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MBTI 'I 성향'은 이쪽~" 애플의 달라진 아이폰14 오픈런 문화

고객 선택 별로 입장 대기줄 나눠…행사 참여 원치 않을 경우 배려

7일 애플이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최수진 기자)

"고객님, 여기가 대기 줄인데요. 오늘이 아이폰14 출시일이라 입장할 때 박수를 쳐드리거든요. 박수를 받고 들어가서 출시를 기념하는 사진도 찍게 됩니다. 원하시면 이쪽 줄로 가주시고요, 조용히 들어가고 사진 촬영도 원하지 않으시면 저쪽 줄에서 대기해주시면 됩니다."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대기를 지원하는 현장 직원은 이같은 멘트로 오픈 전 매장에 도착한 고객들을 안내했다. 애플이 오늘(7일) 아이폰14 시리즈를 국내 공식 출시하면서 오프라인 공식 매장 '애플스토어'에는 예년과 같이 대기줄이 형성됐다. 현장에서 바로 제품을 수령하기 위해 대기하는 고객이 모였기 때문이다.

올해 4월 문을 연 명동점에서는 오전 7시 30분 기준 약 20명에 불과한 대기 고객이 아이폰 출시일 오픈 시간인 '오전 8시'에 가까워지자 45명까지 늘어났다.

이번 출시 행사에서 달라진 것은 애플이 고객 성향에 따라 대기 줄을 나눴다는 점이다. 그간 애플은 출시일 특별 행사로 오픈 시간을 기존 10시 30분에서 8시로 앞당기고, 선착순으로 줄을 세워 입장 시 박수와 함성으로 고객을 맞았다. 또, 최초 대기자 10~20명에 한해 사진 촬영 등을 진행했다.
명동 애플스토어에는 오전 8시 기준 약 45명의 고객이 모였다. (사진=최수진 기자)


그런데, 이번 행사에서는 이들에게 선택지를 줬다. 입장 행사와 기념 촬영을 원하지 않는 고객을 위한 대기 줄을 별도로 마련했다. 취재진의 관심을 받지 않고 편하게 기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고객을 배려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들은 일찍 도착했어도 행사가 마무리된 8시 10분쯤에 입장할 수 있었다.

취재진의 인터뷰, 사진 촬영 등에 동의한 고객 19명은 8시 정각에 입장해 구매 기념 사진 촬영까지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대기줄에 처음 자리 잡은 고객은 김민석(22) 씨는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용산에 사는데 여기에 6시 30분에 도착했다"라며 "애플워치8을 사려고 왔다. 아무래도 워치는 한번 사면 오래 쓸 수 있으니까 이번에 사용해보려고 한다. 그전에는 워치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최근 운동을 시작하면서 워치를 사용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 아이폰을 사용 중인데, 연동해서 사용하기 위해 애플워치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행사 참여를 원하지 않는 고객을 위해 별도 대기 줄을 마련했다. (사진=최수진 기자)


특히, 그는 애플워치8 구매 이후 "박수를 받고 들어오니까 반겨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아이폰을 사거나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행사 참여 소감을 밝혔다.

반면, 두 번째 대기자는 다른 고객보다 애플스토어에 일찍 도착했지만 행사 참여를 원하지 않아 별도로 마련된 줄로 갔다. 영등포에 거주 중인 나정귀(24) 씨는 "7시쯤 도착했는데 박수받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이쪽으로 줄을 섰다"라며 "온라인으로 예약을 했고, 픽업하기 위해 매장에 왔다. 아이폰14 프로와 애플워치 에르메스 모델을 샀다. 비용은 두개 합쳐서 한 500만원 정도 들었다. 지금은 아이폰12 미니를 사용하는데, 아이폰14 프로의 경우 노치 부분이 이번에 다이내믹 아일랜드 디자인으로 달라져 구매를 결심했다. 다만, 이번에 가격이 너무 올라서 부담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4 시리즈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최수진 기자)

한편, 애플은 이날 아이폰14 시리즈를 정식 출시했다. 이번 라인업은 △6.1인치 아이폰14·14프로 △6.7인치 아이폰14플러스·프로맥스 등이다. 기본 아이폰14와 플러스는 일반 모델이며, 프로와 프로맥스는 상위 모델에 해당한다. 지난해 출시한 5.4인치 미니 모델은 올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애플은 이번에도 스펙, 디자인 등에서 일반 모델과 상위 모델간 차이를 뒀다. 기본 모델과 플러스는 △미드나이트 △블루 △스타라이트 △퍼플 △레드 등 5가지 색상으로 나오며, 프로와 프로맥스 등은 △딥 퍼플 △실버 △골드 △스페이스 블랙 등으로 구성된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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