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이전부터 곳곳에 보였던 징후…책임 주체 부재한 상황에서 사과도 늑장
[스페셜 리포트]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10월 29일, 서울시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골목에서 벌어진 참사로 대한민국이 충격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거리 두기 없이 처음 맞이한 핼러윈 데이였다. 이태원에 수많은 인파가 모일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행인들의 안전을 보호할 만한 조치가 없었다는 게 비극을 낳았다.
11월 3일 오전 9시 기준 이태원 참사 사고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73명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대규모의 사상자를 낸 첫 사례다.
과거 한국에서는 철도 승강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 참사는 압사 사고로도 최대 규모, 장소 역시 밀폐된 공간이 아닌 서울의 번화가라는 점에서 충격의 규모가 더욱 크다.
그간 우리 사회는 대형 참사가 벌어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이태원 참사도 이러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보다 먼저 우선시돼야 할 것은 참사를 짚어 보며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것이다.
위기 징후 파악의 중요성, 발생한 위기를 관리하는 원칙, 사회적 트라우마 관리까지 7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번 이태원 참사를 짚어 봤다. 1.책임의 부재?대형 참사가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책임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축제는 안전 관리 계획을 통해 주최자가 지휘 및 안전의 임무를 갖는다. 하지만 이번 핼러윈 축제가 특이했던 점은 주최자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10월 29일 밤 이태원에 모인 인파는 특정 축제에 참석자라기보다는 핼러윈 분위기를 즐기려는 행인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책임의 주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민의 안전에 대한 첫째 책임자는 단연 공권력이다.
하지만 참사 직후 주무 부처 장관의 발언은 ‘책임 회피성’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0월 30일 브리핑에서 “그전과 비교할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며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장관의 발언에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말했고 일부에서는 ‘파면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경찰 역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기현 경찰청 경비국장은 10월 31일 기자 간담회에서 “상당한 인원이 모일 것은 예견했다”면서도 “다수 인원의 운집으로 인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이 밝힌 사고가 일어난 날 투입 인력 규모는 137명이다. 당초 알려졌던 200명보다 적다. 홍 국장은 용산경찰서가 현장에 200명을 투입하겠다고 보도 자료를 배포한 것에 대해 “사흘 동안 배치하는 인력을 연인원으로 계산해 200명 이상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은 그간 이국적인 분위기로 핼러윈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의 성지처럼 여겨졌다.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사안이다. 이러한 시기에 대비한 매뉴얼은 정말 없었을까. 홍 국장은 핼러윈 기간 이태원처럼 명확한 주최자 없이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상황에 대비한 경찰의 매뉴얼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리 주체는 없지만 다중 운집이 예상되는 경우 공공 부문이 어느 정도 개입할 것인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권력을 체계적으로 작동해 재발을 막는 데 목표를 두고 매뉴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법적으로 보면 이번 사태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며 “다만 법이 있기 때문에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존립 목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법에도 국가 책임은 명시돼 있다. 헌법 34조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재난안전관리기본법 4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이나 그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재난이나 그밖의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2. 위기관리의 기본
위기가 발생하면 관리 단계에 들어간다. 관리 초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파악, 진심어린 사과, 피해자 보호’다. 이태원 참사에서는 초기 단계 대응에 모두 실패했다.
이태원 참사 후 유족들을 비롯한 피해자들이 공식 사과를 듣게 된 것은 참사 사흘 만이었다. 11월 1일에서야 주무 부처 장관부터 서울시장·용산구청장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사과가 이어졌다.
이들이 사과는 수많은 위험을 알리는 신고 전화가 울렸다는 사실이 공개되기 전후 이뤄졌다. 대비도 하지 않고 위험을 알리는 시민들의 경고도 무시한 것이 밝혀지며 여론이 더 악화됐다. 이를 염두에 둔 사과처럼 보임으로써 사과의 진정성도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이 장관은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10월 30일 브리핑에서의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었다. 이 장관은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것이지만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날 공식 사과했다. 오 시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 시장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사과를 사흘 후에야 하게 된 것에 대해 “어제까지 경황이 없었다. 유럽 출장을 중단하고 귀국한 후 첫날 현장과 병원을 방문하고 회의를 연이어 열었다”고 말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참사 직후 핼러윈 행사는 명확한 주최자가 없었다며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1년에 한 번 행정구역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기간에 벌어진 참사에 구청장의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에야 사과했다.
