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기업 대상 ‘신한 ESG 등급’ 선보입니다”

최강 ESG팀-신한금융지주 ESG기획팀

[ESG 리뷰]

신한금융지주 ESG기획팀 (왼쪽부터) 김경언 차장, 정지성 부부장, 황소영 부장, 이상은 부부장.사진=서범세 기자


‘금융권 최초.’ 신한금융지주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소개하는 단골 문구다. 신한금융은 2020년 동아시아 최초로 금융 자산 탄소 중립 목표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를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공식 행사 ‘마라케시 파트너십’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유일한 아시아 민간 금융 대표로 초대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금융은 2015년 한국 금융회사 중 최초로 이사회 내 ESG전략위원회를 신설하며 일찍부터 ESG 경영 체계를 다져 왔다.

신한금융의 ESG 업무는 2018년부터 전략기획 부문에서 담당해 왔다. 그러다 2021년 1월 독립 부서인 ESG기획팀이 출범했다. 현재는 ESG기획팀을 중심으로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 등 그룹사의 ESG 전담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신한금융그룹의 ESG 전략을 이끌고 있다.

ESG기획팀의 주요 업무는 환경·사회 부문의 ESG 총괄 전략 설정과 그룹사 내 포트폴리오 조정, 전략 전달 및 실무반 운영, 전략 실행 지원 등이다. 올해 목표는 ESG기획팀이 베스트 프로젝트로 꼽는 제로 카본 드라이브의 적극적 실행이다. 금융회사의 탄소 중립 전략의 핵심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저탄소 전환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할 시점이다.

신한은 ‘금융 배출량(financed emissions)’ 측정치를 통해 구체적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등 실행에 방점을 둔 전략을 공개했다. 금융 배출량은 탄소회계금융협회(PCAF)에서 제공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산출한다. 올해 기준 8만6300개사의 데이터를 확보, 각 그룹사가 배출량을 조회할 수 있는 금융 배출량 산출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까지 완료한 상태다.

임원부터 실무진까지 공통 과제

신한금융은 올해 대출·투자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하는 ‘신한 ESG 등급’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 ESG 등급은 기존의 기업 신용 등급과 별개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한다. 이후 우대 금리 적용, 신상품 개발, 심사 프로세스 반영, 한도 설정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신한금융이 이 같은 선제적 대응을 이어 갈 수 있었던 것은 내부 협력 덕분이다. 15개 그룹사를 ESG기획팀 5명의 팀원이 모두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2020년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선언한 이후 만든 강력한 ‘구동 체계’가 지금의 신한 ESG 경영 내재화에 큰 도움이 됐다. 김경언 ESG기획팀 차장은 “ESG는 지향점과 현실 간 차이가 크거나 저항감이 있는 의제를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룹사를 설득하고 동참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팀원 모두 ‘이 일을 ESG기획팀이 하지 않으면 누가 할 수 있느냐’는 생각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ESG 구동 체계는 전 레벨에 걸친 대규모 조직으로 발전했다. 한국 금융사 최초로 2015년 조직한 이사회 내 ESG 전략위원회(전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필두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전원이 참석하는 ‘ESG 추진위원회’, 그룹사의 전략·지속가능경영 담당 임원(CSSO)이 참석하는 ‘그룹 ESG CSSO협의회’, 실무자들이 참여해 ESG 추진 과제를 발굴하는 ‘ESG 실무자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또한 조용병 회장은 그룹사 ESG 부서장, ESG기획팀과 월 2회 ESG 전략 회의를 직접 진행하며 ESG 이슈를 살피고 있다. 글로벌 기준과 각 부서 및 그룹 동향을 제때 파악하기 위해 경영진이 ESG 실무 단위까지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의 또 다른 강점은 글로벌 대응이다. 신한금융은 기후변화재무정보공개태스크포스(TCFD)에 한국 최초로 가입했고 탄소중립은행연합(NZBA)의 창립 기관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자산운용사이니셔티브(NZAM)·탄소중립보험연합(NZIA) 등에 신한 그룹사들이 한국 최초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조 회장이 유엔환경계획금융부문(UNEP FI) 리더십위원회 멤버에 선정됐고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CSSO는 글로벌운영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뱅킹 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글로벌 의제를 직접 다루며 한국에 전하는 글로벌 차원의 리딩 그룹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ESG기획팀은 글로벌 ESG 기준이 아직은 정립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 선두 기업으로서의 역할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상은 ESG기획팀 부부장은 “과거에는 경쟁사들이 전략을 모방하는 것을 견제했지만 ESG는 경쟁사를 비롯한 모든 기업이 함께 참여해야 위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황소영 신한금융지주 ESG기획팀 부장
“특화 조직 구성, ESG 실행력 더 높인다”

황소영 신한금융지주 ESG기획팀 부장.사진=서범세 기자


- ESG기획팀이 꼽는 신한금융의 차별점은 뭔가.

“정량화·객관화 능력이 뛰어나다. 신한금융은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위한 배출량 산출 시스템뿐만 아니라 사회 공헌 등 각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신한 ESG 밸류 인덱스(value index, 전 신한 SVMF)’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과 선제적 실행은 연계되는 부분인 듯하다.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직접 참여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어떤 의제가 논의되는지 흐름을 파악하기 쉽다. 그 흐름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면서 선제적 실행까지 이뤄지고 있다. 시장의 인지도가 낮고 벤치마킹 모델도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 체제를 제안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경영진의 적극적 의지와 함께 만들어진 정량화된 조직이 ESG 구동과 실행에 큰 힘이 되고 있다.”

- ESG 정보 공시를 어려워하는 기업이 있다.

“ESG를 시작하려는 기업에는 공시가 필수적이다. 기업의 내부 정보와 데이터를 취합하는 시스템과 제도, 데이터 투명성과 경영진의 의지가 있어야 올바른 공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공시를 부담으로 느낄 것이 아니라 기회로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공시를 위해 데이터를 측정하면 데이터 관리가 필요해진다. 전년도보다 데이터상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하며 자연스럽게 그 목표가 비즈니스에 내재화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공시 자체가 ESG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 올해 ESG기획팀에 주어진 과제는 뭔가.

“올해 신한금융은 본격적인 ESG 실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2 신한 ESG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라는 목표를 세우고 4가지 전략 방향을 설정했다. 먼저, 구동 체계 강화를 통해 ‘그린 투자은행(IB) 추진 랩(Lab)’, ‘ESG 글로벌 데스크’ 같은 특화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실행력을 높였다. 둘째는 ESG 평가 기반 여신·투자 심사 체계 및 내부 모형 고도화를 통해 탄소 중립 실행력을 확보한다. 셋째는 ESG 투자 확대 및 ESG 우수 기업 포상 등을 통해 ESG 기술 보유 기업 및 ESG 우수 기업의 성장을 독려한다. 마지막으로는 인적 자본 다양성 같은, 신한이 차별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신규 의제를 발굴해 이끌어 갈 예정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379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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