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의 스트릿 브랜드 널디(NERDY)가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면세 매출을 중심으로 한 성장이 돋보인다.
패션 비수기로 꼽히는 1월에도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하며 예열을 마친 널디는 2월 들어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월 1~2주간 널디 매출은 약 68억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2월 들어 중국에서만 52억의 매출액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중국 매출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면세점에서 전년 동기간 대비 7배 이상 성장했다. 트랙수트 등 SS 시즌 상품 중심으로 6주 만에 13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린 널디는 비교적 객단가가 높은 FW 시즌을 감안할 때 2022년 1700억이 넘는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널디의 성장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스트릿 패션 트렌드'가 크게 한 몫 했다.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댄서들이 입는 힙한 스타일'로 알려진 스트릿 패션은 특유의 편안함과 활동감을 통해 Z세대들은 물론, '영-포티(Young-Forty)' 세대의 취향까지 사로잡았다. 일반 사이즈 대비 1~2인치씩 큰 오버핏으로 디자인된 널디는 보라, 핑크 등 트렌디한 컬러감을 기반으로 K-스트릿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브랜드 모델로 K-pop 아티스트 '태연'을 선정한 것도 상승세를 이끈 쌍두마차였다. 발랄함과 시크함을 두루 갖춘 다채로운 매력의 소유자인 태연은 널디의 스트릿 감성을 '고급스러운 힙함'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분방하면서도 확고한 프로의식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팝 아티스트로 성장한 태연은 널디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널디는 '태연 이펙트'에 힘입어, 16일부터 브랜드 미디어 캠페인 'BE THE NERD'를 전개할 예정이다. '한 분야에 깊이 몰두해 다른 일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 NERD에서 시작한 널디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리는 이번 미디어 캠페인은 '눈치만 보며 사는 정상보다, 하고픈 것을 하는 NERD가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BE THE NERD는 브랜드의 철학을 하나의 문화로 승화시키고자는 미디어 캠페인"이라며 "한국에서 시작한 오리지널 K-스트릿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갖고, 중국은 물론 아시아를 호령하는 톱 브랜드로 올라설 2022년을 기대해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널디의 모회사인 에이피알 역시 널디의 성장세에 힘입어 2021년에도 2600억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2020년 대비 약 20% 성장한 수치이다.
널디는 2022년 들어 순차적인 '컬렉션'을 선보이며 희소성에서 오는 또 하나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호랑이 에디션(완판)과 시그니처, 워터컬러, 태연 시리즈(일부 품절)에 이어, 14일에는 3월 개강을 겨냥한 캠퍼스룩 컬렉션을 출시했다. 클래식한 아이비리그 스타일 그래픽이 담긴 후디와 베스트, 슬라이드와 백팩 등으로 구성된 스타일링 필수 아이템들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시즌 트렌드에 맞춘 캠퍼스룩을 제안하고 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