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아파트 '깡통전세' 위험 우려…지역별로는 인천이 가장 높아
입력 2022-09-06 15:39:39
수정 2022-09-06 15:39:39
수도권 아파트 3.7% ‘전세가율 80%이상’
구축아파트일수록 계약 종료 시 보증금 미반환 사고 발생가능성이 높은 ‘깡통전세’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부동산R114가 8월 말 기준 매매와 전세 가격(시세)이 확인되는 수도권 아파트 총 입주 10년이 넘는 일부 구축 아파트 총 337만 684가구를 분석한 결과 전셋값이 매매가의 80%를 초과하는 아파트는 12만 6278가구로 집계됐다. 전체의 3.7% 수준이다.
통상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넘으면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깡통전세로 봐 세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6.1%(46만 1790가구 중 2만 8217가구)로 깡통전세가 발생할 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경기 5.5%(172만 6393가구 중 9만 5558가구), 서울 0.2%(118만2501가구 중 2503가구)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매매가격 하락폭이 크고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깡통 위험의 아파트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깡통전세 위험은 구축 아파트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전세가율이 80%를 초과한 아파트 12만 6278가구를 연식 구간별로 살펴보면 입주한 지 21~30년 이하 아파트가 7만5,203가구(59.6%)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11~20년 이하는 3만 4428가구(27.3%), 6~10년 이하는 9663가구(7.7%), 입주 5년 이하 신축 1091가구(0.9%) 순으로 신축일 수록 그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다만 30년 초과 아파트는 전세가율 80% 초과한 가구가 5893가구(4.7%)로 깡통전세 위험이 높은 아파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다. 매매와 전세간 가격 차가 큰 재건축 단지가 상당수 포함된 영향이다. 실제로 시세 조사된 30년 초과 아파트 총 59만 8007가구 중 재건축이 진행중인 아파트 20만 145가구(33.5%)는 모두 전세가율이 80% 이하였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아파트는 빌라, 단독 등 다른 주택 유형에 비해 깡통전세 위험이 낮지만 일부 지역, 단지를 중심으로는 주의가 요구된다”며 “집값 호황기에 큰 폭으로 오른 후 가격이 빠르게 조정되는 단지들도 깡통전세 발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가 극히 드문 시장에서는 실거래가 만으로는 정확한 전세가율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가격(시세)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