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체질 바꾼 ‘아메바 경영’…33플랜 새 승부수

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보험주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곳으로 기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리츠화재는 2021년 한 해 동안 주가가 무려 129.79% 급등했다.

여기에는 김용범(59)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 능력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3.1% 증가한 660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보험사들 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대해상(약 4330억원)과 KB손보(약 3020억원)보다 당기순이익이 높았다.
‘아메바 경영’으로 기업 문화 개선김 부회장은 2015년 1월부터 메리츠화재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부터 메리츠화재는 이전과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적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지지부진했던 메리츠화재의 실적은 그의 취임과 함께 매년 고공 행진을 이어 가며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김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가파른 수익을 낸 비결은 김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체질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메리츠화재의 수장에 오른 직후부터 적자 구조의 자동차 보험 비율을 점차 낮춰 나갔다.

그 대신 암·어린이·치아보험 등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 인보험 판매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맞춰 조직 내부의 혁신에도 앞장섰다. 그는 특히 메리츠화재의 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 그 결과 김 부회장은 ‘아메바 경영’을 도입해 모든 조직을 ‘성과형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김 부회장의 아메바 경영은 큰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도록 해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만드는 경영 방식이다.

이를 위해 보험사의 근간인 영업 조직 개편에 힘을 쏟았다. 이를테면 ‘본부-지역단-점포’라는 3단계의 영업 관리 조직에서 본부와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본사 밑에 영업 점포로 직결되는 구조로 슬림화했다.

이를 통해 절감된 영업 관리비용은 상품 경쟁력과 수수료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김 부회장은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이 밖에 보험 설계사 출신들의 본부장 승격 제도를 도입해 영업 조직에 알게 모르게 있던 신분제와 직업적 커리어의 한계를 완전 폐지하기도 했다.

조직의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시킨 김 부회장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계획 중이다. 그는 2024년까지 당기순이익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지난해 제시하며 이른바 ‘33플랜’을 공표했다.

그가 제시한 33플랜은 큰 틀에서의 전사적인 중기 목표와 전속 채널(TA), 독립 보험 대리점(GA), 장기·자동차·일반 보험, 자산 운용 등 사업 부문별로 달성해야 할 세부 목표를 함께 제시해 목표 달성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골자다.

김 부회장은 “새로운 계획과 함께 미래 좌표를 다시 설정했다”며 “올해는 새롭게 설정된 좌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치열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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