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에선 포스코·SK하이닉스·삼성전자·LG화학 순
민간기업보다 공기업이 투자 규모 커
1조3000억원 투자한 한국중부발전이 1위 차지
지난 10년 간 국내 대기업이 온실가스 저감 활동에 투자한 금액이 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등락은 있었지만 연평균 9000억원 가까운 금액을 온실가스 저감 투자에 사용했다.
업종별로는 공기업이 전체의 43.9%에 해당하는 3조9000억원을 투입해 가장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에 나섰다. 이를 통해 공기업은 10년 간 배출량을 15% 이상 줄였다.
업체별로 보면 지난 10년 간 누적 온실가스 저감 투자액에서 한국중부발전이 1조302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포스코와 SK하이닉스,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이 투자액 ‘톱5’를 형성했다.
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 중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온실가스 저감투자액과 배출량을 모두 공시하는 213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온실가스 저감 누적 투자액은 8조8947억원으로 나타났다. 누적 투자 건수로는 5612건이었다.
이 중 공기업 15곳의 누적 투자액은 3조9026억원으로 전체 누적 투자액의 43.9%를 차지했다. 민간기업 198곳의 투자 규모(4조9921억원)를 감안하면, 기업 1곳당 투자는 공기업이 월등히 많았다. 공기업의 누적 투자 건수는 916건이다. 이는 전체 누적 투자 건수의 16.3%로, 민간기업보다 건당 온실가스 저감 투자액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공기업의 투자 규모는 2013년 1조3700억원으로 가장 컸는데, 한국중부발전 고효율 복합발전소 건설(1조81억원) 집행 영향 때문이다. 공기업의 온실가스 저감투자는 연도별로 다소 편차가 있지만 매년 4000억원 안팎을 온실가스 투자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공기업이 온실가스 저감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공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8438만톤으로 2011년 2억1838만톤보다 15.6%(3400만톤) 줄었다. 공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곧 2억톤을 웃돌다, 2018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2020년 처음으로 2억톤 밑으로 내려왔다.
민간기업(198곳)의 2011~2020년 온실가스 저감 투자액은 4조9921억원으로 공기업보다 많았다. 하지만 공기업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민간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7006만톤으로 2011년 2억2565만톤에 비해 19.7%(4441만톤) 증가했다.
민간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 2억2565만톤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7년부터는 줄곧 2억5000만톤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저감 투자보다 생산시설 확충 속도가 더 빨라 투자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온실가스 감축 투자액을 업종별로 보면 공기업이 3조902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석유화학 1조4981억원 △IT·전기·전자 1조3153억원 △철강 1조1131억원 △서비스 2767억원 △건설·건자재 171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공기업이 3400만톤이 줄어든 반면 민간기업의 경우 △IT·전기·전자 1305만톤 △석유화학 1290만톤 △철강 1177만톤 △생활용품 120만톤 등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기업별 누적 투자액 ‘톱10 중 다섯 곳이 공기업이었고, 톱10 기업 투자액이 전체 투자액의 65.5%를 차지했다.
기업별 누적 투자액을 보면 한국중부발전이 1조302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포스코(8713억원) △SK하이닉스(7852억원) △한국남동발전(6280억원) △한국남부발전(6207억원) △한국철도공사(3732억원) △삼성전자(3608억원) △LG화학(3488억원) △한국동서발전(2675억원) △SK브로드밴드(265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투자 건수로는 유통업이 1064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많은 사업장 수와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사업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뒤를 이어 △공기업(916건) △IT·전기·전자(777건) △석유화학(746건) △식음료(460건) △자동차·부품(460건) △철강(405건) 순이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