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최윤호 삼성SDI 사장] 삼성의 대표 재무 전문가…배터리 부문 정교한 ‘초격차’ 투자 시동

약력 : 1963년생. 성균관대 경영학과. 1987년 삼성전자 경리팀. 2004년 삼성전자 경영관리그룹 담당임원. 2010년 삼성전자 사업지원팀 담당임원. 2010년 삼성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임원. 2020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2021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현).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그룹 내 재무 부문 최고 전문가다. 최 사장은 1987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각 사업부 간의 시너지를 내는 데 폭넓은 사업 관리 능력도 쌓았다. 최 사장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발휘했다. 최 사장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최 사장은 2021년 12월부터 삼성SDI를 이끌고 있다. 최 사장은 삼성SDI가 배터리사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무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자 소재와 배터리 등 양대 사업의 신기술 개발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6월 유럽 출장길에 최 사장이 동행하면서 삼성SDI의 향후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최 사장이 이번 출장을 기점으로 삼성그룹 특유의 ‘초격차 전략’을 바탕으로 삼성SDI를 업계 선도 기업으로 키워 낼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삼성SDI는 유럽 완성차 기업들이 선호하는 각형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최근 헝가리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지난해 1조원을 투자해 괴드 제1공장에 중대형 각형 배터리 생산 라인 4기를 증설하는 결정을 내렸다. 증설 완료 후 생산 라인은 8기로 늘고 ‘각형 배터리’ 생산 능력은 기존 30기가와트시(GWh)에서 50GWh까지 확대된다. 50GWh는 연간 전기차 100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착공한 제2공장까지 완공되면 삼성SDI의 헝가리 각형 배터리 생산 능력은 현재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최 사장은 취임 후 연구·개발(R&D) 비용도 대폭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1분기에 연구·개발비로 2583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7% 증가한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한국의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1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6.4%로, 이 역시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이 대표이사에 부임한 이후 삼성SDI가 의욕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5월 25일 세계 4대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25억 달러(약 3조1500억원)를 들여 올해 말 미국 인디애나 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로 확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초기 연간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시작해 33GWh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 투자 규모도 31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 사장은 3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파일럿 라인(시범 생산 라인)’을 수원시 영통구 자체 연구소 내에 착공, 양산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주요 배터리 기업 중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착공한 회사는 삼성SDI가 처음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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