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에 올라도 대응만 제대로 하면 산다

한경무크
‘별 하나에 울고 웃고’…평점으로 말하는 시대

[서평]

한경무크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평판 위기 넘는 법
강윤희·김민후·송동현·이유정·이지현·조광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만원

어딜 가나 사람들의 평가가 중요한 세상이다. 점심 먹을 식당을 고를 때도, 여행 가서 묵을 숙소를 고를 때도, 겨울맞이용 니트 하나를 쇼핑할 때도 이미 구매하거나 방문한 이들의 후기가 꽤나 큰 영향력을 미친다. 사람에 대한 후기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이들이 의견이 그 사람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달린 댓글을 통해 성격이나 평소 행실이 드러나기도 하고 이직할 때 평판 조회를 통한 전 직장 상사나 동료의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직무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기업 이미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온라인을 통해 시시각각 정보가 교류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아무리 사소한 에피소드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대처했느냐에 따라 ‘돈쭐(돈과 혼쭐을 더한 신조어)’을 내줘야 할 착한 기업으로 이미지가 굳어지기도 하고 ‘불매 운동’을 벌일 정도로 상종하고 싶지 않은 기업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세상 사람들의 시선 혹은 비평을 ‘평판(評判)’이라고 한다. 성공적인 평판을 쌓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대중의 뇌리에 한 번 박힌 부정적인 평판은 마치 나무 뿌리와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숙이 자리 잡고 파고든다. 이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만회에 나서야 한다. 구설에 오르거나 평판에 타격을 받았을 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흔히 평판 관리는 공인이나 유명인들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직장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 주제별 커뮤니티 게시판 ‘네이트 판’ 등 다양한 이들이 모여 소통하며 세세한 개인 정보와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광속으로 퍼져가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른 부정 이슈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기도 한다. 불확실성이 증대된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위기 발생은 일상이 됐고 위기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은 기업 활동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위기 대응에 실패한 기업이 대중에게 외면 받는 사례를 여러 차례 목격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평판은 안녕한가. 위기 대응에 실패한 기업을 손가락질하며 비난만 할 것이 아니다. 누구나 구설에 오를 수 있고 평판 위기와 맞닥뜨릴 수 있다. 당장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우리 기업, 자신의 평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위협에 대응하며 미리 점검해 보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은 현직 변호사와 위기 관리 컨설턴트가 평판 위기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과 법적 절차 개시 근거가 될 수 있는 법령을 중심으로 풀어썼다. 명예 훼손과 모욕, 초상권의 기본 이론과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을 “남편의 외도를 직장에 알리면 처벌받나요?”, “배달 앱에 올라온 악성 리뷰도 명예 훼손이 되나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저격글에 대응할 방법이 있을까요?” 등의 Q&A 형태로 구성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함께 LG·매일유업·카카오·SPC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평판 위기 대응 능력을 점검해 보고 긍정적인 평판 사례를 살펴본다. 평판 관리 위기 대응이 필요한 7개 유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지향하는 기업의 평판 관리에서 중요한 원칙, 올바른 사과문을 작성하는 방법 등 기업 홍보팀 담당자가 실무에 참고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법적 절차를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더라도 고소를 어디에서 어떻게 진행하고 무엇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막막한 일반인을 위한 내용도 수록돼 있다. 고소장을 작성해 제출하는 것부터 민사 소송 절차, 변호사 수임 비용과 승소 시 적용되는 형사 처분과 손해 배상 수준, 언론 피해를 본 경우의 구제 절차까지 안내하고 있어 실전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강은영 한경무크팀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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