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믿을맨’ 권영수 컴백…‘리콜 쇼크’ LG엔솔 소방수로 등판
입력 2021-11-02 06:00:44
수정 2021-11-02 06:00:45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 “품질 이슈로 도약 기회 만들자”
“품질 이슈에 주눅 들 필요 없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1일 취임사를 통해 최근 불거진 제너럴모터스(GM) 리콜 결정 등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인한 품질 이슈에 주눅 들지 말고 더 큰 도약의 기회로 삼자고 당부했다.
권 대표는 “지금 우리는 어려운 현실에 당면해 있다. 최근 이어진 품질 이슈로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며 “주눅들 필요 없다.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더 큰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갈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개척자로서 글로벌 전지 업체 중 가장 많은 2만5000여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도 축척했다”며 “여전히 고객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기술을 향한 걸음은 앞으로 100년 미래를 바꿔 놓을 것”이라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의 중심에 여러분이 서 있다는 자부심을 결코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권 대표는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치며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 탄탄한 재무적 역량과 글로벌 감각을 두루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한 2012년 초부터 2015년 말까지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배터리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전지사업본부장 재임 시절 권 대표는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이끌어내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10여개에서 20여개로 두 배 확대했다.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시장 1위에 올려놓았다.
권 대표는 LG그룹의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해 역량을 발휘해 그룹의 2인자로 손꼽힌다. 2007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던 LG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아 취임 첫해에 1조500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해 4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2018년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 출범에 따라 지주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돼 전자·화학·통신 분야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구 회장을 보좌해왔다.
돌아온 권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품질 이슈 관리와 기업공개(IPO)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그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