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동산부터 수술대 올린다

250만호 공급, 200만호는 민간 주도 공급
“재건축 늘리고 세금 줄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한국경제신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임기 시작부터 부동산 시장 대수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집중 비판한 바 있다. 그의 부동산 공약의 핵심은 공급 물량을 늘리고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임기 5년간 25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 중 130만~150만호는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 공급된다. 시장에선 최근 10년간의 주택 공급 규모가 연평균 48만호인 만큼 5년간 250만호 공급 목표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부적으로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 개발 142만호(수도권 74만호) △재건축·재개발 47만호(수도권 30만5000호) △도심·역세권 복합 개발 20만호(수도권 13만호) △국공유지 및 차량기지 복합개발 18만호(수도권 14만호) △소규모 정비사업 10만호(수도권 6만5000호) △매입 약정 및 민간개발 등 기타 방법 13만호(수도권 12만호) 등이다.

공급 목표의 80%인 200만호는 민간이 주도해 짓는다. 건설업계가 내심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했던 이유다. 문재인 정부부터 시작된 정부 주도의 공급 정책으로 건설사들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새 집을 분양해야만 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부동산 공약


집값 폭등으로 내집 마련의 꿈이 요원해진 청년층을 위한 청년원가주택은 30만호 공급 예정이다. 청년원가주택은 분양가의 20%를 내고, 나머지 80%는 장기원리금 방식으로 상환한다. 5년 이상 거주한 후 집을 팔면 국가가 이를 매입하면서 매매 차익의 최대 70%를 되돌려준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혼부부 등을 위한 역세권 첫 집도 20만호를 공급한다. 역세권 첫 집은 역세권에 무주택 가구를 위한 공공 분양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500%로 높여 이를 통해 확보한 물량의 50%를 기부채납으로 받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재건축 등 정비 사업 관련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서울 등 도심에 충분한 주택이 공급되도록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공동주택의 경우 정밀안전진단 면제를 추진한다. 아울러 현 정부가 높인 안전진단 평가 기준도 낮춘다. 안전진단 항목 중 절반을 차지하는 구조안정성의 비중을 30%로 낮추고 주거 환경 비중을 기존 15%에서 30%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관련 세금도 낮아질 전망이다.
1주택자에 대한 세율은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낮추고 차등 과세 기준은 보유 주택 호수에서 가액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양도소득세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일시적으로 최대 2년간 배제해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는 취득세 면제와 1% 단일 세율을 적용하고 현재 1~3%인 1주택자 취득세율도 단일화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공 주도의 공급에 집중하면서 건설사들이 수익을 얻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며 “윤석열 당선인이 민간 주도 주택공급을 약속하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일감이 발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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