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험 따로 없는데 해외 감염 어쩌나

현지 감염되면 격리비 폭탄
여행사, 반쪽짜리 여행 보험에 수요 줄어들까 노심초사

[비즈니스 포커스]

탑승객들로 붐비는 김포공항.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 도중 코로나19 확진되면 어떻게 하지.”

2년여 만에 겨우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게 된 국민들은 너도나도 즐겁다. 하지만 외국 여행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타국에서 치료 받게 되면 치료비와 숙식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터파크‧지마켓 등 e커머스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들은 이 같은 소비자의 고민을 알고 있었다는 듯 여행 패키지에 ‘코로나 보험’이란 상품을 추가해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코로나 보험이라고 써 있지만 알맹이는 일반 여행자 보험 상품이다.

여행자 보험은 여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사고나 분실에 대해 보장하는 보험이다. 여행자 보험에선 코로나19 확진도 일반 질병에 걸린 것으로 판단, 이에 따른 약값과 병원 입원 치료비를 지원한다. 반면 경증으로 자가 격리만 한다면 치료와 무관해 숙박비와 식비는 보험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많게는 수백만원의 격리비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코로나19 확진 시 격리 기간은 5~10일이다. 국가마다 제각각이다. 하루 숙박 10만원, 한 끼 룸서비스 1만원인 숙소에서 5일간 격리한다면 최대 65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귀국 일정이 지연되면 항공료 환불이 어렵다. 다시 돈을 주고 귀국행 표도 끊어야 한다.

정리하면 여행사가 상품에 내건 ‘코로나 보험’이라는 상품은 따로 없다. 전부 일반 여행자 보험 상품이다. 보험사가 여행자 보험을 통해 보장해 주는 범위는 의료 기관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치료받거나 약을 구매한 경우다. 격리로 인한 추가 비용은 보장받을 방법이 없다. 이용자는 보험 가입을 통해 격리 위험에 대비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셈이다.

일부 여행객은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 일본 등 격리비를 지원하는 해외 보험 상품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보험료가 비싸다. 또 몇몇 나라는 상담과 보장 절차가 복잡하다.

다만 여행사들도 할 말은 있다. 여행사들이 보험사들과 자가 격리 제반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 개발 논의를 진행했지만 진척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보험사는 나라별로 코로나19 유행 정도와 격리 상황이 천차만별이어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최근 반쪽짜리 보장으로 여행 수요가 사그라들까 노심초사한 하나투어 등 일부 여행사들이 결국 직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격리로 인한 숙식비와 PCR 검사 등이다. 다만 여행 상품에 따라 혜택의 폭이 달라 향후 분쟁의 소지가 있다.

엔데믹(주기적 유행)으로 해외 여행 빗장이 풀렸다 해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마음 놓고 여행할 수 없다. 현지 감염이라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여행자 보험에 들어야 한다고 정부는 권한다. 여행자 보험은 같은 항목이라도 보험사마다 보장 금액과 보장 범위가 달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여행 패키지와 묶여 있는 여행자 보험도 무늬만 코로나 보험인지, 코로나19 확진 시 얼마나 보장해 주는지 살펴봐야 한다.
돋보기
어쨌든 여행 보험 수요 폭발
‘특별 여행 주의보 해제.’ 2년여 만이다. 하늘길이 열리자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덩달아 보험업계도 함박웃음이다. 여행자 보험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행자 보험은 보험업계에서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통상 손해율이 50% 수준이기 때문이다. 비행기 추락과 같은 대형 사고만 없다면 큰 손실을 보지 않는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한국의 주요 3대 손해보험사의 4월 해외여행자 보험 계약 건수는 1만1969건으로 지난 2월(6146건)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악사(AXA)손해보험은 올해 들어서만 가입자 수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700% 늘었다.

보험사들은 색다른 보장 상품을 내세우거나 타깃층을 차별화하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다이렉트 착 해외여행보험’ 상품을 개편, 해외 의료비와 여행 중 휴대품 손해 보장은 물론이고 ‘여행 중 자택 도난 손해 담보’를 추가해 비어 있는 집의 안전까지 보장한다. 악사손해보험은 패키지 여행의 수요 급증에 대비해 단체형 ‘다이렉트 해외여행자보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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