한편 한덕수 총리는 11월 1일 외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총리로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를 건의할 생각은 없나”라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자의 질문에 “오늘 오후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중앙 정부의 안전 정책 주무 부서인 이상민 장관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 당국자들의 책임 떠넘기기와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같은 사과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은 이어졌다. 3. 징후에 대한 무대응미국의 여행 보험 회사의 관리자였던 하버트 W. 하인리히는 저서 ‘산업 재해 예방’에서 ‘하인리히의 법칙’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산업 재해 중에서도 큰 재해가 발생했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또 운 좋게 재난은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다칠 뻔한 사건이 300번 일어났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태원이 붐볐던 것은 비단 2022년 만의 일은 아니다. 핼러윈 데이가 1020세대의 명절처럼 자리 잡으면서 이태원의 10월 말은 늘 인파로 발 디딜 팀이 없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거리 두기가 한창이던 2021년에도 하루 평균 5만7000여 명이 이태원을 방문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 맞이한 첫 핼러윈 데이였다. 올해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을 방문한 인파는 주말 하루 평균 10만 명이었다.
수많은 참사 이전에는 항상 징후가 있다. 10월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전에도 연말이나 새해 등 트래픽이 많은 시기에 서비스 장애를 겪는 일이 종종 있었다. ‘나만 카톡 안 되는 것 몰랐냐’라는 밈(인터넷 용어)이 유행한 것처럼 당시에는 별일이 아닌 것처럼 넘어가곤 했다.
최근 들어 발생한 생산 현장의 여러 사건도 징후가 있었다. 10월 15일 발생한 SPC 계열의 SPL 평택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소스 배합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SPC 공장뿐만 아니라 산재 사고에서는 관리 소홀과 사고 은폐가 존재한다. 작은 사고 소식이 새어나지 않게 쉬쉬하면서 더 큰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키우고 또 키웠다.
이번 이태원 참사 전에도 사고의 전조 현상은 많았다. 참사 전날인 금요일부터 용산 경찰서에는 수많은 인파로 인해 통행 불편과 소음 신고 등 많은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이미 많은 이들이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 약 4시간 전에는 ‘압사’를 우려한 신고자의 전화가 걸려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이 경찰청과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핼러윈 참사 관련 신고 녹취록을 보면 첫 112 신고가 이뤄진 것은 오후 6시 34분이다. 신고 장소는 해밀톤호텔 골목 근처였다. 이 첫 신고에서는 ‘압사’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됐다. 그 이후 압사를 우려한 시민들의 신고가 5건 더 이뤄졌다. 압사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위험성을 알리는 신고 전화는 더 많았다. 이 모든 징후들은 무시당했다.
4.울리지 않은 비상벨이태원역을 이용하는 승객의 급증 또한 위험을 알리는 신호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이 서울교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0월 29일 지하철을 타고 이태원역에 내린 승객은 총 8만1573명이었다.
지난해 핼러윈 데이를 앞둔 토요일인 2021년 10월 30일 이태원역에서 내린 승객은 3만1873명이었다. 전년도와 비교할 때 인파가 급증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렇게 인파가 급증했는데도 불구하고 과거 이뤄졌던 교통 통제, 일방 통행로 지정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위험을 예고한 징후였다는 평가다.
