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SG 최고 모범생은…삼성전자 ‘환경’·SK ‘지배구조’ 1위

2022 ESG 베스트 프랙티스 조사
, 지난해 이어 기업 담당자·전문가 설문

삼성전자가 ‘2022 ESG 베스트 프랙티스’ 환경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모습 / 삼성전자 제공


국내 유일의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의 ESG 베스트 프랙티스를 선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지난해 종합 순위를 매겼다면 올해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각 부문별로 조사를 진행했다. ‘한경ESG 자문위원단’과 ‘대한민국 ESG클럽’ 회원사의 ESG 담당자, ‘한경ESG 전문가 필진’ 등 ESG 담당자와 전문가 2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가장 모범적인 ESG 경영 사례를 물었다. 그 결과 ‘2022 ESG 베스트 프랙티스’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환경 부문 총 17개사, 사회 부문 13개사, 지배구조 9개사다.

환경 부문에서 올해 최고의 ESG 성과를 낸 기업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조사에서는 순위권에 오르지 못했지만, 1년 만에 환경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사회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대외적으로 ESG 노력을 인정받은 것은 지난 9월에 발표한 ‘신(新)환경경영전략’이 기점이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 시점이 관심을 모았다면, 공개된 신환경경영전략은 RE100 가입을 포함한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 선언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혁신기술을 통해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 탄소중립(DX 부문은 2030년)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재용 삼성 회장의 ‘뉴삼성’ 추진으로 삼성전자의 ESG 경영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공급망 전반에서 전과정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제품 단위별 환경성 개선, 자원순환형 제품 개발, 포장재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개선해나가며 ‘지속가능한 공급망’ 정책을 추진한다.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통합적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 부문 2위는 KB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아모레퍼시픽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4.9%가 이들 기업을 모범 사례로 추천했다.

KB금융지주는 ESG 위원회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지난 6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의 아·태 지역 자문위원으로 선임됐다. KB금융은 업계 최초 과학적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기반 탄소중립계획 검증을 완료하는 한편, 넷제로은행연합(NZBA), 기업과 생물다양성 플랫폼(BNBP)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환경 부문에서는 내부 탄소배출량을 2040년,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KB Net Zero S.T.A.R’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명확한 넷제로 목표를 특별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며, 고도화된 관리체계와 데이터가 이해관계자에게 제공되는 점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 석유화학에서 배터리 등 저탄소경제 사업으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탈탄소화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



사회 부문, 삼성전자·SK 공동 1위

아모레퍼시픽은 제품 전과정에서 물 사용과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저감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하고 재생에너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SK E&S와 재생에너지 직접거래계약(PPA)을 국내 최초로 체결한 데 이어 6월 한국전력(한전), 에코네트워크와 제3자 PPA를 체결했다. 국내 기업들이 RE100에 잇따라 가입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어 환경 부문 공동 5위에는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유한킴벌리, 포스코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유한킴벌리는 상장사가 아니면서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비롯해 ESG 전반에 걸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하는 점에서 우수 기업으로 추천됐다. 또 SK그룹에서 3개사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사회 부문에서 3위, 지배구조 부문에서 5위에 올라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SK하이닉스는 환경경영에 대한 구체적 목표와 추진 체계를 구축하고, 배출량 집약도(반도체 생산 비트당 온실가스 배출량) 등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세운 점에서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PRISM’이라는 ESG 전략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스코프 1·2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755만 톤)으로 유지하고, 2026년까지 배출량 집약도를 57%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경ESG’가 올해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으로 나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갈수록 ESG 경영이 구체화되고 층위가 다양해지는 점을 고려해서다. 그간 ESG가 환경을 중심으로 논의돼왔지만, 점차 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2022 ESG 베스트 프랙티스’에서 지배구조 부문 1위는 전체 응답자 중 11.3%의 추천을 받은 SK가 차지했다. 사회 부문은 삼성전자와 SK가 공동 1위를 차지한 가운데 SK하이닉스(3위), 네이버(4위), 풀무원(4위), 현대자동차(4위)가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항목별 주요 순위권에 오르진 못했지만, 중소·중견기업 중 베스트 프랙티스로 꼽힌 곳들이 있다. 노루페인트, 아프리카TV, JYP엔터테인먼트, OB맥주, 한국국토정보공사, 락앤락, 한국국제협력단 등이 주인공이다.

보다 자세한 설문 결과와 분석은 12월 6일 발행된 ‘한경ESG’ 12월호에서 확인할 수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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