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도 ‘장비발’, 생산성 높이는 맞춤 IT 기기

‘멀티태스킹’ 듀얼 모니터, 저소음 키보드·마우스 등 게이밍 장비 사무용으로 인기

[비즈니스 포커스]



“OO 씨, 마이크 좀 꺼 주세요. 키보드 소리가 들려요ㅠㅠ”

A 씨는 최근 회사 화상 회의 시간에 동료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회의 창을 켜 놓고 문서를 작성하는데 타이핑 소리가 크게 들린 모양이다. A 씨는 화상 회의 툴의 마이크 기능을 끈 채 다시 기록을 시작했다. 그러다 들리는 자신의 이름. “OO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상사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답하려고 했지만 마이크를 켜는 것을 깜빡하고 허둥대느라 시간을 지체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화상 회의와 화상 수업이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안착됐다. 직장인은 물론 어린 아이들도 비대면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조작하고 다양한 비대면 툴과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시간을 내 사용법을 익히는 강좌도 진행되고 있다.

비대면 IT 기기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나 요구 사항도 달라지고 있다. 장시간 PC 사용, 집과 같은 조용한 환경에서의 사용, 영상 회의와 함께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능 등에 대한 요구다.

40만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유튜버 ‘허수아비’로 활동 중인 서영환 허수아비컴퓨터 대표는 “비대면 시대에 돌입하면서 게임용으로 쓰이던 저소음·무소음 IT 장비들이 사무용·학습용 비대면 장비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이러한 IT 장비들은 비대면 환경뿐만 아니라 장시간 사용에도 최적화돼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는다”고 말했다.

우수한 장비가 갖춰진 홈 오피스가 있어야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를 만족스럽게 처리할 수 있다. 노트북·헤드셋·키보드·마우스 등 재택근무에 유용한 비대면 맞춤 IT 도구를 소개한다.



노트북
‘두 개의 화면’으로 동시 작업

비대면 IT 기기 수요 증가에 가장 발빠르게 변신한 것은 가정용 대표 업무 기기인 노트북이다. 노트북 업체들은 비대면에 최적화된 신기능을 추가해 노트북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대표적인 기능은 듀얼 모니터다. LG전자는 최근 동시 작업(멀티태스킹)으로 노트북에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점에 착안해 보조 모니터인 ‘LG 그램+뷰(view)’를 선보였다. LG 그램+뷰는 별도의 조작 없이 노트북과 USB 케이블만 연결하면 화면이 확장된다. 제품 두 개를 나란히 붙여 사용하면 약 26인치형 크기의 32 대 10 화면비의 대화면을 즐길 수 있다. 듀얼 모니터를 통해 노트북 화면을 복제하거나 확장할 수 있고 이용자의 사용 환경이나 콘텐츠에 따라 가로 세로 모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참고 자료를 보면서 문서 작업을 하거나 영상 편집을 할 수 있고 노트북과 동일한 화면을 상대방에게 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



듀얼 모니터라고 꼭 옆으로만 붙으라는 법은 없다. 레노버는 키보드 옆에 모니터를 단 특별한 두 개의 화면을 올 초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2’에서 공개했다. 이 회사의 ‘씽크북 플러스 3세대’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서의 멀티태스킹을 위한 제품이다. 업계 최초로 21 대 10 비율의 17.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은 물론 8인치 보조 디스플레이를 화면 하단, 키보드 옆 부분에 장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레노버 관계자는 “멀티태스킹은 새로운 표준이 됐지만 종종 여러 장치와 더 큰 작업 공간을 필요로 한다”며 “레노버의 이번 제품은 보조 8인치 풀 컬러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업계 최초의 17.3인치 노트북을 도입해 이러한 상황을 하나의 노트북 안에서 가능하도록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키보드·마우스
‘무소음’ 프리미엄·게이밍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는 소음과 휴대성 측면에서 강화된 프리미엄 제품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장시간 PC 사용, 집과 같은 조용한 환경에서의 사용 환경이 늘면서 저소음·무소음의 프리미엄·게이밍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유의 타건감으로 인기를 끄는 기계식 키보드는 업무 집중도를 높여주는 반면 ‘따닥따닥’ 타이핑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화상 회의 등에서 잡음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미마이크로닉스의 기계식 키보드인 ‘메카(MECHA) ZK-1’은 일반 기계식보다 작동음을 낮춘 ‘적축(빨간색 스위치)’ 적용의 프리미엄 게이밍 키보드로 기계식 고유의 느낌에 더해 조용함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이 키보드는 3T(mm) 두께의 흡음재를 기본 탑재해 소음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앱코가 지난해 선보인 무소음 무선 키보드 마우스 세트 ‘WKM900’은 조용한 타입의 멤브레인 스위치에 윤활 공정을 더해 무소음을 자랑한다.

‘딸깍딸깍’ 마우스의 클릭 소리도 조용한 방안에선 큰 소음이 될 수 있다. 로지텍이 최근 출시한 무선 마우스 ‘시그니처M650’은 사일런트 터치(silent touch) 기술을 적용해 마우스 클릭 소음을 90% 이상으로 줄였다.



헤드셋
귓속 건강 챙기고 착용감 강화

화상 수업이나 회의 등을 하기 위해 장시간 이어폰을 착용할 때 귓속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헤드셋 착용자가 증가했지만 헤드셋 역시 오랜 시간 착용하면 머리나 귀가 눌려 통증을 느끼게 되거나 땀이 차는 경우가 많다.

커세어의 ‘HS80 RGB 게이밍 헤드셋’은 헤드밴드의 사용자 머리 모양에 맞춰 자연스럽게 늘어나며 헤드밴드의 장력이 여타 게이밍 헤드셋에 비해 느슨하게 설정돼 머리에 얹듯이 착용할 수 있다. 이어패드는 일반적인 가죽이 아니라 통기성이 있는 패브릭 소재로 돼 있어 닿는 느낌이 산뜻하면서 오랜 사용에도 훨씬 편안하다.

앱코는 자사 베스트셀러 헤드셋인 ‘N800 헤드셋’의 무게를 17% 줄인 라이트 버전 ‘N800 LITE’를 내놓았다. 8개의 독립 폼 쿠션 헤드밴드, 30mm 두께의 고밀도 오버 이어 폼 쿠션을 채택해 장시간 사용에도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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