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반려동물 시장 두드리는 펫테크 전성시대

펫테크 분야 산업 성장 견인…2027년까지 23조원 규모 성장

[테크 트렌드]


반려동물 양육 인구 수 1500만 명 시대다. 반려동물을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펫팸족’, 자신처럼 아끼는 ‘펫미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저출산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과 일생을 함께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관련 산업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동물 산업 시장은 2027년 6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반려동물 관련 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펫테크(pet-tech)’ 분야가 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각광받고 있다.

펫테크 서비스는 반려동물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여러 첨단 기술을 접목한다. 초창기엔 혼자 있는 반려동물 관찰과 같이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감정까지 인식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펫테크 시장 규모는 2020년 50억 달러(약 6조원)에서 2027년 200억 달러(약 2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펫테크 산업에 5400억원이 투자됐고 국가별로 미국 2233억원(41%), 영국 1137억원(21%), 중국 561억원(10%) 순으로 투자됐다. 특히 미국의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가 펫테크 투자자 상위 10개사 중 8곳에 달할 정도로 미국의 투자가 집중됐다. 투자 분야는 세부적으로 반려동물 서비스·식단·의료·건강 분야 등이다.

한국에서도 펫테크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반려동물과 관련된 상품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하고 구매 실패를 줄여 줄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의 동영상 리뷰 서비스부터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나 신원 확인을 제공하는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활약 중인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들이 주목된다.

1분 만에 건강 이상 확인

반려동물은 건강에 문제가 생겨도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만큼 반려인이 쉽게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반려동물 의료 관련 IT 서비스들이 높은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 케어 솔루션 스타트업 핏펫은 한국 최초의 반려동물 구강 검사 키트인 ‘어헤드 덴탈(Ahead Dental)’을 선보였다. 이는 반려동물의 치은염·치주염 등 치주 질환 유발 원인균(혐기성 박테리아)을 검출하는 간이 검사 키트다. 반려동물 입안을 문지른 검사 면봉을 색상표 위에 올리고 ‘핏펫’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촬영하면 검사 결과를 1분 만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측정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에 자동 저장돼 이전 검사 기록도 추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구강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 핏펫은 어헤드 덴탈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5월 ‘구강 박테리아 검사 막대’와 ‘구강 모니터링 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 구강 모니터링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또 다른 동물용 의료 기기 스타트업 유리벳코리아는 반려동물을 위한 AI 소변 진단 키트인 ‘유리벳10’을 개발했다. 시약이 부착된 검사지에 반려동물의 소변을 묻힌 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1분 만에 앱을 통해 15가지 내과 질환 위험 검진을 할 수 있다. 유리벳코리아는 빛 밝기·반사·그림자 등 조명 환경의 방해에 영향 받지 않고 소변 검사에 필요한 특정 영상을 구체적으로 추출할 수 있도록 AI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을 적용한다. 검사 결과도 정상·주의·경고·위험 등 4단계로 분류해 종합적으로 보여주며 경고 및 위험 단계 시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에 반려동물을 데려가 검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비문으로 신원 조회 가능

강아지 신원을 조회해 유실견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서비스도 주목된다. 기존의 반려동물 신원은 내·외장형 인식표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AI 기술을 이용해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펫나우’는 강아지 코 사진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강아지 코 사진을 스마트폰 앱으로 촬영한 후 견주와 강아지 신원 정보를 입력하면 등록이 완료된다. 혹 유실 동물을 찾거나 펫보험 여부를 확인할 때처럼 동물의 신원 조회가 필요할 때 스마트폰 앱으로 강아지 코 사진을 찍으면 견주와 강아지의 신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원리다.

펫나우는 AI 기술을 적용, 펫나우 앱을 통해 강아지 안면 사진을 찍으면 AI가 비문(鼻文) 위치를 찾아 초점을 좁히는 오토 포커싱 기능이 작동된다. 다양한 사진 가운데 AI가 선명한 비문 사진을 골라 서버 내부 신원 데이터와 대조하는 식이다.

웨어러블 기기로 감정 상태 확인

펫테크 스타트업인 펫펄스랩는 목걸이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를 통해 반려견의 음성을 분석해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감정 인식 디바이스 ‘펫펄스’를 개발했다. 펫펄스는 반려견의 음성을 반려견의 종류와 크기별로 구분해 수집한다. 이를 빅데이터화하고 AI 딥러닝을 통해 아이들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며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정확도는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펫펄스는 안정·행복·불안·분노·슬픔 등 다섯 가지 감정을 파악할 수 있고 연동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반려인과 반려견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도 반려견의 감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반려견의 활동량이나 수면 시간과 같은 건강 정보까지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AI 챗봇 브이리뷰 비즈니스

반려동물 사료와 각종 용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소중한 반려동물을 위해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질수록 상품을 보다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리뷰 서비스’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브이리뷰 비즈니스’는 자체 특허 기술인 AI 챗봇을 통해 실구매자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이를 온라인 쇼핑몰에 자동 업로드해 주는 원스톱 플랫폼이다. 비대면 쇼핑의 확산으로 리뷰 의존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실구매자의 생동감 있는 동영상 리뷰로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준다.

브이리뷰 비즈니스를 도입한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동영상 리뷰가 올라오는 곳은 반려동물 분야다. 그중 반려동물의 먹거리는 신선도나 구체적인 제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일 뿐만 아니라 기호성 역시 중요해 반려동물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담긴 영상 리뷰들의 반응이 좋다. 실구매자의 신뢰도 높은 동영상 리뷰를 통해 제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또한 재질이나 내구성이 중요한데 영상 리뷰를 통해 보다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고 귀여운 반려동물이 등장하는 영상을 통해 힐링하는 재미까지 더해 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영상 리뷰는 펫 쇼핑몰의 매출 증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브이리뷰를 도입한 반려동물 관련 온라인 쇼핑몰 중 한국 최초의 반려동물 수제 간식 전문점 ‘해피팡팡’은 최근 두 달간 확보한 실구매자의 동영상 리뷰가 전년 대비 47.5% 증가하며 꾸준히 매출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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