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거워진 틀니, 어떻게 관리할까[건강]


세계적으로 고령화 바람이 불고 있다. 2050년에는 60세 이상의 인구가 전 세계에 약 20억 명이 넘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건강이 중요하다. 이 중 치아의 건강은 전신 건강을 지키는 데 아주 중요하다. 먹기 위해 산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하듯이 치아의 건강은 삶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잘 관리해도 자연 치아를 60대 이상까지 온전히 보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임플란트 치료가 대중화됐고 보험 혜택도 확대됐지만 치아가 여러 개 상실되면 건강이나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결국 의치, 즉 틀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틀니는 치아가 하나라도 있다면 그 치아에 고리를 만들어 걸어서 쓰는 ‘부분 틀니’, 치아가 하나도 없어 치아 전체를 틀니로 만드는 ‘전체 틀니’, 임플란트에 연결해 쓰는 ‘임플란트 지지 틀니’가 있다. 현재 65세 이상이면 모두 보험으로 7년에 1회씩 본인 부담금 30% 정도로 틀니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틀니를 사용하다가 부러지거나 잇몸이나 치아에 변화가 있어 틀니를 수리할 때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잘 맞던 틀니가 헐거워지는 가장 큰 이유는 부분 틀니는 고리가 늘어져 헐거워지거나 치아의 이동이 있는 경우가 많다. 전체 틀니는 잇몸뼈, 즉 치조골이 녹아 틀니 내면과 치조골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틀니가 헐거워진다. 임플란트 지지 틀니는 중간에 임플란트와 연결하는 고무 또는 플라스틱 링이 약해져 식사하거나 말할 때 틀니가 움직이게 된다.

틀니가 헐거워지면 가장 먼저 헐거워진 틀니의 고리 부분을 조여 줘야 한다. 또 잇몸과 뜬 부위를 틀니 이장재(틀니와 잇몸 사이를 채워 주는 보충재)로 보충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단 치료로 음식을 잘 씹을 수 있도록 한 후 잇몸과 뜨는 공간을 채워 식사 후 음식이 끼이지 않게 만들어 줘야 한다. 틀니가 헐거워 잇몸이 약해지고 상처가 나거나 헐어 아픈 부위가 생겼다면 잇몸이 눌리는 부분을 완화해 주는 말랑하고 하얀색의 티슈 컨디셔너(tissue conditioner)를 틀니 아래 부분에 붙이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장치는 불편한 잇몸이 아물 때까지 시간을 버는 역할을 한다. 잇몸이 아물고 나면 좀 더 단단한 핑크색의 틀니 이장재로 바꿔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틀니와 잇몸이 닿는 부분을 조정하면 음식을 씹을 때 힘을 받는 잇몸 부위도 변해 그동안 쓰던 틀니와는 달리 잇몸이 불편한 곳이 다시 생기게 된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조정해야 하는데 여러 번 해도 불편하면 결국 치아만 남기고 틀니의 분홍색 잇몸 부위 전체를 다시 만들어 주는 개상(rebasing)을 하게 된다. 개상할 때 기존의 틀니를 이용해 잇몸의 본을 떠 다시 제작해야 한다.

보다 간편한 대처 방법도 있다. 바로 약국에서 자가 틀니 접착 크림을 구매해 이용하는 것이다. 우선 틀니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입안에는 음식물이 없게 잘 헹궈 준다. 이후 틀니 내면에 소량의 자가 접착제를 바르고 입안에 넣은 다음 입을 10~20초간 지그시 다문다.

만일 입안에 크림이 넘친다면 접착 크림을 너무 많이 넣은 것이다. 그때는 틀니를 빼고 주변 크림을 잘 제거해야 하고 남은 크림은 삼키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5분간은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셔도 안 된다. 저녁에는 꼭 빼고 자야 한다.

자가 접착 크림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잇몸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일단 틀니가 헐거워지면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번거롭더라도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틀니와 잇몸 상태를 제대로 점검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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