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이렇게 하면 100점 [테크 트렌드]

일곱 명의 라이브 커머스 '판대 달인'들로부터 듣는 성공 비결…언택트와 IT 혁명에 올라타다

[테크 트렌드]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열풍과 정보기술(IT) 혁명, 이 두 개 조합 때문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일곱명의 라이브커머스 ‘판매 달인’들에게 그들의 라이브 커머스 성공 키워드를 전수 받았다.

1. 박승범(42·테니스 동호회 멤버)-이벤트와 혜택

우리가 게임을 할 때 서로 경쟁하는 것처럼 온라인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이 멤버십 등급 올리기를 하도록 고객을 자극하고 재미있게 해야 해요. 실버·골드·다이아몬드 등과 같은 레벨로 회원을 관리하는 거죠. 지금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구입하면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간다든지, 매일 들르면 출석 도장을 찍어줘 쿠폰을 준다든지, 재미를 위한 퀴즈·미션·혜택이 있다든지, 한정판 굿즈를 라이브 중간에 갑자기 준다고 예고한다든지 하면 라이브 방송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하지 않고 바로 이 라이브에서 구매할 때만의 독점적인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혜택이 꼭 온라인과 관련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 라켓 라이브 커머스라면 오프라인 테니스 경기 관람권이라든지, 테니스복 매장 샘플 교환권을 혜택으로 준다면 대환영이겠죠. 자연스럽게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제품을 경험해 보게 되니 제조사도 좋고 소비자도 좋아요.

제조사로서는 여기에 비용이 나가겠지만 소문이 나 라이브가 더 많이 북적이고 바이럴도 타고 인스타그램에 사진도 올라갈 테니 값어치가 있을 겁니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라이브 커머스가 되면 제품을 살 마음이 없는 사람도 예능 방송 보듯 라이브 커머스를 즐겁게 시청하기도 합니다. 재미있고 특이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하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2. 김우석(27·대학원생)-라이브 소통

ID를 불러주며 진행자와 참석자가 소통해야 해요. 이런 것 없이 그냥 진행자가 자기 말만 하면서 대본에 있는 말 다 하고 가는 일방적인 방송만 한다면 그냥 녹화 광고 영상과 뭐가 다를까요. 바로 지금 라이브로 참석자들과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실시간성·쌍방향성이 보장돼야 라이브 커머스의 의미가 있다고 봐요.

상품 구매 Q&A 채팅은 화면이 너무 빨리 지나가 진행자가 혼자 그때그때 다 대답하기가 버거워요. 상품을 보여줄 때는 채팅 창을 아예 볼 수도 없어요. 매니저가 옆에서 따로 정리해 중요 질문을 진행자에게 프롬프트로 보여주는 팀 플레이도 필요합니다. 이런 구조가 잡혀 있는 라이브 커머스는 아주 보기 편한데 그렇지 않으면 보는 사람이 너무 정신 없고 꼭 필요한 질문에 빨리 답이 없으면 답답하기도 합니다. 요즘 세대 아시죠. 기다리게 하면 안 됩니다. 바로 나가요.

사진=한국경제신문

3. 김동인(38·제조사 마케터)-빅데이터 전략

라이브 커머스 후 동영상은 주문형 비디오(VOD) 형태로 남겨둡니다. 라이브를 놓친 소비자들이 나중에라도 볼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보고 구매로 이어질 수도 있고 혜택이 있는 다음 라이브는 절대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됩니다. 모든 콘텐츠는 첫 방송 후 72시간 안에 조회 수의 대부분이 발생한다는 것이 진리입니다. 72시간 내에 고객의 반응에 따라 섬네일도 이걸로 했다가 바른 것으로 바꿔 보고 제목도 바꿔 보고 폰트도 바꿔 보고 태그도 추가해 보고 자매품 광고도 시도해 봐야 합니다. 라이브는 끝났지만 이 제품과 이벤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는 거죠. ‘제조사가 아직 주시하고 있다.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이죠.

모든 지표는 빅데이터로 수집해 둡니다. 조회 수, 성별·직업·지역·시간별 도달 범위, 총 노출 수, 참여도, 공유 수 등 이 모든 것이 다음 캠페인을 위한 토대가 됩니다. 어떤 질문이 많았는지, 어떤 제품은 상세 설명까지 보고 나서 구매하지 않았는지, 어떤 옷은 가상 피팅룸에서 입어보기까지 했는지, 어떤 제품은 클릭조차 하지 않았는지 고객의 취향 데이터를 착실히 쌓을 수 있어요. 재고 관리, 인기 색상 관리, 홈페이지에 노출할 대표 제품 배치도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밀하게 정합니다.

통상적으로 모든 온라인 판매는 월요일 매출이 가장 좋고 주말 매출은 낮습니다. 이왕 하는 행사나 프로모션이라면 월요일에 세팅해 두는 전략이 좋겠죠. 모바일은 PC보다 요일 간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365일 24시간 소비자의 손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라이브 커머스는 모바일에 최적화해야 합니다. PC 웹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보더라도 화면이 스마트폰처럼 세로 방향인 것, 다들 눈치 채셨을 거예요.

