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넘어 성장으로…미래 선점한 CEO들

팬데믹 시대 과감한 혁신으로 앞서간 리더들
미래 준비한 현대차 정의선·현대重 정기선·효성 조현준
두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한 박정원
한경비즈니스 선정 ‘2021년의 CEO’ 19인
신사업·실적·ESG 등 평가

[스페셜 리포트] 2021 올해의 CEO

디자인=박명규 기자


한경비즈니스가 2021년을 마무리하며 ‘2021년의 최고경영자(CEO)’ 19명을 선정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 신사업 추진 성과, 경영 실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 위기 리더십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2년 차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위기 속에서 더 큰 기회를 포착해 미래 준비와 지속 성장 기반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CEO들이다.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긴장, 기후 위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 등으로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바뀐 한 해였다. 특히 팬데믹은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날 변화를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기업들은 2021년 한 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다가올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승자가 되기 위한 미래 준비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2021년의 최고경영자(CEO)’ 19인은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이러한 경쟁에서 앞서간 리더들이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키워드①
미래 준비 : 정의선·정기선·조현준

2021년 취임 2년 차를 맞이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완성차 제조 중심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정 회장은 로봇·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수소차·전기차 등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이어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2021년 현대차그룹 정기 인사에서는 인포테인먼트·정보통신기술(ICT)·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40대 초·중반의 차세대 리더를 전면에 배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미래 준비를 위해 인공지능(AI)·로봇·수소 등 신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사장은 2020년 ‘미래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신성장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2021년 2월에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고 3월에는 한국투자공사(KIC)와 최대 1조원 규모의 해외 선진 기술 업체와 공동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모두 정 사장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2021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때도 직접 아흐마드 알 사디 수석부사장을 화상으로 대면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2021년 10월 사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100년 효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미래 먹거리로 수소를 낙점하고 수소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21년 6월 글로벌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 기업인 린데와 손잡고 액화수소 공장을 짓기로 했다.

조 회장은 “수소 에너지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에너지 혁명의 근간”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수소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②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 박정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2020년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 속에서 구조 조정과 함께 체질 개선 작업에 주력해 재무 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가스터빈·해상풍력 등 사업 구조 전환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키워드③
과감한 투자 : 정용진·장세욱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거침없는 M&A로 유통 최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 부회장은 2021년 초 신년사에서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자’는,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를 해야 한다”고 선언한 후 공격적인 M&A를 단행했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2021년 이베이코리아·더블유컨셉·SSG랜더스야구단·스타벅스코리아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데 4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동국제강은 한국 컬러 강판의 시장점유율 1위다. 동국제강이 초격차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장세욱 부회장이 주도한 선제적인 투자가 주효했다. 장 부회장은 10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컬러 강판 사업을 키워 왔다.

컬러 강판 매출 비율은 2011년 10%에서 2030년 30%로 확대될 전망이다. 장 부회장은 2021년 11월 2030년까지 매출 2조원, 100만 톤 생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는 ‘DK컬러비전 2030’을 발표했다. 장 부회장은 글로벌, 지속 성장, 마케팅 등 3가지 부문을 강화한 ‘컬러 강판 초격차 2.0’ 전략으로 향후 10년 시장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키워드④
재무 성과 : 장동현·존림

장동현 SK(주) 부회장은 2021년 12월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그룹 지주사인 SK(주)를 투자형 지주회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4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와 글로벌 M&A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적극적인 ESG 경영 추진을 통해 경영 시스템 혁신도 주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매출 1조4994억원, 영업이익 509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와 7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압도적인 생산력과 공정 기술을 앞세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의 과감한 수주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존림 사장은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증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백신 생산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3분기에만 스위스 로슈와 미국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바이오 복제약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수주 금액이 71억 달러에 이른다.

일라이릴리·GSK 등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도 위탁 생산 중이다. 2021년 5월에는 모더나 백신 수주 계약을 체결해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키워드⑤
지속 가능 경영 : 신학철·조용병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020년 7월 한국 화학업계 최초로 탄소 중립 성장을 선언하고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하는 RE100을 추진하는 등 메가 트렌드로 부상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25년까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ESG 기반의 신성장 동력에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선언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금융권 최초로 친환경 경영 비전을 선포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금융 본업에 기반한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ESG 성과 관리 체계를 구축해 ESG를 그룹의 경영 전반의 주요 어젠다로 강조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동아시아 금융그룹 중 최초로 선포한 중·장기 친환경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통해 고탄소 배출 기업과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하고 친환경 금융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조 회장의 ESG 경영은 국제 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조 회장은 2021년 11월 유엔환경계획 금융부문(UNEP FI)에서 신설한 공식 파트너십 기구 ‘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멤버로 선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경비즈니스 선정 ‘2021 올해의 CEO’ 기사 인덱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대 최초’ 20만 대 판매…전기차 승부수 통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 이끈 ICT 전문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15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주역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사장, 수소·AI·로봇 등 신사업 드라이브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컬러 강판의 퍼스트 무버…선제 투자로 독보적 1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수소·풍력’에 올인…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새 도약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지속 가능한 성장 이끄는 ESG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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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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