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Reports]115년 만의 사상 최악 폭우…속절없이 물에 잠긴 서울
입력 2022-08-13 06:00:05
수정 2022-08-13 06:00:05
[Photo Reports]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듯 하늘에서 ‘물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관측소의 하루 강수량은 381.5mm에 달했다. 최근 30년간 서울의 7월 합계 강수량은 322.7~488.6mm다.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하루 새 쏟아진 셈이다. 공식 기록상 서울 1일 강수량 최고치인 354.7mm(1920년 8월 2일)를 뛰어넘은 기록이다. 기상 관측 이후 115년 만의 사상 최악의 폭우다.
폭우 속에서 가슴 아픈 피해 소식이 잇따랐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를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서 하수가 역류하면서 물바다가 된 곳이 속출했다. 인도와 차로가 모두 물에 잠기며 오도가도 못하는 차량들이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섰다. 지하철도 물에 잠겼다. 특히 2·3·7·9호선 등 한강 이남 노선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7호선 상도역·이수역·광명사거리역과 3호선 대치역, 2호선 삼성역·사당역·선릉역이 침수돼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 혼란을 빚기도 했다. 안타까운 인명 피해 소식도 있었다. 서울·경기·강원에서는 8월 10일 오전까지 사망 9명, 실종 7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들 가운데 8월 9일 새벽 쏟아진 폭우로 인해 서울 관악구 반지하 건물이 침수돼 일가족 세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수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은 약 600명, 물에 잠긴 주택과 상가는 2682동으로 집계됐다.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시민 영웅들의 활약도 빛났다. 한 20대 군무원은 서울 서초동 도로에서 목까지 차오른 물에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맨손으로 막힌 배수관을 들어올리고 청소하는 ‘강남역 슈퍼맨’에 이어 경기도 의정부 침수 현장에서도 배수로의 쓰레기를 치우고 막힌 물길을 뚫은 ‘의정부 의인’이 등장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드러나며 피해 복구 손길이 빨라지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서는 붕괴된 지반과 부서진 도로 등을 정비하는 이들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간밤 폭우 등으로 인해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8월 9일 오전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와 통제된 올림픽대로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일대에 폭우가 쏟아진 8일 서울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되고 건물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밤 서울 대치역 인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 사진=연합뉴스
차량이 물에 완전히 잠길 만큼 침수된 도로 위에서 한 남성이 차에 올라가 물이 빠지길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되며 ’서초동 현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사진=SNS
‘기습 물폭탄’이 지나간 8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전날 쏟아진 폭우에 침수됐다가 고립된 버스·택시·승용차가 뒤엉킨 채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서초대로는 8월 9일 오후 4시가 돼서야 침수 차량 견인이 끝나 통행이 재개됐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이 침수로 인해 물에 잠겼다. 기록적인 폭우로 지하철 역사와 선로 등에 빗물이 들어차면서 열차가 곳곳에서 멈춰 섰고 도로 침수 지역도 늘면서 퇴근길에는 고통스러운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사진=한국경제신문
8월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기록적인 폭우에 반지하 주택 침수가 잇따르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자 서울시는 지하·반지하는 사람이 사는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배수관에 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치우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 남성은 ‘강남역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SNS
8월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경문고 측면이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동작구는 중부지방에 큰 비가 내린 지난 이틀간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524.5mm에 달하는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8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일대에서 환경미화원이 전날 내린 폭우에 엉망이 된 도로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듯 하늘에서 ‘물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관측소의 하루 강수량은 381.5mm에 달했다. 최근 30년간 서울의 7월 합계 강수량은 322.7~488.6mm다.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하루 새 쏟아진 셈이다. 공식 기록상 서울 1일 강수량 최고치인 354.7mm(1920년 8월 2일)를 뛰어넘은 기록이다. 기상 관측 이후 115년 만의 사상 최악의 폭우다.
폭우 속에서 가슴 아픈 피해 소식이 잇따랐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를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서 하수가 역류하면서 물바다가 된 곳이 속출했다. 인도와 차로가 모두 물에 잠기며 오도가도 못하는 차량들이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섰다. 지하철도 물에 잠겼다. 특히 2·3·7·9호선 등 한강 이남 노선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7호선 상도역·이수역·광명사거리역과 3호선 대치역, 2호선 삼성역·사당역·선릉역이 침수돼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 혼란을 빚기도 했다. 안타까운 인명 피해 소식도 있었다. 서울·경기·강원에서는 8월 10일 오전까지 사망 9명, 실종 7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들 가운데 8월 9일 새벽 쏟아진 폭우로 인해 서울 관악구 반지하 건물이 침수돼 일가족 세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수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은 약 600명, 물에 잠긴 주택과 상가는 2682동으로 집계됐다.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시민 영웅들의 활약도 빛났다. 한 20대 군무원은 서울 서초동 도로에서 목까지 차오른 물에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맨손으로 막힌 배수관을 들어올리고 청소하는 ‘강남역 슈퍼맨’에 이어 경기도 의정부 침수 현장에서도 배수로의 쓰레기를 치우고 막힌 물길을 뚫은 ‘의정부 의인’이 등장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드러나며 피해 복구 손길이 빨라지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서는 붕괴된 지반과 부서진 도로 등을 정비하는 이들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간밤 폭우 등으로 인해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8월 9일 오전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와 통제된 올림픽대로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일대에 폭우가 쏟아진 8일 서울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되고 건물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밤 서울 대치역 인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들이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 사진=연합뉴스
차량이 물에 완전히 잠길 만큼 침수된 도로 위에서 한 남성이 차에 올라가 물이 빠지길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되며 ’서초동 현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사진=SNS
‘기습 물폭탄’이 지나간 8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전날 쏟아진 폭우에 침수됐다가 고립된 버스·택시·승용차가 뒤엉킨 채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서초대로는 8월 9일 오후 4시가 돼서야 침수 차량 견인이 끝나 통행이 재개됐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이 침수로 인해 물에 잠겼다. 기록적인 폭우로 지하철 역사와 선로 등에 빗물이 들어차면서 열차가 곳곳에서 멈춰 섰고 도로 침수 지역도 늘면서 퇴근길에는 고통스러운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사진=한국경제신문
8월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기록적인 폭우에 반지하 주택 침수가 잇따르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자 서울시는 지하·반지하는 사람이 사는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배수관에 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치우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 남성은 ‘강남역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SNS
8월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경문고 측면이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동작구는 중부지방에 큰 비가 내린 지난 이틀간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524.5mm에 달하는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8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일대에서 환경미화원이 전날 내린 폭우에 엉망이 된 도로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