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리더십 내세운 네이버·카카오, 키워드는 ‘글로벌’·‘40대’

양사 모두 글로벌 사업 확장이 목표…세대교체로 기업 내 쇄신 추구

[비즈니스 포커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도약에 나선다. 양 사 모두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 나갈 젊은 대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네이버는 1981년생 최수연 최고경영자(CEO), 카카오는 기존 여민수 대표의 연임과 함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신임 대표에 내정됐다.
‘해외 변호사’ 이력 갖춘 네이버 새 경영진
네이버는 11월 17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업 지원 책임자인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에 내정했다. 또 최 내정자가 차기 경영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힘을 더할 차기 리더로 사업 개발과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맡고 있는 김남선 책임리더를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내정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전진 기지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장점으로 국내외 파트너들의 시너지 형성, 사업 간 협력과 전략적 포트폴리오 재편, 신규 사업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에 따라 새 리더들은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는 중책을 맡게 됐다. 네이버는 CEO를 포함한 새로운 리더들이 주요 사업들이 글로벌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며 선제적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 나갈 신규 사업 발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연 CEO 내정자는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당시 NHN)의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마치고 율촌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 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M&A·자본시장·기업지배구조·회사법 등 일반 분야에서 변호사로 경력을 이어 가던 중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비전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2019년 네이버에 다시 합류했다.

김남선 CFO 내정자는 지난해 8월 네이버에 합류했다. 서울대 공과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의 로펌 크라벳, 스웨인&무어에서 변호사로 2년간 활동했다. 이후 금융 전문가로 이력을 전환해 10년 동안 글로벌 투자 회사인 라자드·모건스탠리·맥쿼리에 재직하며 투자·금융 자문 업무를 비롯한 M&A 업무를 주도해 왔다.

두 사람 모두 변호사 이력과 해외 근무 이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외부에서의 근무 경력이 길기 때문에, 회사 안팎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췄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측은 최 내정자에 대해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 해결 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글로벌 금융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해 온 이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네이버에 합류한 이후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의 빅딜을 주도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네이버 경영진은 김 내정자가 글로벌 경영 체계를 탄탄히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의 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 속 안정 택한 카카오
네이버가 전면 교체를 선언한 반면 카카오는 공동 대표 체제에서 ‘절반의 교체’를 택했다. 여민수 현 대표의 연임과 함께 류영준 현 카카오페이 대표가 새로운 공동 대표에 내정됐다.

2018년부터 카카오를 이끌어 온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의 고민이었던 카카오톡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 대표는 대표 선임 이후 비즈보드를 도입해 최대 매출 달성에 기여했다. 카카오는 여 대표에 대해 “모바일에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확인하는 ‘지갑’ 출시 등 카카오톡의 개선과 변화를 주도했다”고 평했다.

여 대표와 함께 카카오를 이끌 새로운 리더십으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내정됐다. 류 내정자는 2011년 카카오에 개발자로 입사해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했다. 또 한국 최초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성공시켰다. 2017년 1월부터 독립법인 카카오페이의 대표이사로서 온·오프라인 결제, 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부터 대출·투자·보험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생활 금융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근 성공적으로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를 이끌었고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으로 활동하며 테크핀 생태계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카카오는 변화 속 안정을 택했다. 여 대표의 연임과 함께 새로 임명된 류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44세다. 네이버와 함께 40대 대표가 전면에 서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꾀했다. 동시에 류 내정자가 카카오 초기에 입사해 카카오의 기업 문화와 카카오톡·커머스·테크핀 등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반영됐다. 카카오는 “류 내정자는 개발자로 시작해 기획·비즈니스 등을 거쳐 카카오페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이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사 모두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글로벌 사업의 확장이다. 최근 양 사는 콘텐츠 분야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웹툰으로 시작한 경쟁은 지식재산권(IP) 전체로 번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느냐가 양 사의 새로운 대표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반면 조직 쇄신을 목표로 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올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홍역을 치른 네이버는 임기 1년을 남기고 있는 한성숙 사장을 전면 교체함으로써 새로운 리더십을 조직에 수혈했다. 두 대표 모두 40대로 세대교체도 이뤘다.

카카오는 지난 국정 감사 때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을 겪었다. 카카오는 상생 협안을 발표했지만 앞으로도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리더십인 여 대표가 카카오가 약속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책임지고 신임 류 내정자는 카카오의 사업 다각화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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