어를 병행할 K팝 3대장 BTS·블랙핑크·트와이스 그리고 첫 돔 투어가 예상되는 세븐틴·니쥬가 있다.


그래픽=송영 기자


온라인 공연·MD 판매 등 부가 수익도 기대

글로벌 1위 공연 프로모터 라이브네이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각종 음악 공연 예약 볼륨은 2019년 3분기보다 규모가 크고 취소율은 2%에 불과하다. 2020년 3월 이후 멈춰 버린 음악 공연에 대한 펜트업 수요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펜트업 수요는 위상이 높아진 K팝 아티스트들의 평균 티켓 가격(ATP) 인상 가능성을 열어 줄 가능성이 있다. 2022년 초 투어를 발표한 빌리 아일리시는 ATP를 대폭 인상(2020년 40~130달러→2021년 63~150달러)한 바 있다.

BTS는 최근 발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연에서 2020년 예정이던 맵 오브 더 소울(MOTS) 투어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는데, 선예매로만 4회의 스타디움이 매진됐다는 점(높은 펜트업 수요)과 주요 서구권 아티스트들 대비 ATP가 높지 않음을 감안할 때 추후 가격 인상 가능성(전반적 가격 인상 또는 티켓 믹스 변화)은 충분히 열려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라이브 공연이 돌아오면 온라인 공연은 사라질까.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과 병행 유지될 것이고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구간에서 1년에 1~2회 유료 온라인 공연을 시청하는 습관을 K팝 팬덤이 학습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공연은 라이브와 병행될 뿐만 아니라 마진이 높은 디지털 매출로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공연 제작의 고정비를 오프라인 공연이 부담하면 온라인 공연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밖에 없다.

음반은 팬덤이 구매하는 첫째 머천다이즈(MD)다. 즉 팬이 아티스트에게 처음 과금하는 경험이다. 최근에는 음반의 구성품인 포토카드·스티커 등의 수집품은 물론 음반 패키징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면서 팬덤의 수집욕을 자극하고 있다.

음반 구매에서 만족감을 경험한 팬덤은 자연스럽게 아티스트의 기념품인 MD를 사는 데 더 열린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

2020년 K팝 음반의 해외 판매량 성장률이 150%를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처음으로 음반을 구매하기 시작한 글로벌 팬덤이 머지않아 재개될 글로벌 투어들에서도 더 활발하게 MD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MOTS 투어를 발표하던 2019년 하반기 대비 BTS의 위상은 크게 올라갔고 온라인 공연 관람 인원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팬덤의 규모 역시 크게 성장했다. 게다가 입대 전 마지막 완전체 공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역대급 규모의 투어가 기대된다.

규모 외적인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업사이드가 풍부하다. 이번 LA 공연은 1개 도시에서 4회의 스타디움이 매진됐는데, 향후 투어에서도 도시당 이런 규모의 공연이 가능하다면 수익성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스타디움 투어는 많은 인원을 모객할 수 있지만 설비 설치·운송 등 고정비도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ATP 인상 가능성과 온·오프라인 콘서트 병행 시 온라인 콘서트 마진 상승에 대한 노출이 가장 큰 것도 팬덤 규모가 가장 큰 BTS다. 이에 따라 역대급 투어가 예상되는 하이브를 톱픽으로 유지한다.


정리=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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