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되면 신약 임상 다시 활발해질 것”

중단됐던 항암제 임상 파이프라인 관심 증가…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대웅제약 주목

[화제의 리포트]

지난 9월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서미화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22년 : 항암제 파이프라인 다시보기’를 선정했다. 서미화 애널리스트는 2022년 제약 섹터에 대해 “중단 또는 지연됐던 항암제 임상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되며 신약 개발 임상도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천 종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대웅제약을 꼽았다.
2021년 연초 대비 헬스 케어 수익률은 마이너스 30%로 타 섹터 대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4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던 2020년과는 반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발했던 2020년 코로나19 진단 키트·백신·치료제의 수요 급증이 예상됐기 때문에 개발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다.

2021년 백신 보급이 시작되면서 진단 키트 매출은 추가 성장이 나오기 어렵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백신과 치료제는 글로벌 기업에서 선두권을 잡으면서 후속 개발 기업의 매출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신약 개발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됐는데 연초 올리패스의 비마약성 진통제와 오스텍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의 임상 결과가 주요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고 한올바이오파마의 갑상선 안병증 치료제 임상 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문제로 임상이 중단되는 이슈로 신약 개발 업체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
과거 존재했던 질병 연구 시작될 것
2022년 전망은 펀더멘털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니다. 단지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생기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진단·백신·치료제 개발 기업보다 과거부터 꾸준히 존재했던 질병에 대한 연구에 다시 관심을 가질 타이밍으로 판단된다. 중단됐던 임상도 재개되고 있고 중대한 질환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임상이 잘 진행돼 왔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이후 제약·바이오 섹터 내 관심은 진단부터 시작돼 백신과 치료제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진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기업인 애보트를 포함해 써모피셔사이언티픽·로슈 등의 진단 사업부의 실적은 2020년 3분기 누적 대비 2021년 3분기 누적 평균 114.4% 증가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고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며 진단 키트 매출의 2022년 성장률은 2021년 대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 긴급 승인을 받아 판매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화이자·모더나·얀센·아스트라제네카)의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245억 달러,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REGEN-COV, 밤라니비맙(Bamlanivimab), 소트로비맙(sotrovimab) 등의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90억 달러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초기 진단과 백신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2022년은 코로나19 경구용 백신과 신약 개발 업체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4분기 MSD와 화이자는 경구용 치료제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에 대한 허가 절차에 착수했다. MSD와 화이자 모두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제네릭 개발까지 허용하면서 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중이었던 한국 기업은 후발 주자로 이미 승인된 치료제 대비 이점(유통의 용이성, 안전성이 뛰어나거나 우려 변이에 대해 유효성이 더 높은 것 등)이 없다면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수주 계약 금액 증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2022년 커버리지 상위 제약사(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유한양행)의 합산 영업이익은 4453억원으로 2021년 대비 1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전통 제약사의 전문 의약품과 일반 의약품의 국내 매출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전 상황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초기에는 병·의원과 약국 방문 횟수가 줄어들면서 의약품의 매출이 감소했지만 팬데믹 상황 장기화로 더 이상 질병 치료가 미뤄질 수 없는 상황이 되며 매출이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시가 총액 상위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5968억원으로 2021년 대비 20.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고 보험 등재, 의료비 절감 등의 정책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에 더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오텍의 신규 임상 파이프라인의 증가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 수출하는 의약품의 매출은 특정 국가의 셧다운, 유통 지연 등 다양한 상황의 발생으로 안정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의약품 유통 관련 인프라는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축됐고 의약품 수출량이 많은 기업들은 자체 유통 인프라도 구축했다.

하지만 여전히 톡신·바이오시밀러·신약 등 코로나19 사태 발생 시점 이후 출시된 신제품은 마케팅이 어려운 상황이다. 영업 사원은 과거 병·의원 내원을 통해 진행되던 대면 마케팅이 거의 불가능해졌고 환자도 과거 대비 병·의원 내원 수를 줄이며 신제품을 소개받을 기회가 줄어들었다. 기존 치료제가 있고 신제품의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면 스위칭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대비 점유율을 높이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지만 기존 치료제가 없거나 기존 치료제 대비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이는 의약품은 선별적으로 신규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병·의원 방문이 어려워지고 내원 횟수가 줄어들면서 신약 개발에 대한 임상도 지연됐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코로나19 사태 종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되며 신약 개발 임상 또한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은 초기 단계에서 모든 임상 시험에 중단·지연 등의 영향을 줬지만 종양학 임상 시험에 대한 영향은 비종양학 임상 시험에 비해 덜 심각했고 백신과 치료제가 출시됨에 따라 이러한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단 또는 지연됐던 항암제 임상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 케어 업종 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대웅제약을 추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수주 계약 금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2022년 말부터 4공장 일부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얀센에 기술 이전한 파이프라인으로 연내 FDA 혁신 치료제 신청이 예상되며 승인 시 2022년 미국 시장 출시로 마일스톤·로열티 유입이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2022년 중국 허가 및 유럽 론칭을 계획 중이다. 전문 의약품 펙수프라잔(위궤양 치료제)도 출시될 예정으로 전문 의약품 매출 증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