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한편의 작품처럼”...백화점들의 인증샷 전쟁

미디어 파사드·크리스마스 트리 등으로 내·외관 꾸미며 손님 맞이

[비즈니스 포커스]

최근 날이 어둑해지는 저녁이 되면 서울 명동에 있는 신세계 본점 일대 횡단보도는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수천 개의 조명과 영상이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백화점 외관을 찍기 위해 몰린 사람들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11월 19일부터 ‘매지컬 윈터 판타지’라는 주제로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불씬 풍기는 미디어 파사드를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영상을 보기 위해 연일 인파가 몰릴 만큼 해당 영상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요원들까지 일대에 배치됐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관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 이를 관람하기 위해 백화점 주변 일대는 연일 인산인해다.


유통업계가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모객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핵심은 백화점을 ‘인증 샷 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이 건물 외관이나 점포 내부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화려하게 연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렇게 꾸민 내·외관은 소비의 중심으로 거듭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발길을 점포 일대로 이끌며 백화점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들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백화점의 내·외관이 올라가며 간접적인 홍보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증 샷 명소’로 떠올랐다. 이 백화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건물 외벽에 서커스 콘셉트의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하며 고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올해는 더욱 화려한 영상으로 돌아왔다.
더 화려해진 신세계 본점 미디어 파사드총 3분여 정도 선보이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이번 파사드 영상은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설경 위를 달려 도착한 마법의 성에서 펼쳐지는 파티를 담았다.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장식물인 다채로운 컬러의 오너먼트와 선물 박스, 대형 트리와 함께 한 편의 짧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신세계는 보다 섬세한 영상미를 위해 작년보다 210만 개 늘어난 350만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선보인 작년과 달리 하나의 스크린으로 크게 펼치고 크기도 1.5배 늘리는 등 몰입감을 더했다. 콘셉트를 잡는 일부터 조명과 스크린 설치 등까지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하는 기간만 무려 10개월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인파로 북적거리는 것을 감안해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세계는 미디어 파사드 연출 기간 동안 본점 본관 주변과 맞은편 건물 등에 340m 규모의 펜스를 설치하고 50여 명의 안전·교통 요원을 배치했다. 안전사고 예방과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서다.

김은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전무)은 “외관 연출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안전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본점을 중심으로 백화점 점포 외관과 주변을 크리스마스 테마로 장식해 눈길을 끈다. 먼저 본점은 외관부터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로맨틱한 무드를 자아낸다. 본점 외벽에는 100m 이상의 파사드를 3층 높이로 새로 구축했다. 파사드 전체를 크리스마스 트리와 조명으로 장식해 동화 속 크리스마스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미디어 파사드를 앞세워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갤러리아는 명품 브랜드와 협업 트리 조성본점 매장 내부에서도 크리스마스 특유의 로맨틱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본관 정문 입구부터 눈길을 끈다. 빨간색 대형 커튼을 달아 드라마틱한 웰컴 공간을 연출했고 지하 1층에는 요정들이 뛰어노는 ‘크리스마스 가든’을 설치하는 등 고객들이 본점에 머무르는 내내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의정 롯데백화점 비주얼부문장은 “고객들이 꿈꿔 온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1년여 기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에서 가장 이른 10월 중순부터 여의도 더현대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 압구정동 본점 등 세 곳의 지점에 대형 트리와 캐빈 하우스 등 다양한 조형물로 구성된 ‘H 빌리지’를 조성해 손님을 맞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은 더현대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 조성한 H빌리지다.

더현대서울 H빌리지는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120여 그루의 나무, 11개의 통나무집, 6000여 개의 등으로 구성했다.

더현대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 조성한 H빌리지. 120여 그루의 나무로 이를 조성했으며 성치된 조명을 활용한 라이트닝 쇼도 진행하고 있다.


설치된 조명을 활용한 라이트닝 쇼도 마련했다. 전시 기간 동안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라이트닝 쇼가 매일 3회(오후 5시 30분, 오후 6시 30분, 오후 7시 30분) 약 5분간 진행된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빼놓을 수 없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명품관의 크리스마스 조형물을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의 시그니처인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패턴을 갤러리아만의 크리스마스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 와 함께 크리스마스 조형물을 선보였다.


약 14m높이의 대형 생목(生木) 구상나무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함께 선보여 풍성함을 더한다. 골드 큐브로 장식한 트리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트리의 모습에 황금빛을 더해 더욱 화려하고 따뜻한 느낌을 선사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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