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대표, 토스증권·토스뱅크로 외연 확장…‘금융 슈퍼 앱’ 탄생

핀테크 부문 올해의 CEO

[스페셜 리포트] 2021 올해의 CEO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토스 제공


‘2021 올해의 최고경영자(CEO)’ 핀테크 부문에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선정됐다. 간편 송금 플랫폼으로 시작한 토스는 2021년 2월 토스증권, 10월 토스뱅크를 론칭했다. 은행·증권사·지급결제사·보험 판매사 등을 아우르며 외연을 확장해 온 이 대표는 토스를 ‘금융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에 한 발짝 더 다가서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토스는 토스뱅크·토스증권 등에 별도의 앱을 출시하는 대신 토스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원 앱’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믿음이 바탕이 된 결과다. ‘토스’라는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더 쉽고 편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은 이 대표의 오랜 숙원과 맞닿아 있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잘 알려진 이 대표는 기술을 통해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2013년 프랑스 혁명 당시 민중이 외쳤던 구호를 사명으로 삼은 ‘비바리퍼블리카’를 설립했다.

실제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되는 토스의 전략은 금융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며 ‘금융의 퍼스트 펭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토스의 ‘원 앱’ 전략은 은행들 또한 그동안 수십 가지 앱을 통해 서비스하던 계열사들의 금융 서비스를 ‘원 앱’으로 모으겠다는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토스의 혁신은 2021년 8월 토스가 처음으로 도입한 ‘평생 무료 송금’ 정책에서도 잘 나타난다. 연간 수백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포기하고 모든 고객에게 평생 무료 송금 서비스 혜택을 주기로 한 파격적인 결정이다. 이 밖에 토스증권은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선보이고 ‘주식 1주 받기’ 이벤트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으로 론칭 첫해에 400만 고객 유치라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수시 입출금 통장에 파격적인 연 2% 혜택을 부여하고 기존 은행들이 외면한 중·저신용자를 적극 포용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토스뱅크는 2021년 대출 총량을 영업 개시 10여 일 만에 소진하고 2022년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재무 성과 또한 탁월하다. 토스는 지난 5년간 매년 매출액을 2배 이상 늘려 가며 성장 기조를 유지해 왔다. 사업 규모가 크게 확대된 최근 3년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167%에 달한다. 2020년 매출 3898억원(2019년 대비 230% 증가), 영업손실 725억원(2019년 대비 37% 감소)을 기록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한 토스는 2021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의 90% 이상을 은행·카드·보험 등 제휴 금융회사에서 직접 수취하는 B2B 사업 모델을 확대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한 해 특히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2021년 11월 근태·고과 등 인사 부문에서 더욱 과감한 제도를 도입했다. 금요일 조기 퇴근제도(Early Friday)가 정식 도입돼 사실상 주4.5일제가 실시되며 연말 휴가 제도인 ‘겨울방학’을 정례화했다. 현재 포괄 임금제는 2022년 초 비포괄 임금제로 전환해 기존 연봉이 크게 오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토스 초창기부터 전통적 인사 고과의 대안으로 운영되던 ‘3개월 리뷰 과정’과 ‘스트라이크’ 제도를 폐지하며 평가 제도도 대폭 손봤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