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빠진 구릿값…멀리 본다면 ‘구리 ETF’

에너지 전환 가속화 · 중국 경기 부양 의지, ‘저가 매수’ 기회…DBB 관심 가져야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하에 실시되고 있는 도시 봉쇄로 구리를 비롯한 산업 금속의 가격이 큰 폭으로 후퇴했다. 다만 톤당 1만 달러를 밑도는 구리 가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2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강세를 지속한 산업 금속 섹터는 지난 4월 변동성 확대를 경험했다. 이 기간 구리·알루미늄·아연의 가격은 각각 5.84%, 12.56%, 1.59% 하락했다. 연초 이후 긴축 경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인플레이션 부담 속에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하강을 부각시킨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 무관용 정책이 4월 악재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 3월부터 중국의 전면 혹은 부분 봉쇄 강화가 경제 지표를 악화시키고 위안화 가치를 압박했다. 선전과 상하이에 이은 베이징까지 봉쇄 선상에 올라 2분기에도 경제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5월이나 그 이후까지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봉쇄 우려가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는 산업 금속 섹터에 호재다. 지난 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5.5% 달성을 위해 거시적인 조정을 강화하고 경제·사회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경기 부양책을 예고했다. 이에 앞서 4월 27일 열린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도 ‘전면적인 인프라 건설 강화’ 방안을 논의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흔들리는 경제를 민간 자본 주도의 인프라 투자로 부양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위축 우려와 경기 부양 기대가 공존하는 동안 단기 가격 변동성이 산업 금속 섹터의 추세 상승을 제어할 수 있다. 다만 높은 에너지 가격하에서 신재생 인프라 투자 전환 가속화에 더해지는 중국 경기 부양 기대는 산업 금속 섹터의 장기 강세 모멘텀을 유효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남아 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함께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는 산업 금속 섹터의 맏형인 구리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심리도 지지한다. 상하이에 이은 베이징 봉쇄 공포로 다시 톤당 1만 달러(약 1268만원)를 밑돈 구릿값에도 런던금속거래소(LME)·상하이선물거래소(SHFE) 등 글로벌 재고 지표들은 여전히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코로나19 사태 재확산 속에 도시 봉쇄, 그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가 타이트한 수급 전망을 압도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톤당 1만 달러를 밑돈 구릿값에서 중국 정련 구리 프리미엄이 상승해 LME 현물-3개월 선도 가격 스프레드(차이)도 선물 가격이 미래 현물 가격보다 낮게 이뤄지는 ‘백워데이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는 곧 톤당 1만 달러 하단에서는 실물 시장과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재생에너지, 특히 전력을 주도로 한 중국 당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대로 작용하는 한 단기 구릿값 조정은 ‘장기 관점의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 급락을 초래한 코로나19 사태의 재확산 속에 도시 봉쇄는 단기적으로 우려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전환(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수혜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는 톤당 1만 달러를 밑돈 구릿값에서 꾸준한 저가 매수세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DBB(Invesco DB Base Metals Fund), AIGI(WisdomTree Industrial Metals ETC) 등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을 권고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21 하반기 원자재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