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철저한 성과주의로 인재 중심 경영

[100대 CEO]

약력: 1958년생. 미국 타처고.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스위스 IMD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3년 대한항공 구주지역본부 차장. 1991년 한진투자증권 상무. 1999년 한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2003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회장. 2011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현).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에서 2011년 인적 분할해 설립된 한국 최초의 보험 지주회사다. 주력 계열사로 메리츠화재해상보험(손해보험업)·메리츠증권(금융투자업)·메리츠캐피탈(여신전문금융업) 등이 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2002년 조중훈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한진그룹은 계열 분리됐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금융 분야를 물려받았다. 조 회장은 1983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대한항공에 구주지역본부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증권과 화재를 오가며 금융 전문성을 쌓았다.

조 회장은 철저하게 ‘성과와 인재 중심’을 펼치는 최고경영자(CEO)로 평가 받는다. 그는 우수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뒤 이들을 믿고 사업을 맡기는 방식을 택해 왔다. 각 계열사 전문 경영인이 소신 있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전권을 줬다. 일각에선 조 회장의 이 같은 경영 철학이 있었기에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등이 각각 맡은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회장은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인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와는 몸값을 흥정하지 않고 연봉을 원하는 대로 지급한다. 조 회장보다 연봉이 높은 임원이 많다는 사실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또 직원이 성과를 낸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메리츠증권은 성과에 따라 수익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되돌려 주는 임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성과를 보이면 ‘파격 승진’으로 확실하게 보상한다. 2021년 연말 인사에서 40대인 김종민 메리츠화재 최고투자책임자와 황태영 메리츠증권 구조화투자본부장 전무를 각각 부사장으로 올렸다.

조 회장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업무 문화를 자주 주문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자율 복장과 정시 퇴근 등 수평적 기업 문화가 정착됐다.

조 회장의 성과·인재 중심 경영론과 CEO에 대한 신뢰 경영은 성공적인 수치로 나타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1~3분기(1조327억원)에만 2020년 연간 순이익(9253억원)을 넘어섰다. 2021년 연간 매출은 35조원을 돌파했다.

주력 계력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실적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메리츠화재는 2021년 연간 10조301억원의 원수 보험료를 거둬들였고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2021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489억원, 당기순이익은 7829억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14.6%, 당기순이익은 38.5% 증가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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