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 아직 끝나지 않았다?…수익 지표 ‘SOPR’로 살펴보니[비트코인 A to Z]

‘1’ 기준으로 상승·하락장 판단, 단기 보유자 0.99· 장기 보유자 1.69…단기 보유자 1 회복 주목

[비트코인 A to Z]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역대 최고인 6만8700달러까지 오르면서 7만 달러를 넘어설 듯한 기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6만 달러 아래로 가파른 조정을 보인 후 5만8000달러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제 조정이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다시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인지 쉽사리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SOPR 지표로 장세 전망

이럴 때 시장이 지금 어떤 국면에 있는지 가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지표가 온 체인 데이터인 보유 기간 대비 수익률(SOPR : Spent Output Profit Ratio)이다. SOPR은 비트코인이 전송됐을 때 그 코인이 바로 직전에 전송된 시점에서의 가격과 전송이 이뤄졌을 때의 가격 간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이 비트코인이 2만 달러일 때 1BTC를 받았다가 이를 4만 달러가 됐을 때 B라는 사람에게 보냈다면 이 A라는 사람의 SOPR은 2(=4만 달러÷2만 달러)가 된다. 결국 SOPR은 비트코인 소유자가 자신이 소유한 기간 동안 비트코인으로 얼마만큼의 수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시장 전체로 확대 적용하면 비트코인 시장의 SOPR이 1보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비트코인 소유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1보다 낮으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확하게 1이라면 이익도 손해도 아닌 본전 상태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통상 SOPR은 상승장에서는 1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반대로 하락장으로 바뀌면 급격하게 1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

SOPR은 시장 전체 SOPR은 물론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LTH)와 단기 보유자(STH)의 SOPR까지 세분화해 발표되기 때문에 이를 한꺼번에 보고 판단하면 현재 시장 상황에서 코인 장기 보유자와 단기 보유자 그리고 이들을 합친 시장 전체 참가자들의 전반적인 행동 패턴과 향후 장세를 분석하고 전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상 자산 연구 기관인 글라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SOPR은 가장 최근의 대세 상승장이 시작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10월부터 급등해 올해 1월 1.3을 넘어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가파르게 하락한 뒤 꾸준히 1 안팎에서 등락을 유지하고 있다.

잠시 1을 깨고 내려갔지만 그 수준에서 바닥으로 찍고 1.05선까지 반등한 상황이다. 특히 단기 보유자들의 SOPR은 0.99인 반면 장기 보유자들의 SOPR은 1.69에 이르고 있다.

통상 강세장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 정점을 찍기 전에 이를 팔아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나 반짝 조정이 나타나는데 이렇게 되면 SOPR은 1 아래로 내려가게 되고 결국 이 같은 이익 실현 매물이 신규 투자를 위한 수요를 압도하게 돼 가격이 정점을 형성한다. 하지만 SOPR이 1 아래로 내려가도 곧바로 이를 회복한다면 상승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이익 실현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 정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장기 보유자들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공격적인 매도를 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체 SOPR도 여전히 1의 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한 달쯤 전부터 이어져 온 강세장이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고 최근 하락은 강세장에서의 조정 정도로 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다른 강세장 예고 신호?

물론 단기 보유자들은 SOPR이 1 아래로 내려가 있는 만큼 최근 6만8000달러대에서 5만8000달러 수준까지 조정 받는 과정에서 겁을 먹고 약간의 손해를 보면서 매물을 내놓은 상황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 투자자들은 강세장에서도 조정이 나타날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이를 견디다 못해 손실을 보면서도 매도하려는 압박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같은 단기 투자자들의 매물이 비트코인 시장의 가격 조정 폭을 단기적으로 확대하기는 하지만 이 매물이 소화되고 나면 곧바로 SOPR이 1을 회복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단기 보유자들의 SOPR이 1을 재차 회복할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앞선 올해 초 상황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올 1월에 SOPR이 1.2를 넘어서면서 고점에 이르는 듯했지만 신규 투자 수요가 넘쳐나면서 4월 또다시 역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랠리가 더 이어졌던 경험이 있다. 이때도 장기 보유자들이 이익 실현에 주력했지만 시장 신규 진입자들이 워낙 넘쳐나 랠리가 더 이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격이 상승할 때 시장 참가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선다고 해서 무조건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 장기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은 손 바뀜을 위한 것이고 단기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은 단기 조정에 따른 공포감 때문이니 말이다. 랠리에서 나타나는 이익 실현은 또 다른 강세장을 예고하는 건강한 신호일 수 있다.
하락 주도한 인프라법 뭐길래11월 10일, 6만9000달러까지 상승을 거듭하며 신고점을 경신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은 11월 19일 5만5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12월 1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만7000달러 선이다.

당시 하락의 이유로 지목된 것은 미국 인프라법이었다. 인프라법은 1조2000억 달러의 예산을 사회 기반 시설에 투자해 시설의 성능 보완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이 가상 자산 시장에까지 파장이 미친 이유는 예산 1조2000억 달러 가운데 280억 달러를 가상 자산 과세로 충당한다는 계획이 잡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 8일 미국 하원에서 인프라법이 찬성 228, 반대 206으로 통과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15일 서명하자 가상 자산 시장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IRS)이 가상 자산 브로커의 정의를 ‘가상 자산을 거래하는 조직’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다시 말해 기존 중앙화 가상 자산 거래소 등의 가상 자산 사업자 외에도 탈중앙화 금융(DeFi) 유동성 채굴자, 블록체인 밸리데이터(검증인), 디앱(DApp) 개발자까지 가상 자산 브로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가상 자산 브로커의 범위가 정말로 위와 같이 확대된다면 정보 보고 의무의 대상이 지나치게 늘어나면서 가상 자산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지난 8월 상원에서 인프라법 개정안이 통과됐을 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시도는 정부가 매달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신생 산업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려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가 애플iOS는 괜찮지만 구글 안드로이드는 안 된다고 결정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애플iOS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번창하겠지만 안드로이드는 불법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거세지자 미국 하원 초당파를 중심으로 11월 18일 미국 혁신 유지법이라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미국 혁신 유지법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가상 자산과 관련해 당국에 보고해야 할 고객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빗썸 이지코노미

*본 기고는 회사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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