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 동안 값싸게 이용 가능…온라인으로 가입도 쉬워
[컴퍼니 : 2022년 보험 특집]소비자 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 가면서 매달 내는 보험료 걱정도 늘었다. 전통적인 보험 상품은 기간이 길고 여러 가지 담보를 한 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발돼 가격이 비싼 편이다. 언제 보상받을지 모르는 데 오랜 기간 동안 비싼 보험료를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미니 보험(소액 단기 전문 보험)은 기간이 짧고 값이 싸다. 가입도 방문이나 전화 상담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간편하다. 자전거 보험이나 골프, 층간 소음 보험 등 생활 밀착형 상품부터 암보험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기존 보험 상품이 종합 선물 세트 개념이라면 미니 보험은 필요한 것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앞다퉈 미니 보험을 속속 내놓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주로 내놓았던 미니 보험을 생명보험사들도 선보이는 모습이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 인구 967만 명 중 343만 명(35.5%)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는 129만 명(13.4%)이다. 이 기간 MZ세대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67.2%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 활동 참가율(66.3%)을 추월했다.
또 카카오가 보험 시장에 진출하면서 보험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을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가 7월 말 디지털 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범을 예고해 둔 상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출범 초기 여행자 보험과 펫보험, 전자 상거래 반송 보험 등 미니 보험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미니 보험이 보험사로선 소위 ‘돈 안 되는 사업’인 만큼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가격을 1000원대로 올리는 등 상품 설계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예컨대 미래에셋생명은 2019년 대표적인 장기 상품으로 여겨지던 암보험을 미니 보험 형태로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암 중에서 폐·간·위 등 한 부분만 보장하는 대신 가격을 대폭 낮춘 방식이었다. 최근 회사는 위암·폐암·간암·대장암 등 발별률이 높은 암을 묶어 1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MZ세대는 현재 일상생활 위험에 대비하고 투자하는 보험 상품에 관심이 더 많다. 미니 보험에 대한 수요층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망·연금·건강 등 전통 보험 수요는 어느 정도 다 찼기 때문에 보험회사들은 틈새시장인 미니 보험을 공략하고 있다. 당장 수익은 적지만 수요 공급 측면에서 미니 보험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