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더 이상 ‘추락’은 없다[돈 되는 해외 주식]

글로벌 항공사 항공기 대량 수주, 787 인도 재개 승인 기대감 선반영

[돈 되는 해외 주식]

보잉은 글로벌 2위 상업용 항공기 제조 업체다. 민간·군용 항공기, 인공위성, 미사일 발사체 등의 제조와 항공기 편대 관리 서비스 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인 ‘737 맥스’ 운항 금지 조치 이후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긴 상태다. 737 맥스는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추락 사고를 일으킨 이후 2년간 운항을 중단했다.

보잉은 크게 상용 항공기(31%), 방산·우주(42%), 글로벌 서비스(26%), 항공기 금융 등 네 개의 사업부로 나뉘어진다. 2018년까지 상용 항공기의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737 맥스 추락 사고 이후 매출 비율이 급감했다. 최근 737 맥스 사업 호조로 2분기 기준 매출 비율이 37%까지 회복됐다.

방산과 우주·글로벌 서비스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왔지만 2021년 말부터 시작된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둔화로 올해 들어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글로벌 서비스는 보잉이 제작한 항공기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서로, 리오프닝으로 항공사들의 항공기 가동 수요가 증가하며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역별 매출액은 미국(63%), 유럽(14%), 중동(9%), 아시아(7%), 중국(3%) 순이다. 미국 시장 매출 비율이 가장 높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 비율이 높은 에어버스와는 대조적이다. 2018년 이후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매출 비율이 크게 낮아진 반면 미국 국내 매출 비율이 높아졌다. 작년 12월 중국 감독 당국이 737 맥스 비행 재개를 위한 지침을 제시한 이후 감독 당국과 협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2분기 상업용 항공기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오른 62억 달러, 영업 손실 2억 달러를 기록했다. 737 인도 증가 효과를 ‘787 드림라이너’ 인도 지연에 따른 비경상 비용, 높은 연구·개발비 등이 상쇄했다. 공급망 차질과 중국 인도 재개 지연으로 6월 누적 기준 예상보다 적은 총 189기의 737 맥스를 인도했고 연간 인도 수량 전망을 기존 약 500기에서 400기 초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생산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보수적 스탠스로 전환했다. 현재 계획대로 월평균 31기의 737 맥스를 생산하고 있지만 항공기 엔진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차질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공격적인 생산 규모 확장은 지양하고 있다.

방산·우주 부문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빠진 62억 달러로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둔화가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같은 기간 6% 오른 43억 달러로 상업용 항공기 관련 서비스 수요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이전 수준까지 늘어남에 따라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8월 초 약 1년 3개월 만에 이 회사의 주력 기종인 ‘787 드림라이너’의 인도가 재개됐다. 월가에서는 인도 재개 이후 보잉이 올해 중에 약 85대의 787을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787 재고는 120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시장에서는 재고 판매를 통해 약 17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중단 이전 월평균 10~15기가 인도됐던 787 인도 재개는 그동안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던 현금 흐름과 실적 불안정성을 상당 부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충분한 트랙 레코드가 쌓일 때까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당분간 모든 인도 대상 항공기에 대해 자체 검수를 실시할 계획임에 따라 재고 물량 해소와 생산 능력 확장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두 달 동안 보잉의 주가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항공기 대량 수주와 787 인도 재개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1순위 우려 요인이었던 787 인도 지연 문제 해소가 시장 센티먼트에 미칠 긍정적 영향과 2024년 완전 정상화를 목표로 한 항공사들의 적극 투자를 고려할 때 본격적인 주요 모델 인도 재개는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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