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정석 벤 호건의 스윙 바이블을 만나다

호건의 비법을 그림으로 쉽게 담아낸 게 특징

[서평]



벤 호건 골프의 기본
벤 호건·허버트 워런 윈드 지음 | 김일민 역 | 한국경제신문 | 2만원

“호건은 넘볼 수 없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차원이 다른 골프에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그런 선수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브리티시 오픈에서 다섯 차례 우승한 호주 출신의 시니어 프로 피터 톰슨의 말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에 선정됐던 벤 호건은 미국남자프로골프투어(PGA) 메이저 대회 9승, 사상 둘째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그는 평균적인 체격 조건을 지닌 골퍼라면 누구나 꾸준하고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80타의 벽을 깰 수 있다고 믿었다. ‘벤 호건 골프의 기본’은 바로 그 전설의 벤 호건이 남긴 책이다. 1957년 첫 출간 이후 모든 골퍼의 필독서가 된 ‘벤 호건 골프의 기본(Ben Hogan’s Five Lessons)’이 정식 판권 계약과 새로운 번역, 꼼꼼한 감수 작업을 거쳐 돌아왔다. 이 책이 1957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65년째 아마존 골프 분야 부동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며 수많은 골퍼들에게 교과서로 손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건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스윙의 일관성과 꾸준한 노력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어떤 압박감 속에서도 스윙을 지켜내고 믿을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기본기라는 것이다. 호건은 프로 골퍼로서 전성기를 달리던 1949년 2월 관광버스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로 대퇴부·쇄골·발목·갈비뼈 등 11개의 뼈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수술로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다시 걷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1월 호건은 로스앤젤레스 오픈에 출전해 준우승을 거뒀고 그해 US 오픈에서 우승하며 기적 같은 복귀 스토리를 썼다.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탄탄한 기본기에 있다.

골프의 고전인 이 책에는 그의 이런 기본기를 비롯해 티 박스에서 그린에 이르기까지 소개된 기술을 연마해 각자의 골프를 차근차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각 장마다 호건이 오랜 세월 연습과 실험을 통해 입증한 골프의 기본 원칙을 쉽고 상세한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호건이 갈고닦아 온 기술과 비법을 일대일 레슨 받듯 쉽게 전수받는 셈이다.

호건은 1950년 메리언에서 열린 US 오픈에서 남긴 기적 같은 샷을 두고 우연이나 영감이 아니라 열두 살 때부터 꾸준히 연습해 온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결과를 만드는 움직임, 그것이 바로 진정한 골프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구분하는 골프의 기본은 첫째가 그립, 둘째가 스탠스와 자세, 어드레스에서 백스윙 톱에 이르는 스윙의 전반부 그리고 다운스윙부터 팔로 스루 마지막까지를 포함하는 스윙의 후반부다. 이 책에서는 5번의 레슨과 이 모든 과정을 실제로 골프광이기도 한 앤서니 라비엘리가 한눈에 알아보기 쉽고 섬세한 그림으로 담아내 호건의 비법을 전하고 있다.

PGA 투어 라커룸에서는 여전히 늘 호건의 이름이 등장한다. US 오픈과 PGA 챔피언을 지낸 래리 넬슨도 이 책을 통해 골프를 배웠고 골프계의 신성인 마크 오메라도 호건의 스윙을 교본 삼아 연습했고 아직도 그의 책을 참고한다. 또 다른 위대한 골퍼 잭 니클라우스는 가파른 스윙으로 유명하지만 오늘날 클럽을 크게 빼는 호건식 동작으로 돌아오고 있다.

기본이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단순하면서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일관된 스윙 없이는 훌륭한 플레이도 있을 수 없다. 기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나면 이후 스윙·자세·동작 모두 올바른 궤도에 오르게 된다. 호건이 꾸준한 노력을 통해 충실히 익힌 기본기를 읽고 따라 하면 어느새 거장의 골프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막 골프에 입문한 초보자든 숙련된 프로 선수든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챔피언이 탄생한다고 믿는다면 이 책을 반드시 소장하고 꾸준히 연습하라. 머지않아 골프를 더욱 즐기게 됨은 물론 일반 골퍼 역시 80타의 벽을 깰 수 있을 것이다.

마현숙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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