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이 똑같다고?…일이 지겨운 당신에게[김한솔의 경영 전략]

수면에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앞서 찾아내는 것이 ‘문제 해결력’…호기심을 갖자

[경영 전략]



조직에서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까다로운 프로젝트의 중심에 그 직원이 있고 어려운 고객사를 상대해야 할 때 전면에 나서 움직인다.

이를 우리는 ‘문제 해결력’이라고 말한다. 일하다 보면 예상하지 않은 수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중요한 업무 역량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계속 겪다 보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지친다. 터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필요한 ‘문제 해결력’은 아직 보이지 않는, 수면에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앞서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야 남과 다른 것을 선제적으로 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문제를 미리 발견해 내는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 답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의 사전적 정의는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너무 막막한가. 그렇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문제 해결력을 갖기 위해 꼭 필요한, 호기심을 높이는 2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우리 뇌는 ‘다른 것’만 기억한다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어제 점심 때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는가. 그러면 지난 주 월요일 점심 메뉴는 무엇이었는가. 하루 전 일도 가물가물한데 1주일 전이 기억 날 리가 없다.

그런데 혹시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군 입대 날 먹은 점심 메뉴는 생각나지 않나. 신기하게도 며칠 전 일은 까맣게 잊어도 몇 년이 지나도 기억나는 게 있다.

우리 뇌는 ‘다른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호기심을 갖기 위해 필요한 첫째 방법이다. 바로 일상 속에서 의도적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단순히 기억을 오래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어제와 오늘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동일하다면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확률은 높지 않다. 다시 말해 어제와 다른 생각을 해야만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문제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트렌드 따라 하기’다. 갑자기 트렌드를 따라 하라니 무슨 의미일까. 자신이 트렌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트렌드를 따라 한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편의점 줄서기 소동을 불러 온 빵이 있다. 이유는 빵이 아닌 그 안에 있는 ‘스티커’였다. 이를 두고 ‘철없는 짓’이라고 치부해 버리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없다. ‘무엇인가를 모으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이것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방법은 없을까’ 등 기존에 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자기에겐 흥미가 없는 것일지라도 자신이 해 보지 않았던 생각을 의도적으로 하게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열풍이라면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 비록 그것이 액션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도, 어려운 법적 문제를 다루는 드라마라 이해가 쉽지 않더라도 남들이 많이 보는 드라마라면 ‘어떤 포인트’가 사람들에게 소구점을 갖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또 대중은 어떤 인물의 행동에 호감을 느끼는지 등을 생각해 보고 조직 리더로서 구성원들에게 보여야 할 모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낯선 경험을 주저하지 않고 시도할 때 우리 뇌는 ‘새로움’을 느끼고 호기심을 갖게 된다.

경로 의존성이라는 말이 있다. 한 번 일정한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는 ‘관성’처럼 피하기 힘든데 의도적 ‘차이’를 만드는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해 보자. 작은 차이가 큰 발견을 이끌어 낼 수도 있으니까.자기 안의 ‘또 다른 자기’를 찾아라호기심을 갖기 위한 둘째 힌트는 ‘유재석’이다. 한 철이 멀다고 빠르게 바뀌는 연예계에서 수십년째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매사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꼽기도 하고 선행을 베푸는 그의 인성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역시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다. 그런데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진짜 비결은 다른 데 있지 않나 싶다. 바로 ‘다양한 부캐’다.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 덕분에 그는 수많은 ‘가명’을 가졌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 혼성 댄스그룹의 멤버 ‘유두래곤’, 라면집 사장님 ‘유라섹’ 등 프로그램의 기획 콘셉트에 맞게 매번 다른 사람이 돼 나타났다. 시청자들은 그가 유재석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기꺼이 그의 가면 놀이에 함께했다. 지루해 하지 않으면서…. 이게 호기심을 유지하기 위한 둘째 비결인 ‘가면 쓰기’다.

자기는 한 명이지만 어떤 상황에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사람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곤 한다. 집에서는 아빠 혹은 엄마로 자녀의 양육자가 되기도 하지만 부모의 자식으로서 어리광을 피우기도 한다.

학창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현재의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실없는 농담 따먹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후배들에게 친근한 선배가 되기도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제가 생겼을 때는 카리스마를 갖고 문제를 풀어 가기도 한다. 유재석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우리가 시도해 봐야 할 것은 자기 안의 ‘또 다른 자기’를 찾아보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역할에도 기꺼이 도전해 보는 것이다.

가족이나 동료 집단과의 관계에서 지금과는 다른 행동을 의도적으로 해 본다거나 기존의 인간관계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한 활동을 해 보는 식이다. 그래야 지금과는 다른 차이를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똑 같은 상황에서 동일한 관점과 행동을 하는데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기존의 위치가 아닌 다른 자리에 서 봐야 기존에 몰랐던 문제를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대기업 부회장이 소속 야구단의 선수들을 집에 초대해 직접 요리를 해 주고 이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린다. 게임 회사의 최고영영자(CEO)가 직접 TV 광고에 출연해 ‘형’ 소리를 듣는다. 다른 공간이나 위치에서 다른 경험을 하며 시야를 넓히는 것은 아닐까.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이매진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 브라이언 그레이저 회장이 이런 말을 했다.

“누구든지 자신이 몸담은 산업의 사람들만 만나면 대단히 고립된 좁은 시야를 갖게 된다.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도 열심히 들어야 한다.”

새로운 경험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게 자신의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지금은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을 대중화한 ‘애플’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한 입 베어 문 사과다.

그리고 그 아래 한 문구가 적혀 있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결국 새로운 시도의 시작은 ‘다름’이다.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 ‘또 다른 자기’가 되려는 시도가 자신의 호기심을 키우고 그게 자기만의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시작일 수 있다. 당장 어떤 작은 다름을 시도해 볼 수 있을까.

김한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갈등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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