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31.9% “ESG에 적극 참여 의사”…기업 진정성엔 의구심
입력 2022-08-14 06:00:01
수정 2022-08-19 08:00:55
2022 브랜드 ESG 조사–소비자 ESG 인식
[ESG 리뷰]소비자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경ESG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ESG 인식을 조사했다. ‘ESG’라는 용어에 대한 소비자 인지율은 69.2%에 달했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 32.0%, ‘들어본 적이 있고 내용도 어느 정도 안다’ 28.6%, ‘들어본 적이 있고 내용을 정확하게 안다’가 8.6%였다. ESG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30.7%에 그쳤다. ESG에 대해 내용까지 잘 안다는 응답은 20대가 11.7%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9.2%), 60대 이상(8.5%), 40대(7.8%), 50대(6.0%) 순이었다.
소비자의 ‘ESG’ 인지율 69.2%
그러면 소비자들은 ESG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전체 응답자 중 70%가 ‘ESG가 중요하고 더 알고 싶다’고 답했다. ‘중요한 일이다’가 42%, ‘더 알고 싶다’가 28%를 차지했다. 단순한 인식을 넘어 적극적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28.4%로 나타났다. ‘나도 무엇인가 동참하고 싶다’가 24.5%,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가 3.9%였다.
ESG가 ‘중요한 일이다’는 응답은 20대(45.2%), ‘나도 무엇인가 동참하고 싶다’는 응답은 20대(26.1%)와 30대(27.3%),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는 응답은 30대(5.2%)가 가장 많았다. MZ세대인 20대와 30대만 따로 떼어 보면 적극적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나도 무엇인가 동참하고 싶다’+‘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가 31.9%에 달한다. MZ세대가 ESG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고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응답자들은 ESG를 잘하는 기업은 이미지가 좋아지고(84.9%, ‘그렇다’+‘매우 그렇다’), 응원하고 싶으며(82.6%), 신뢰감이 생기고(80.9%),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76.5%)고 답했다.
각 항목별 응답률을 연령대별로 분석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발견된다. 50대와 60대 이상이 ESG 기업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SG 기업은 이미지가 좋아진다는데 동의한 응답자(그렇다+매우 그렇다)는 50대(89.7%)와 60대 이상(90.8%)이 가장 많았다. ‘응원하고 싶다’, ‘신뢰감이 생긴다’,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문항에서도 50대와 60대 이상의 동의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20~30대는 ESG 기업에 대해 다소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은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데 동의한 20대와 30대는 각각 79.5%(그렇다+매우 그렇다), 80.1%에 그쳤다. 50대와 60대 이상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응원하고 싶다’, ‘신뢰감이 생긴다’,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 등 다른 항목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20~30대는 ESG 경영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ESG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있지만 실제 기업들이 제대로 ESG를 실천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소비와 주식 투자 등 기업 정보에 관심이 많은 20~30대는 기업의 각종 부정적 뉴스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MZ세대에 확신을 주는 진정성 있는 ESG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장 중요한 ESG 과제는 ‘탄소 감축’
ESG 경영이 소비자의 제품 구매와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데 동의한 응답률은 76.5%(그렇다+매우 그렇다)로 4개 관련 항목 중 가장 낮았다.
소비자들이 기업의 ESG 활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경’이었다. 가장 중요한 ESG 활동을 묻는 질문에 탄소 배출 감축(55%, 복수 응답), 재생에너지 이용(36.5%), 에너지 절약(36.5%), 재활용 확대(28.1%) 등 환경 관련 답변이 1~4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영진 윤리 의식(20.9%), 사회 공헌 활동(20.5%), 소비자 보호(17.9%), 산업 재해 예방(17.5%) 순이었다.
응답률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일정한 패턴이 나타난다. 유독 20~30대의 응답률이 높은 항목이 눈에 띈다. 가장 중요한 ESG 활동으로 생물 다양성 보전을 꼽은 응답자는 20대 17.4%, 30대 12.8%로 50대(9.1%)와 60대 이상(9%)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 채용 확대가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20대 17%, 30대 10.9%로 50대(2.5%)와 60대 이상(1.9%)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 확대도 20~30대의 응답률이 높았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394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