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공격적 투자로 ‘이기는 한 해’ 만들었다

유통 부문 올해의 CEO

[스페셜 리포트] 2021 올해의 CEO

약력: 1968년생.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 2000년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담당 부사장. 2009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 2010년 이마트 대표이사·신세계 등기이사·신세계 부회장(현).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대담한 사고를 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2021년 초 신년사에서 밝힌 각오다. 정 부회장의 공언대로 2021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계열사의 고른 성장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경쟁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2020년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던 이마트는 2021년 반등에 성공했다. 2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했고 3분기에는 매출 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 역시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연결 기준) 4조38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8%의 신장률을 보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 부회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의 주도 아래 신세계는 2021년 인수·합병(M&A)에만 무려 4조원 정도를 투자했다. 1월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를 시작으로 4월 W컨셉, 6월 이베이코리아, 7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을 손에 거머쥐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인수로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사업의 비율이 50%에 육박하게 됐고 신세계의 미래 사업 중심축을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온라인 거래액뿐만 아니라 고객·셀러·정보통신기술(ICT) 인재까지 이른 시간 안에 대폭 늘려 압축적인 성장을 달성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신세계는 두 건의 인수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에서 900여 명, W컨셉에서 200여 명 등 총 1100여 명에 달하는 이커머스 인재를 자연히 영입하게 됐다.



또 이베이에서 270만 명의 유료 멤버십을 포함한 2100만 명의 고객과 W컨셉에서 49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이 같은 온라인 사업 강화는 오프라인 유통의 침체 속에서도 신세계가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올린 배경으로도 꼽힌다. 아울러 신세계의 2022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오프라인에서의 과감한 전략도 그의 2021년 활약상으로 꼽힌다.

그 무엇보다 이마트의 실적이 반등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정 부회장이 주도한 ‘오프라인 고객 경험’ 확대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그로서리 매장 확대’, ‘체험형 테넌트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이마트 리뉴얼을 단행하며 장보기 외에도 고객들이 마트를 찾아야 하는 여러 목적들을 만들어 준 것이다.

정 부회장의 2022년 행보도 기대된다. 정 부회장은 고객이 먹고, 자고, 보고, 사고, 즐길 때 다른 선택지를 떠올리지 않고 신세계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모든 것을 불편함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세계의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와 디지털 역량을 합쳐 본격적인 시너지를 창출해 한국 유일무이의 온·오프 완성형 유통 기업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상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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