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지식만으론 부족…변화 헤쳐갈 ‘사회적 리더’ 길러야죠”

‘14년 연속 1위’ 고려대 경영대 배종석 학장… “기업도 문제 해결 능력 갖춘 인재 원해”

[스페셜 리포트] 2021 전국 경영대 평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기업의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경영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문법에 맞는 혁신을 가져올 사회적 리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시대에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경영대학은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 있을까. 한경비즈니스 전국 경영대 평가에서 1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고려대 경영대학에 그 길을 물었다.

배종석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단순히 똑똑한 인재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이를 결국 실현해 내는 ‘리더’를 키워 내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단순히 경영학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하고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올해로 14년째 고려대 경영대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팬데믹 이후 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상 또한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는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기업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예요. 고려대 경영대는 116년을 넘어서는 역사가 흐르는 곳입니다. 그만큼 경영학 지식과 관련한 기반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죠. 하지만 단순히 지식만 갖추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문제에 부딪쳤을 때 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이런 문제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협업하고 융합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학장 취임 이후 줄곧 ‘대학다움을 유지하면서 질적 혁신과 새로운 변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에서 궁극적으로 양성하고자 하는 인재상은 뚜렷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주도해 갈 수 있는 ‘사회적 리더’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3C입니다. 창조(Creation), 협력(Collaboration) 그리고 기여(Contribution)입니다. 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대학답게’, 그 본질을 지켜야 하죠. 대학의 본질은 우선 ‘건강한 시민’을 길러 내는 곳이고 또 ‘진리를 탐구’하는 곳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원하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죠.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일할 수 있는 인성 그리고 경영학도로서 우리 사회의 숨겨진 문제들을 찾아내고 연구해 이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력과 자율성,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결국 116년의 역사를 지닌 고려대 경영대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에요.”

-이를 위해 고려대 경영대에서는 어떠한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나요.

“경영대 차원에서 ‘5대 전략, 15대 핵심 과제, 30대 실천 과제’를 선정하고 현재 실행 중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4개의 핵심위원회를 출범시켰어요. 해외석학초빙위원회, 교육과정위원회, 교수법위원회, 역사문화위원회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수당(秀堂) 크리에이티브 러닝센터를 출범시키고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문제 중심 학습(PBL: Problem based learning)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며 실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이미 수업은 비대면으로 전환된 지 오래죠. 하지만 비대면이라도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활한 소통’이 전제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시설 투자뿐만 아니라 교수법 등에서도 교수진 간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요.”


-최근 기업 경영에서 가장 관심이 큰 키워드는 ESG와 디지털 전환입니다. 이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디지털 전환(DT)은 현재 기업들에는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자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요. 현재 고려대 경영대는 스타트업연구원·DT연구센터·ESG연구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그리고 이 각각의 분야에 따라 학생들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과 혁신, BA(Business Analytics),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경영으로 세부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세 분야 모두 각각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죠. 실제로 최근에는 ‘사회적 가치 경진대회’에서 교내 1등을 한 학생이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 대회에 참가해 세계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새로운 위기와 변화를 단순히 지식 차원에서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실제로 학생들이 참여하고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 스타트업연구원이 개원한 지 올해로 5년째를 맞았습니다. 성과가 있나요.

“그동안 성과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88개팀, 576명의 학생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과정에 참여했어요. 현재는 12개 팀이 입주해 있죠. 그동안 스타트업연구원에 참여했던 스타트업들의 누적 가치만 1100억원 정도가 됩니다. 가장 큰 특징은 고려대 경영대 학생이 팀에 한 명만 참여하면 다른 팀원들의 전공이나 학교에 상관없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 과정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학생들이 타 대학 학생들이거나 경영대가 아닌 다른 전공 학생들도 많아요.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리더’로 학생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양한 전공 지식을 지닌 사람들과 자유로운 소통이 전제돼야 하죠. 이를 위해 스타트업연구원 또한 고려대 경영대 재학생들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열린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그 덕분에 스타트업연구원은 경영대 차원을 넘어 고려대 전체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 셈이죠.”

-고려대 경영대의 향후 계획을 무엇인가요.

“경영의 목적은 ‘인류가 더불어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기업이라면 ‘좋은 상품’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겠죠. 현재까지는 학생들이 대면 수업이든 비대면 수업이든 원활하게 소통하고 배울 수 있는 학습 환경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경영대 복도나 캠퍼스에 유명한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할 예정입니다. 인류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선도할 수 있는 ‘사회적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문학적 상상력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학 지식을 열심히 갈고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예술 작품이 그런 자양분이 돼 줄 겁니다. 고려대 경영대 또한 학생들이 넓은 시각을 갖고 실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 작품은 물론 인문학 강의 등을 통해 다양한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워 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더 좋은 인재들이 ‘사회적 리더’로 성장하고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선순환의 토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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