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 3년만 4억원↑…‘분상제’ 적용단지에 몰리는 실수요자

시세 대비 합리적 가격에 공급, 내 집 마련할 희망으로 급부상

경기 화성 동탄역 디에트르퍼스티지 조감도. 사진=대방건설 제공


집값이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치솟는 집값 속에서 실수요자들에 한 줄기 빛이 있다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이다.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길이어서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3729만원이다. 3년 전인 2018년 11월의 8억1343만원과 비교해 4억2000만원 올랐다. 지난해 9월 평균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넘어선 이후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역 5대 광역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8년 11월의 2억7408만원에서 지난달 3억9537만원으로 올랐다. 기타 지방 역시 같은 기간 1억7878만원에서 2억2983만원이 됐다.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분상제 적용단지는 실수요자에 희망으로 다가온다. 분상제는 신규 공급 아파트의 분양가를 인근 아파트의 시세 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상한선을 정해놓는 제도다. 전국적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실수요자에 큰 호재로 꼽힌다.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 화성 ‘동탄역 디에트르퍼스티지’도 분상제 적용 단지였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302가구 모집에 24만4343명이 몰렸다. 분양 당시였던 지난 5월 전용 84㎡의 공급금액은 4억4034만~4억8867만원이었다. 같은 평수의 인근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억원 가량 낮은 가격에 신축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던 것이다.

서울에서도 분상제 적용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지난 9월 1순위 청약접수가 진행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도 일반공급 389가구에 13만1447명이 청약했다. 역대 서울 지역 최다 1순위 청약자를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 337.9대 1, 최고 경쟁률은 1504.3대 1을 기록한 이 단지는 서울 강동 고덕강일지구 물량으로 분상제 적용을 받는다. 평당 분양가는 2356만원 수준이었다. 인근 시세를 감안하면 5억원 가량 저렴하게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가능해 ‘로또 청약’으로 꼽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계속된 집값 상승에 분양가도 높아지며 내 집 마련의 꿈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인근 시세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택 구매가 가능한 분상제 적용 단지는 실수요자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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