4. 이지환(31·1인 기업 셀러)-누구나 시작하는 세포 마켓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장점은 대기업이든, 1인 기업 셀러든 누구나 쉽게 접근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 수 있다는 거예요. 자기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방송하면 되니까 광고비나 사용료나 등록비도 필요 없습니다. 소량 생산되는 1인 기업 제품이나 개인 맞춤형 제품도 판매를 도전해 볼 수 있어 좋지요. 뷰티 유튜버들이나 IT 유튜버들은 광고 없이 본인의 SNS에 제품을 노출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다음 라이브 커머스까지 해주면 제품 판매에 날개를 달 수 있죠. 현재 네이버 1인 커머스의 비율은 60%가 넘습니다. 업계는 1인 셀러가 주도하는 세포 마켓이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사실 라이브 커머스에서 얼마를 팔았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가장 공정하고 빠르고 정확한 소비자 데이터가, 라이브 커머스를 한 번 하고 나면 내게 쌓입니다. 이게 핵심이었어요. 어떤 유통 업체나 판매 플랫폼을 통하지 않는 순수하고 정확한 소비자 데이터, 구매 데이터가 직접 내게 보여지니 이를 활용해 사업을 더 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었습니다.


5. 임선우(33·유튜버)-하드웨어 세팅

아주 전문적인 촬영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요즘 나온 스마트폰만 있으면 촬영·녹화·편집이 다 가능합니다. 조금 더 효율적인 환경을 원한다면 LG스탠바이미 같은 무빙휠 디스플레이는 유튜브 촬영을 더 편하게 해줍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한 디스플레이를 자신이 원하는 공간으로 자유자재로 옮긴 뒤 촬영·편집·감상이 가능하죠. 화면을 가로로 볼 수도, 세로로 볼 수도 있어 노트북 화면과 모바일 화면을 고려해 영상 작업에 참고할 수 있어요. 다 만든 영상을 모니터링하기에도 유용한 기기죠.

온라인 커머스를 몇 차례 시리즈로 방송한다면 방송마다 타깃 제품이 같더라도 커머스를 진행하는 공간을 다양하게 해주면 좋죠. 매 시리즈 다른 스튜디오, 다른 인테리어, 다른 조명, 다른 화면 색감, 진행자의 다른 옷으로 제품 주변을 다채롭게 세팅 하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6.박영문(33·IT 기업 개발자)-아바타 로봇

텔레프레즌스 로봇(telepresence robot)이라는 것이 있어요. 자신을 대신해 강의실·회의실·설명회에 참여하고 소통하고 공감해 주는 대리 로봇입니다. 여러 곳에 자기 대신 갈 수 있는 아바타라고 이해하면 쉽죠. 로봇이 로봇과 연결된 사람의 움직임이나 표정을 동기화해 반응합니다. 발표자가 오른쪽으로 걸어가면서 고개를 돌리면 발표자 로봇도 같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고개를 돌립니다. 자신이 고개를 끄덕이면 자기 로봇도 같이 고개를 끄덕이지요. 이 강연이나 발표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당연히 더 가까워지고 의사소통의 양과 질도 보장됩니다. 몸이 불편한 분이나 원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운 시니어들에게도 유용하지요.

요새 여러 기업이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하는 챗봇은 사용자의 나이·성별·취향·시간·지역을 고려해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어요. 단순히 미리 준비된 대답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기본 데이터와 관점을 이해한 상태에서 대화하는 챗봇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머스에서 이런 로봇들을 활용하게 된다면 그 뉴스 자체가 하루 종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다 장악할 겁니다.

7. 도현민(42·패션 기업 브랜드 매니저)-메타버스 컬래버레이션

패션계는 온라인과 컬래버레이션을 가장 열심히 하는 분야입니다. 온라인 게임이나 메타버스에서 캐릭터에 패션 아이템을 협찬하고 판매하는 전략을 많이 세웁니다.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세계적인 명품 ‘발렌티노’와 ‘마크 제이콥스’와 협업한 아이템이 있습니다. 수천 만, 수억 유저가 있는 온라인 게임-온라인 커머스에 패션 브랜드를 노출하고 자연스럽게 영업하는 것이지요. PC·모바일·온라인 매체 대세가 된 지금
이 방법은 패션 브랜드의 광고·판매·팬덤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구찌 스니커 개라지(Gucci sneaker garage)라는 앱이 있습니다. 최소 수백 달러의 구찌 신발이 이 앱에서는 12.99달러입니다. 오로지 가상 디지털 환경, 메타버스 속에서만 신는 신발이기 때문이죠. 이 앱에서 신발을 구매하면 메타버스 속 구매자 캐릭터 발에 구찌 신발이 신겨집니다.

앞으로 온라인 커머스는 이런 온라인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시장도 굉장히 큰 먹거리인 만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정순인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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