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경량 부품으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 사로잡다[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한주라이트메탈, 상장 후 창업자 일가 최대 주주로 복귀 예정…경영권 안정 효과

한주라이트메탈 본사 전경


차량용 경량화 부품 제조사 한주라이트메탈이 12월 코스닥시장 상장에 나선다. 지난 35년간 고도의 알루미늄 주조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수익성이 악화한 부품 생산을 중단하고 내연기관 부품의 비율을 낮추고 있다. 상장 후 전기차 부품과 고부가 가치 제품의 비율을 높여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35년 역사의 자동차 부품 기업

1987년 설립된 한주라이트메탈은 연비 향상, 배기가스 감소, 제동 거리 단축 등 경량화가 필수적인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자동차 경량화 부품 매출 비율은 87.8%에 이른다. 한주라이트메탈이 보유한 너클 캐리어, 서브 프레임, 컨트롤 암 등의 부품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에 모두 사용된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자동차 경량화에서도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일반적인 알루미늄 주조 공법인 중력·저압·고압 주조 기술의 생산성·내구성과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다양한 주조 공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의 경량성과 기능성을 개선했다. 전자 교반 고압 주조 특허 기술로 고강도·고인성 제품을 제조함으로써 주조 공법에 의한 초경량화도 달성했다.

전자 교반 고압 공법은 기존 단순 압력 주조로 저강도·저인성과 같은 품질 우려가 발생하는 고압 주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전자기력을 활용해 액체 상태의 용탕을 휘저어 밀도를 높여 반응고 상태로 만든 알루미늄을 금형에 주입해 경량화·고강도 제품을 생성하는 고도화 정밀 주조 제어 공법이다. 이 공법은 고강도·고인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5세대 이동통신(5G) 중계기 히트 싱크, 스마트폰 알루미늄 기판과 같은 고열전도가 필요한 정보기술(IT) 산업에까지 적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특화 주조 공법을 통해 고객 맞춤형 알루미늄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최근 대형화·일체화·단순화 경향을 지닌 글로벌 주조 트렌드에 발맞춰 여러 개의 부품을 용접으로 조합해 만들던 제품을 대형 중공 저압 주조 한 번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브 프레임, 리어사이드 멤버, 배터리 케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 중공 저압 주조 기술은 공정 시간을 단축하고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회사 측은 신규 수주 확보와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수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글로벌 상위 10위 완성차 기업 중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 등 한국 대기업은 물론 제너럴모터스(GM)·포드·닛산 등 해외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다수의 주조 기업이 한국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매출이 치우쳐 있지만 한주라이트메탈은 한국 매출과 수출 비율이 비슷하다. 1996년부터 수출을 시작했고 지난해 기준 수출 비율은 전체 매출의 약 49%로 나타났다. 매출처 다변화에 힘써 안정적인 매출 창출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751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전체 매출은 지난해(1890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200억원 조달…시총 600억원 도전

한주라이트메탈은 이번 상장으로 총 650만 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2700~3100원, 총공모 금액은 176억~ 202억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은 525억~603억원이다.

상장 주간사 회사인 현대차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한주라이트메탈의 기업 가치를 약 900억원으로 평가했다. 비교 기업으로 세아메카닉스·유니크·서진오토모티브 등 7개 사를 선정한 뒤 이들의 평균 주가수익률(PER) 20.56배를 적용해 기업 가치를 산출했다. 여기에서 32.20~40.95%를 할인해 희망 공모가를 도출했다.

최대 주주인 유진자산운용-에버베스트턴 펀드는 구주 매출로 230만 주를 내놓아 62억~71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신규 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 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혁신 제품 개발로 기존 제품을 대체하고 적용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중공 저압 주조 공법과 특허 기술인 전자 교반 고압 주조 공법을 활용해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 이 밖에 한국 알루미늄 부품 기업 최초로 유럽 슬로바키아에 현지 생산 기지를 설립해 현대차·기아 유럽 공장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유럽 현지 완성차 업체로 수주를 추진한다. 회사 측은 2차전지 핵심 부품 납품 등 다방면의 글로벌 기업 수주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1997년부터 생산한 알로이 휠 사업을 철수하고 경량화 및 전기차 부품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알로이 휠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중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가속화되면서 국제 시세가 하락했고 채산성이 악화해 왔다. 회사 측은 2019년부터 신규 수주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단계적인 생산량 감축을 시행해 왔다. 올해는 자체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아웃소싱과 소규모 애프터서비스 공급으로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25년 알로이 휠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내연기관 부품 시장의 축소에 대비해 너클 캐리어와 전기차 부품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부가 가치 제품의 생산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12월 19~20일 일반 청약 예정
한주라이트메탈의 창업자 일가는 이번 상장으로 최대 주주 지위를 회복한다. 공모 전 최대 주주는 유진자산운용이 결성한 유진에버베스트턴어라운드 기업 재무 안정 사모 투자 전문 회사다. 유진자산운용-에버베스트턴 펀드는 2021년 말과 2022년 초 각각 보유하고 있던 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해 최대 주주가 됐다. 상장 예비 심사 신청일 기준 보유 주식 수는 381만9416주, 지분율은 25.4%다. 경영 실권자인 정삼순 한주라이트메탈 회장과 정 회장의 아들인 이용진 대표이사의 보유 주식은 346만9629주로, 창업자 일가의 지분율(23.1%)보다 많다. 이에 따라 유진자산운용-에버베스트턴펀드는 공모 물량의 일부인 230만 주를 구주 매출을 통해 시장에 내놓는다. 유암코삼호그린중소기업성장사모투자합자회사도 30만 주를 구주 매출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이렇게 되면 상장 후 창업자 일가의 보유 지분은 17.9%로 유진자산운용 펀드(7.8%)와 유암코삼호그린 펀드(7.9%)의 지분율을 넘어서게 된다.

회사 측은 “현재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동 보유 목적 확약을 체결해 상장 이후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상장 후 주주 친화적인 경영을 통해 주주들의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12월 12~13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12월 19~20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공모 절차를 마무리한 후 12월 말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공동 대표 주간사 회사는 현대차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상장 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 총수의 38.5%(748만1864주)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