이를 징후로 받아들이고 적극적 대응을 주장한 사람이 경찰이나 구청·시청에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상벨이 울렸는지, 울린 비상벨을 윗선이 무시했는지, 무시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는 진상 조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11월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자신을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라고 밝힌 경찰관이 내부 게시판에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두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간 진실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참사 당일 밤 9시 38분쯤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요청을 했다고 밝혔지만 서울교통공사는 밤 11시 11분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5. 골든타임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 사고가 시작되고 나서야 소방과 경찰 등의 현장 출동이 이어졌다. 하지만 출동한 119는 수많은 인파 때문에 근처에 도착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인파들 속에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갔다. 구조 후 의료진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들이 발 벗고 심폐소생술(CPR)에 나섰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희생자들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태원 참사에서 어떠한 의료 대응이 이뤄졌는지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과거의 재난 사례에서도 응급 환자 이송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며 “이번 현장에서 누가 의료 부분과 관련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는지, 환자 분류와 이송 결정은 누가 했는지, 실제 이송 과정에서 병원과의 연락은 누가 담당했는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 상황마다 다르지만 최초의 현장 출동이 소방서에서 이뤄지면 구조 작업 상황을 보고하고 위험 요소와 사상자 현황을 중앙의료센터가 파악한다. 이번 참사도 이러한 시스템에서 이뤄졌을 것이다. 다만 많은 사상자들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환자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병원에 이송됐는지 되돌아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한응급의료학회는 10월 31일 애도문을 내고 “이런 참사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향후 재난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재난 응급 의료 대응 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6. 트라우마대규모의 재난을 겪을 때마다 항상 우려되는 것은 ‘트라우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고여서 목격자가 다수였고 사건 초기 SNS를 통해 사고 영상이 적나라하게 퍼지면서 본의 아니게 사고 현장을 보게 된 경우도 있다.
특히 이번 참사는 8년 전 세월호 참사 이후 벌어진 대규모의 재난으로, 또 한 번의 트라우마를 전 국민이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10월 30일 성명을 통해 서울 이태원 사고 영상을 여과 없이 공유하거나 반복적으로 시청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심리적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학회는 또한 “이번 참사로 많은 국민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 정신 건강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처럼 민간 전문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20대의 ‘집단적 트라우마’는 사회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20대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연령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사망자 156명 중에서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30대가 31명, 10대도 12명에 달했다. 핼러윈 데이를 즐기러 온 젊은이들이 가장 많은 비율로 사상자가 됐다는 점에서 전문가들도 사회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7. 핼러윈의 비극, 슬픔에 잠긴 이태원 핼러윈 데이가 수많은 인파를 동반한 축제로 자라난 것은 2010년대 들어서다. 2000년대 영어 유치원의 외국인 교사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핼러윈 데이는 그 후 일반 유치원과 영유아 보육 기관으로 번져 나갔다. 이 아이들이 청소년으로, 또 성인으로 자라면서 핼러윈 데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새로운 명절이 됐다. 기성세대들은 “서양 명절을 왜 그렇게 챙기느냐”고 눈치를 줬지만 이미 핼러윈 데이는 1020에게는 매우 특별한 시즌으로 자리 잡았다.
평소엔 감히 할 수 없었던 과감한 복장과 메이크업으로 거리를 누빌 수 있는 유일한 날이 핼러윈 데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입생 환영회와 축제 등을 겪지 못한 20대들에게 이번 핼러윈 데이는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M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핼러윈 데이의 영향력은 한국 사회에서 꽤나 커졌다. 유통업계는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되면 핼러윈 시즌이라는 명목하에 다양한 프로모션을 개최한다. 테마파크와 각종 지자체 축제들 역시 핼러윈 시즌에 어울리는 행사들을 준비해 왔다. 유통업계를 비롯한 기업의 주요 마케팅 시즌으로 추가된 것이 핼러윈 데이였다.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핼러윈 데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이태원은 주한 미군 기지와 가깝고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아 한국에서 핼러윈 데이의 성지로 여겨졌다. 이번 참사가 역대 외국인 희생자가 가장 많은 사고(14개국 26명)가 된 것은 그만큼 외국인들의 방문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간 이태원은 젠트리피케이션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상권 침체 시기를 겪었다. 올해 들어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핼러윈 데이 기간이 다가오면서 이태원 상권도 모처럼 다시 북적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참사로 인해 이태원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 이태원지역상인회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해진 11월 5일까지 가게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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