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에 올해 기업 영업이익률 하락 전망

[숫자로 본 경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제 원자재가 급등(올해 1~9월 기준)이 기업 채산성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연간 1.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1.6%포인트의 상승 압력을 받는 등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4월 저점을 찍은 이후 최대 5배까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해 4월 배럴당 15.06달러에서 지난 10월 75.03달러로 약 5배 치솟았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3.6배, 브렌트유는 3.8배 올랐다. 금을 제외한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선물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3%에 달한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나머지 절반은 자체 흡수한다는 가정 아래 기업 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금융 업종을 제외한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5년간(2015∼2019년) 평균 5.2%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이후 1.8%포인트 하락해 3.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규모별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대기업이 2.0%포인트로 중소기업(1.5%포인트)보다 컸다. 한경연은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율이 더 높은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절반을 제품 가격에 전가한다면 소비자 물가는 1.6%포인트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가격 규제 등 인위적 물가 억제책 대신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할당 관세 등을 통해 국제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시태그 경제 용어] 소비자물가지수

사진=지난 11월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김병언 한국경제 기자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의 가정이 소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각종 소비재와 개인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물가지수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과 구매력 등을 측정하는 데 활용된다.

통계청은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38개 도시에서 매월 1회 음식·숙박·교육 등 460개 대표 품목의 가격을 수집한다. 다만 농·축·수산물과 휘발유 등 석유 제품은 가격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매월 3회 조사해 평균 가격을 사용한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4월 이후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다가 결국 3%대로 치솟았다. 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률이 마지막으로 3%대를 보인 것은 2012년 2월(3.0%)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공업 제품의 물가 기여도가 1.40%포인트로 가장 컸다. 공업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4.3% 상승해 2012년 2월(4.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 제품의 상승률은 27.3%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휘발유(26.5%), 경유(30.7%), 자동차용 LPG(27.2%)가 모두 뛰었다. 달걀(33.4%),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9.0%), 수입 쇠고기(17.7%) 등 축산물은 13.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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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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