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사내이사 선임안 가결…3년간 임기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역할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법률 리스크를 딛고 25일 정식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함 회장은 10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김정태 회장에 이어 3년간 하나금융을 이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금융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 내정자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8일 차기 그룹 회장 단독후보로 함영주 당시 부회장을 추천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등은 함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 등을 근거로 회장 선임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지만, 안건은 통과됐다. 함 회장이 낸 중징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을 받아들이고 하나금융그룹 최대 주주(9.19% 보유)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하면서 안건 통과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안팎에선 실적·배당 극대화를 노린 외국인 주주들이 함 회장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주주들은 하나금융 전체 지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이들이 함 회장이 재임 중 이뤄낸 성과 등을 높이 샀다는 것이다.
함 회장은 고졸 출신 행원에서 금융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1980년 서울은행에 텔러(창구 전담 직원)로 입사한 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과 가계영업추진부장, 남부지역본부 본부장, 충남북지역본부 부행장보 등 영업 일선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며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직후 초대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두 은행의 통합을 큰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후에도 업계 최고의 영업통답게 당시 1조원대에 머무르던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을 1년 만에 2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함 회장은 2016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직에 올랐고 2018년부터 단독 부회장으로 그룹의 안살림을 맡으며 차기 회장 후보로 입지를 다져 왔다.
한편, 하나금융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백태승·김홍진·허윤·이정원·이강원 등 5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과 이달 말 퇴임하는 김정태 전 회장에게 특별공로금 5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도 승인돼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