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피부염, 비염, 기관지 천식 등 각종 질환 주의해야
액상형 독먹이형 개미퇴치제로 ‘도미노 연쇄’ 살충 효과 노릴 수 있어
국내 주거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집안을 침범하는 ‘작은 불청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주거 환경이 발전하면서 주방과 화장실, 베란다 등의 온·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개미들의 강한 번식력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개미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개미에 물리면 침 속의 이종 단백질이 자극성 알레르기 피부염을 일으켜 따끔하고 간지럽거나, 물린 자국이 벌겋게 부어 오르기도 한다. 개미의 사체 부스러기를 흡입할 시엔 비염 및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성은 햇살가정의학과 원장은 “개미에 물린 경우 물린 부위를 깨끗이 씻고 부종이 가라앉도록 얼음찜질을 해주어야 한다. 여기에 부신피질 호르몬제 물약이나 소염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면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며 “상처가 덧나거나 개미 독이 남아 만성 피부염이 되었을 때에는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개미 방제를 위해서는 여왕개미를 비롯한 군락 전체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개미는 알을 낳는 여왕개미와 함께 4000마리 정도가 하나의 군체를 이뤄 살지만, 실제로 밖에 나와 활동하는 개미는 10%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가주성 개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애집개미의 경우 한 군체에 여왕개미가 수십에서 수백 마리까지 존재한다. 가정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살충제는 스프레이형 약제다. 하지만 이는 눈에 보이는 일개미만을 죽이기 때문에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도미노 연쇄’ 살충 효과가 가능한 액상형 독먹이제 형태의 살충제품 사용이 최근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겔타입의 제품인 경우 개미가 좋아하는 달콤하고 기름진 미끼에 살충제 성분을 섞어 과립형태의 먹이를 선호하지 않는 개미들에게도 높은 호식도(palatability)를 보인다. 개미들은 이 미끼를 군락으로 가져가 여왕개미와 애벌레에게 나눠 먹이기 때문에 ‘도미노 연쇄’ 살충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근 한국유용곤충연구소가 애집개미를 대상으로 국내 유통 중인 독먹이형 개미퇴치제 5종의 호식도를 실험한 결과, 바이엘社의 ‘맥스포스 퀀텀 겔’이 24시간 내 가장 높은 호식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형 독먹이형 제품의 경우 약제 처리 전 개미의 이동경로를 충분히 파악하고, 이동경로 중간보다는 주변에 약제를 놓는 것이 좋다. 이동경로 내에 약제를 놓게 되면 개미가 이를 장애물로 생각해 이동경로를 폐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살충제 사용 외에도 먹이와 물의 공급을 막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음식물을 보관할 경우 항상 밀봉 가능한 용기를 사용하고, 싱크대와 화장실에 물기를 깨끗이 제거하여 개미가 물을 구하지 못하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바닥에 흘린 빵가루나 과자가루 등 음식물 찌꺼기의 뒷처리를 잘 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개미 예방법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