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롯데에 아이디어 불어넣을 P&G맨…’유통업의 본질’ 집중
입력 2022-07-08 06:13:02
수정 2022-07-08 06:13:02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유통군 총괄대표도 함께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은 롯데그륩유통부문에 영입된 첫 외부 출신 대표다.
1963년생인 김 부회장은 열 살 때 미국으로 갔다. 그는 미국에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세계적 소비재 기업인 P&G에 86년 입사했다. 이후 30년간 P&G에서 근무했다.
1989년에는 한국P&G 설립을 주도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P&G 대표를 맡으며 사업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한국P&G 대표 시절 화장품 ‘SK-II’와 샴푸 ‘팬틴’, 섬유 탈취제 ‘페브리즈’ 등 핵심 브랜드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김 부회장은 2008년 P&G 아세안 지역 총괄사장에 올랐다. 김 부회장이 아세안 지역 총괄사장에 오른 후 P&G의 지역 매출은 4년 만에 2배로 뛰는 성과를 냈다. 김 부회장이 본사 부사장으로 옮길 때까지 P&G 아세안은 거의 매년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김 부회장은 2018년부터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아 2년간 경영을 책임졌다. 재직 기간 중 적자였던 홈플러스를 흑자로 바꿨다.
김 부회장은 2022년부터 롯데쇼핑을 맡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 총괄을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김 부회장에게 맡긴 데는 기존 틀을 과감히 깨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의 혁신은 ‘고객’부터 시작한다. 김 부회장은 2022년 2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과 첫 인사를 하며 “선진국이든 이머징 마켓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중심에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고객을 중심에 두려면 사내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찌 보면 제가 고객에게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인데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서슴없이 저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품질 좋은 물건을 가장 싸게’라는 유통업의 본질을 롯데쇼핑 임직원에게 불어넣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PL(private label)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김 부회장은 PL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제조사 다변화 전략도 추진 중이다. 롯데푸드 등 계열사가 도맡던 방식에서 탈피해 외부에도 적극 문을 열 계획이다.
그룹 내 유통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도 김 부회장이 방점을 찍고 있는 과제다. 그룹 차원에서 최근 투자한 한샘과 롯데하이마트의 결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스톱을 인수한 코리아세븐과 다른 유통 계열사 간 협업도 강조하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